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티파니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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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6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티파니

잔 슐럼버제가 경험한 자연의 위대함은 티파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통해 현실이 되었다.

울타리에 자라난 식물을 연상시키는 티파니 슐럼버제 컬렉션의 헤지스 앤 로(Hedges and Row) 네크리스.





위쪽 돌 위에 앉아 있는 새의 모습을 형상화한 티파니 슐럼버제 버드 온 어 락 클립.
아래쪽 나팔꽃을 본뜬 디자인의 티파니 슐럼버제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네크리스.

세계를 그리다
잔 슐럼버제(Jean Shlumberger, 1907~1987)는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디자이너다. 그 세계에서 창조주처럼 만물을 직접 만들어 아름다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머리에 떠올린 장면을 실재하는 대상으로 구현하는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을 지닌 아티스트 잔 슐럼버제는 1956년 티파니와 처음 손을 잡았다. 당시 티파니 회장 월터 호빙(Walter Hoving)이 잔 슐럼버제의 천재성을 발견해 부사장 자리를 제안했고, 이후 잔 슐럼버제는 본격적인 작업을 위해 개인 스튜디오를 떠나 뉴욕 5번가 티파니 플래그십 스토어 1층과 2층 사이에 위치한 살롱으로 자리를 옮긴다. 버드 온 어 락(Bird on a Rock) 클립, 파일로니(Paillonne) 에나멜 뱅글, 다채로운 컬러의 링과 쿠퍼(Cooper) 브레이슬릿, 식스틴 스톤(Sixteen Stone) 다이아몬드 링 등 메종을 대표하는 주얼리 디자인의 대부분은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다. 정식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늘 과감한 태도로 드로잉에 몰두하던 그는 독특한 질감의 구아슈(gouache) 기법으로 얇은 투사지와 펜, 먹물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잔 슐럼버제만의 세계이자 티파니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드로잉 작품은 1995년 원본 중 3000여 점을 파리 장식 미술관(Musee des Arts Decoratifs)에 기증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감동을 전한다.





위쪽 날렵한 꽃잎 형태를 묘사한 티파니 슐럼버제 플로럴 애로우(Floral Arrows) 클립.
아래 왼쪽 원석 본연의 선명한 색감을 구현한 티파니 슐럼버제 볼드 컬러 칵테일(Bold Colored Cocktail) 링.
아래 오른쪽 불가사리를 닮은 티파니 슐럼버제 스타피시(Starfish) 클립.





유연한 곡선 실루엣이 돋보이는 티파니 슐럼버제 컬렉션의 태슬(Tassel) 네크리스.

잔 슐럼버제의 삶
1907년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태어난 잔 슐럼버제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은행원이 될 것을 권유한 부모와 달리 그는 예술가로서 꿈을 펼치기 위해 20대 초반 파리로 홀연히 떠난다. 1930년대 당시 파리 전체에 물든 낭만적 분위기에 매료된 잔 슐럼버제는 어느 날 벼룩시장을 구경하던 중 포슬린 플라워 장식이 달린 낡은 샹들리에를 발견한다. 그는 이 장식을 활용해 만든 자기 소재 클립을 친구들에게 선물해 별도의 제작 주문까지 받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는다. 잔 슐럼버제가 보에티 거리(Rue la Boetie)에 처음 오픈한 주얼리 공방은 파리 상류층의 사랑을 받았다. 1937년에는 패션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가 그의 이어링을 착용한 켄트 공작부인을 보고 자신의 컬렉션 의상에 장식할 주얼리와 단추 디자인을 의뢰했다. 그녀와 손잡은 잔 슐럼버제는 동물, 조개, 과일 등 다양한 모티브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단추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세계적 패션계 인물의 주목을 받은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인 수제 단추 디자이너 니콜라 봉가르(Nicolas Bongard)와 재회해 1947년 작은 공방을 오픈한다. 오래된 가게에서 찾은 앤티크 주얼리, 모티브 장식을 직접 구매해 고급 재료와 함께 세팅하는 등 꾸준히 이색적 조합을 시도한 그의 재기 넘치는 창의력은 훗날 티파니의 주얼리 컬렉션에 그대로 드러난다. 참신한 디자인으로 1958년 코티 미국 패션 비평가상(Coty American Fashion Critics’ Award), 1977년 프랑스 정부 문화 공로 슈발리에(Chevalier) 훈장을 수훈한 잔 슐럼버제는 1986년 티파니와 함께한 3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를 개최했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1995년에는 파리 장식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왼쪽 티파니 슐럼버제 허밍버드(Hummingbird) 클립.
오른쪽 조개류에 속하는 작은 바다 연체동물을 모티브로 한 티파니 슐럼버제 코키야주(Coquillage) 클립.

