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란스 남훈 대표가 착용한 시계는?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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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3

알란스 남훈 대표가 착용한 시계는?

알란스 남훈 대표의 손목 위에서 하이엔드 워치 스피크-마린이 빛을 발한다.

편집숍 알란스 대표이자 스피크-마린 한국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남훈.

남훈은 탐험가적 기질과 날 선 혜안을 무기로 여러 클래식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온 선구자적 인물이다. 편집숍 란스미어를 통해 체사레 아톨리니, 이사이아, 벨베스트, 에르노, 맥나니, PT01, 인코텍스, 볼리올리까지 전 세계 신사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한국 남성에게 알린 것. 편집숍을 통해 선보인 브랜드 중 몇몇은 단독 매장을 낼 정도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데, 라르디니가 대표적 예다. 게다가 남훈은 라르디니의 디자인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슈트, 재킷을 넘어 팬츠, 니트, 아우터웨어와 구두, 스카프 등 액세서리까지 추가한 토털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더욱이 라르디니의 첫 번째 매장은 본고장 이탈리아가 아닌 한국의 서울이다). 클래식 복식의 ‘미다스 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 그에게 편집숍을 운영하는 건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철학과 전통, 실력과 방향이 확실한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편집숍의 핵심인데, 그의 캐릭터가 편집숍의 그것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훈을 지난 7월의 끝자락, 그가 운영하는 편집숍 알란스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그리고 최근 관심사에 대해 물었다.

오랜만입니다. 언택트 시대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어요. 저만 해도 이토록 오랫동안 서울에 머무는 게 실로 오랜만이니까요. 매년 찾던 피렌체의 피티 우오모도 연기된 터라 해외 브랜드의 제품 바잉을 사진과 비디오만으로 하고 있죠. 현재 운영 중인 알란스 역시 언택트 시대에 맞춰 온라인 사이트를 개편 중입니다. 활동 반경은 축소됐지만, 바쁜 건 여전하죠. 맨온더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일은 순항 중이고, 새로 오픈하는 몇몇 호텔의 유니폼을 디자인하느라 정신없을 정도예요.

편집숍을 운영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편집숍은 고객에게 시대의 흐름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좋은 역할을 하지만, 결코 수익성이 좋은 카테고리는 아닙니다. 가짓수는 많고 수량은 한정적인 편집숍 특유의 성격 때문이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편집숍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예요. 막중한 책임감 없이는 이끌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패션 선구자로서 사명감인 셈이네요. 사명감이라기엔 좀 거창하고, 한국 패션 시장에 ‘빅 네임’ 브랜드와 다양한 브랜드가 공존하면 좋겠다는 굳은 믿음이 있습니다. 2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해외 여러 곳을 다닐 수 있었어요.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미국과 캐나다, 일본, 브라질 그리고 쿠바까지, 참 많이 다녔죠. 여행과 출장을 통해 품질이 뛰어나고 스타일이 좋은 브랜드를 많이 알게 됐습니다. 패션을 사랑하는 한국 남성에게도 이러한 브랜드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다만, 지금까지 해외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좋은 브랜드를 해외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 외에 요즘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가요? 패션은 문화의 한 부분입니다. 문화는 한정된 우리 인생을 즐기게 해주는 소중한 산물이에요. 높고 낮고, 좋고 그름이 있는 건 아니죠. 미술, 건축, 음악, 인테리어, 음식, 와인, 시계 등 관심 분야가 다양해요. 특히 이탈리아를 자주 오가면서 그들의 중세 미술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와인과 건축을 패션과 연계하는 방식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그의 손목에서 늘 함께하는 스피크-마린의 원 & 투 컬렉션. 비스포크 서비스가 가능한 모델이다.

남성의 관심 분야에 시계를 빼놓을 수 없죠. 일곱 살에 처음으로 손목시계가 생겼어요. 부친이 준 디즈니 시계인데, 그때부터 이 작은 물건은 제 복장에 자연스러운 존재가 됐습니다. 다만 어른이 되고 생각하게 된 시계의 의미는 액세서리의 정점에 있는 물건 혹은 타인에게 자랑할 부의 상징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브랜드의 지명도로 시계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남이 하지 않는 스타일을 고르는 사람도 있죠. 아니면 실용적 의미, 즉 가성비라 하면 좋을까요? 그걸 취하는 사람도 있고요. 흥미로운 건, 손목에 찬 시계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거예요. 그리고 셔츠 소맷자락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은근히 드러나는 점이 손목시계의 묘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시계에 얽힌 특별한 추억이 있나요. 밀라노의 어느 해산물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적이 있어요. 도시 곳곳을 다니며 발품 팔던 란스미어 바잉 초창기 시절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이탈리아 신사들이 다가오더니 제게 말을 건네더군요. 제 시계가 참 멋지다면서요. 놀랍게도 그들은 엔리코 아이롤디와 안드레아 라르디니, 그러니까 라르디니의 오너와 제너럴 매니저였습니다. 시계가 만들어준 인연이 계속 이어져 지금은 절친이 됐습니다.

오늘은 손목에 스피크-마린의 원 & 투 모델을 착용했는데, 소량만 생산하는 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어떻게 알게 됐나요. 저는 시계 컬렉터도 아니고, 전문가는 더더욱 아닙니다. 관심이 많을 뿐이죠. 슈트 혹은 재킷 차림에 어울리는 디자인의 시계를 좋아하는데, 저마다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와 시계라면 관심이 갑니다. 몇 해 전 <노블레스> 기사를 통해 스피크-마린을 알게 됐어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클래식한 케이스 디자인에 메커니즘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델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죠. 역사가 그리 길지 않지만 탄탄한 실력을 갖춘 독립 시계 브랜드였고, 제가 지향하는 가치와 정확히 일치하더군요. 게다가 당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브랜드의 앰배서더였는데, 제가 좋아하는 배우거든요. 그 후 한동안 잊고 지내다 스피크-마린의 한국 런칭 소식을 접했습니다. 운명이라 해도 좋을 것이, 브랜드 런칭과 함께 한국 앰배서더 역할을 제안받았어요.

남훈과 스피크-마린, 완벽한 조합입니다.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직업의 특성상 패션에서 비스포크를 현대적 방식으로 시도하는 여러 임무 덕에 앰배서더 제안을 받은 것 같아요. 시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점도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고요. 좀 더 자유로운 관점에서 시계의 스타일을 말할 수 있으니까요. 앰배서더가 된 뒤 브랜드 오너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스피크-마린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고,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완벽한 시계 제작에 대한 의지만큼은 확고했죠. 오너의 생각만으로도 이 브랜드의 발전이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비스포크 서비스로 유명한 게 또 스피크-마린이에요. 비스포크는 제가 오래도록 생각해온 소중한 가치입니다. 공산품이 넘쳐나고 메가 브랜드가 맹위를 떨치는 시절이라도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모델을 즐기는 분들이 있어야 한다고 믿거든요. 스피크-마린의 특별함을 비스포크에서 찾고 싶어요. 만듦새와 시계 본연의 기능도 훌륭하지만 케이스, 핸드, 스트랩, 주얼 세팅 등 주문자가 원하는 사항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피크-마린과 같은 하이엔드 독립 시계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세계 유수 명가의 시계를 두루 경험했을 것입니다. 철학과 스타일을 자신의 관점에 맞게 적용한 시계에 시선이 쏠리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죠. 맞춤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의 02-3449-5992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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