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된 부부의 이야기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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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5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된 부부의 이야기

아르헨티나 남자 올리에르 루시아노와 한국 여자 임선영의 이야기.

일본에서 보내는 근황은 어떤가요? 2020년은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이 큰 변화와 혼란 속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과 흔들리지 말고 지켜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게 지금 가장 큰 고민이에요. 지난 몇 개월은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제 일상에 큰 변화가 온 시간이었어요. 갑자기 많아진 시간과 유튜브에 소개된 좋은 레시피 덕분에 요리와 베이킹 실력이 늘었죠. 아이들이 7월 초부터 여름방학이라 일본 국내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일도 조금씩 바빠지고 있어요.

요즘 두 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에요. 아이들이 성장해서 독립할 때까지 올바른 가치관과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동시에 저희 둘의 관계도 부부로서 더 건강하고 성숙하게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고 주위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사는 것도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에요.

요즘 국제 커플이 많아지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인생의 동반자를 찾는 데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국적을 가졌지만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과 인생을 함께하는 것보다, 국적은 달라도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족과 항상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을까요? 부모가 되면 아이들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건 노력하지 않으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침에 아이들을 스쿨버스 타는 곳까지 남편과 데려다주고 난 후 제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요. 주말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가족과 함께 보내고요. 하지만 저희는 가끔 따로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편은 일주일에 한두 번 축구를 하고(보통 아들 둘을 데리고 가요) 저는 친구들을 만나곤 하죠.

두 분의 결혼식 과정을 들려주세요. 어떤 식으로 준비했나요?결혼식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했어요. 관공서에서 결혼 서약식을 한 후 시부모님 댁에서 양가 부모님과 가까운 친지들을 모시고 웨딩 파티를 했죠.

마치 영화처럼 발리의 해변에서 처음 만났다고요? 저는 당시 도쿄에서 패션 이벤트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쿠알라룸푸르에서 패션쇼가 열려 출장차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발리에 들렀어요. 발리에 도착한 날 바로 짐을 숙소에 놓고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에 가서 걷고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혼자 뛰고 있는 젊은 남성이 있었어요. 그가 지금의 남편이에요. 당시 남편은 인도네시아 프로팀 소속 축구 선수였는데, 오프 시즌이라 에이전트가 있는 발리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죠. 말하기 쑥스러운데, 처음 그를 본 순간 나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뭐라고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느낌이에요.





두 분이 리마인드 웨딩을 한다면 다시 발리의 그 해변에서 하면 멋지겠어요! 만약 리마인드 웨딩을 하게 된다면, 결혼 20주년이 되는 날 우리가 처음 만난 발리의 스미냑 비치나 저희가 좋아하는 하와이 마우이섬 와일레아 비치에서 가족,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우리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고 동반자로서 함께한 20년을 축하하는, 편안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은? 저희 둘이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은 성경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말씀과 같아요.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두 분이 살아오면서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나요? 서로 어떤 부분을 배려하고, 어떤 부분은 참지 못하나요? 지금 돌이켜보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내, 남편 역할도 서툰데 엄마, 아빠가 되었으니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두 살 터울로 세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커리어도 지속하기가 생각보다 힘들었죠.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 보니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자주 다퉜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하나’라는 고민이 저희 부부에게 공동 목표를 준 것 같아요. 아이들 교육에 대해많이 이야기하면서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게 되었죠. 공동 목표 아래 부부로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저희 두 사람 관계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줬고요.

두 분만의 버킷 리스트가 있다면요? 발리와 마우이섬은 저희가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가는 데스티네이션인데, 재작년에 처음 가본 스리랑카도 너무 좋았어요. 웰리가마, 갈레, 탕갈레 등 세 곳에 갔는데, 탕갈레에서는 질 샌더의 디자이너 커플 루크 & 루시 마이어가 같은 호텔에 묵고 있어서 며칠간 풀장이나 레스토랑에서 자주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몇 개월 후 도쿄 질 샌더 오모테산도 오프닝에서 그들을 다시 만났죠. 스리랑카는 다시 가고 싶은 곳이에요. 올해 7월 초에 갔던 오키나와의 다케토미섬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별이 가득한 밤하늘과 놀라울 정도로 투명한 곤도이 비치가 벌써 그리워지네요.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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