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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3

다시 여름 바닷가

방구석에서 바다로 탈출시켜주는 청량한 영화들.


여름 이야기 Conte D’été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에릭 로메르의 영화는 그 어느 영화보다 가장 프랑스적이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스타일, 빛 바랜 듯한 색채, 미묘하게 뒤엉킨 멜랑꼴리한 감정선 등 프랑스적인 요소를 에릭 로메르만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의 연작 시리즈인 사계절 이야기 중 <여름 이야기>는 감독의 간결함과 섬세함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여름 날, 매력적인 세 여인을 두고 갈팡질팡 고민하는 청년 가스파르(멜빌 푸포)의 내적 갈등을 표현하며 오가는 문학적인 대화는 일렁이는 바다처럼 잔잔하지만 긴 여운과 생각을 남긴다. 근사한 사운드 트랙이나 카메라 기교는 없지만 눈부셨던 여름 날의 공기는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 속 프렌치 스타일과 함께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블루 크러쉬 Blue Crush
‘서핑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영화 <블루 클러쉬>는 그야말로 ‘영화 청량제’와 다름 없다. 영화 속 배경인 하와이 오아후 섬의 그림 같은 해변에서 펼쳐지는 거침 없는 서핑 신은 보는 이를 압도하며 짜릿함을 선사한다. 덕분에 서핑 입덕 영화라고 불리기도. 마치 3D처럼 펼쳐지는 리얼감 100% 서핑과 수중 신을 위해 감독 존 스톡웰은 블루 스크린 없이 실제 오아후 섬에서 모두 촬영해 현장감을 높였다. 꿈에 그리던 파도타기 대회를 앞두고 있는 서퍼 앤 매리(케이트 보스워스)와 친구들의 서핑 열정과 뜻 밖의 사랑을 통해 겪는 주인공의 성장통 영화지만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한 스릴 넘치는 라이딩은 여름 바다가 그리운 이들에게도 대리만족을 느끼게 할 것.





 



안경 Glasses
영화 <안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맛있는 이야기’. 바다, 음식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카모메 식당>으로 시작된 슬로우 라이프의 미학을 제안하는 두 번째 영화로 묵직한 삶의 무게를 잠시나마 덜 수 있는 소소한 힐링 무비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여행 온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가 그곳의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보통의 일상을 그려낸 영화는 당황스러울 만큼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오히려 느리기에 그 행복을 찬찬히 음미하게 하며 값지게 만든다.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 기이한 체조를 하거나 바다를 보며 멍하니 사색의 모습들은 제한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 색다른 안식을 선사한다.





 





비포 미드나잇 Before Midnight
여행지에서의 운명적 만남으로 우리를 설레게 했던 <비포 선라이즈>를 시작으로 두 사람의 재회를 그린 <비포 선셋> 그리고 사랑의 결말을 담은 영화 <비포 미드나잇>까지. 많은 이들이 열렬히 환호했던 그 낭만적인 만남은 환상으로 시작해 현실로 끝나고 말았다. 여전히 믿고 싶지 않은 결말임에도 <비포 미드나잇>의 두 사람의 믿고 보는 탄탄한 연기와 빈틈 없는 흐름의 연장선들이 공감을 이끈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카르다밀리에서 두 사람의 재회하지만 성숙해진만큼 현실과 가까워지고 제시와 셀린의 여느 오랜 부부들의 날 선 대화들로 가득하다. 현실감 넘치는 결말이지만 석양 빛으로 물든 지중해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이어져온 18년이란 시간을 대변하듯 큰 울림을 준다.





 



작은 소망 The Last Wish
한국에서 인지도를 높인 중화권 배우 왕대륙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작은 소망>. 한국 영화 <위대한 소원>의 리메이크 작으로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친구의 마지막 소원인 ‘연애’를 이뤄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잔망스럽고 한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세 친구의 브로맨스를 담은 웃픈 청춘물. 비록 아픈 몸이지만 여느 또래처럼 바다여행을 떠나 그들만의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는 장면을 담아낸 노을 지는 바다 신은 세 친구의 뜨거운 우정만큼이나 아름답게 그려졌다. 7월 개봉 예정.





 





태양은 가득히 Plein Soleil
미국 여류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대표적 서스펜스 영화이자 배우 알랭 들롱을 스타 반열에 올린 명작이다. 야망에 휩싸여 친구를 죽이고 그의 행세를 하며 부유한 생활을 향유하는 리플리(알랭 들롱)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 묘사와 이를 대변하는 음악의 거장 니노 로타의 웅장한 선율, 환상적인 지중해의 풍경까지 어우러져 영화 마니아들의 인생 영화로 손 꼽힌다. 특히 자신을 찾아 온 줄 모른 채 완전 범죄를 자신하며 ‘제일 좋은 술’로 스스로를 자축하던 영화의 엔딩이 결정적! 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는 알랭 들롱의 눈동자처럼 애잔한 지중해의 푸른 바다의 모습은 보는 내내 바다로 떠나고픈 이들의 열망을 충족시킨다.

 

에디터 유리나(프리랜서)
사진 IMDb, Naver 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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