자연을 누비며
잔 슐럼버제는 종종 발리, 인도, 태국 같은 도시로 스케치 여행을 떠났다. 자연에 둘러싸여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가 마주한 아름다운 장면, 스스로 느낀 온전한 자유로움은 모두 티파니의 눈부신 주얼리 컬렉션으로 재탄생했다. 고향인 카리브해의 과들루프(Guadeloupe)섬 풍경과 그곳에서 본 형형색색 빛나는 신비로운 새에서 영감을 얻어 옐로 배럴과 자수정, 에메랄드, 사파이어를 세팅한 우아조 드 파라디(Oiseau de Paradis) 클립을 완성했고, 광활한 초목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처럼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테마의 주얼리 디자인을 선보였다. 하지만 잔 슐럼버제의 묘사는 결코 ‘재현’에 그치지 않았다. 깊은 바닷속 조개, 유기적 형태를 이룬 식물, 신화에 등장할 법한 환상적 분위기의 새 등 자연에 존재하는 대상을 새로운 개념으로 확장해 자신만의 세계에서 새롭게 변화시켰다. 해변에서 만난 불가사리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이거나 활짝 핀 꽃이 눈부신 태양으로 떠오르고, 새의 깃털이 숭고한 천사의 날개로 탈바꿈하는 등 사물을 오랫동안 관찰하며 기존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도록 색다른 표현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식물의 꽃과 이파리, 줄기, 수술을 소재로 여러 형태의 주얼리 작품을 만든 그는 ‘개화’라는 행위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생동감 넘치는 그 순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각종 진귀한 컬러 원석,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디자인으로 직접 발견해낸 자연의 활기를 그렸다. 이렇듯 잔 슐럼버제의 손끝에서 피어난 꽃, 수액을 생산하며 발아하는 식물 등 성장과 유기적 활동을 거듭하는 놀라운 자연의 모습은 이차원적 현실 세계를 뛰어넘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위쪽 여러 개의 뾰족한 잎으로 둘러싸인 꽃을 형상화한 티파니 슐럼버제 스틱(Sticks) 이어링.
아래쪽 성게에서 영감을 받은 티파니 슐럼버제 에핀 스타피시(Epine Starfish) 브로치.

믿음의 빛
19세기에 등장한 공예 기법 중 하나인 파일로니 에나멜은 잔 슐럼버제의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작업 과정을 보면, 먼저 18K 옐로 골드에 반투명 컬러 에나멜을 꼼꼼히 칠한다. 열을 가해 에나멜을 매끄럽게 구운 다음, 다시 한번 겹겹이 에나멜을 칠하고 또 굽는다.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작업을 거쳐야 단 하나의 파일로니 에나멜 작품이 탄생한다. 풍부한 색감과 정밀한 표현이 가능한 기법이기는 하지만, 고도의 섬세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에 본래 스케치에서 의도한 디자인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주얼리 작업의 경우 처음에는 디자인이 모든 걸 좌우합니다. 디자인이 좋으면 결과물인 주얼리도 시각적으로 훌륭한 작품이 돼요. 그런데 장인에게 제작을 부탁하다 보면, 초반에는 실현이 불가능한 디자인이라고 여기다 노력과 끈기로 결국 완성해내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장인에게 꼭 필요한 감성을 불어넣기도 하고요.” 잔 슐럼버제의 이 말에서 느껴지는 확신은 티파니의 유서 깊은 장인정신과 함께 아이코닉한 주얼리 컬렉션 곳곳에 깃들어 있다. 동시에 골드 소재와 컬러 원석으로 장식해 찬연한 빛을 발하는 잔 슐럼버제의 파일로니 에나멜 주얼리 작품이 더욱 반짝이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위쪽부터 에메랄드 컷 루벨라이트와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다섯 개의 나뭇잎 모양을 구현한 티파니 슐럼버제 5 리브(Leaves) 이어링.
핑크 사파이어와 블루 사파이어, 탄자나이트 등 컬러풀한 원석을 정교하게 이어 만든 티파니 슐럼버제 티스랑(Tisserand) 네크리스.

빛과 색의 균형
잔 슐럼버제가 만든 티파니 주얼리 컬렉션 중 특히 돋보이는 두 가지 디자인 요소가 있다. 가장 먼저 특유의 시적 표현 방식을 활용해 유려한 곡선 실루엣을 그리는 골드 세공 기법. 섬세한 디테일의 밧줄, 태슬, 리본 등으로 자연의 역동성과 생기를 재해석한 잔 슐럼버제는 대대로 섬유 제조업에 종사하며 부드러운 촉감을 구현하는 데 재능을 보인 슐럼버제 가문의 오랜 유산을 실감케 한다. 여기에 잔 슐럼버제의 예술적 관점을 더해 빗방울이 떨어진 듯 에나멜 위에 살포시 자리한 골드 도트 장식, 바느질을 한 것처럼 촘촘히 엮은 교차 형태 골드 디테일, 정원 식물을 연상시키는 골드 소재 줄기와 잎 모티브 등 폭넓은 묘사 기법의 주얼리가 싱그러운 자연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다음은 이 같은 화려한 골드 세공 기법을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선명한 컬러의 원석이다.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찾은 다채로운 색감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하고자 한 잔 슐럼버제는 자신만의 독특한 컬러 조합을 떠올렸다. 자수정과 터키석, 사파이어, 핑크 토멀린, 에메랄드, 아쿠아마린 등의 원석은 본연의 밝고 환한 빛을 내며 알록달록한 조화와 대비를 이룬다. 그의 시그너처 디자인이기도 한 18K 옐로 골드의 덩굴손과 담쟁이덩굴, 드레이프 모양 디테일로 이를 감싸 서로 다른 듯 상호 보완하는 구성의 균형적 디자인을 완성한다.





위쪽부터 각양각색의 원석을 세팅한 볼드 컬러 칵테일 링.
영롱한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눈부신 별과 달의 빛을 표현한 티파니 슐럼버제 스타 앤 문(Stars and Moons) 네크리스.

도전으로 만든 역사
1956년, 잔 슐럼버제는 티파니에 합류한 이래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티파니 하이 주얼리 디자인에 전설의 티파니 다이아몬드(the tiffany diamond)를 세팅하는 놀라운 예술적 변혁을 시도한 것. 티파니 다이아몬드란 1877년 본래 287.42캐럿으로 발견한 원석을 쿠션 브릴리언트 컷 기법으로 연마해 만든 128.54캐럿의 팬시 옐로 다이아몬드다. 당시 신예 디자이너에 불과한 잔 슐럼버제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옐로 다이아몬드가 주어졌고, 디자인 구상에 골몰한 그는 세 가지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실루엣을 고안한다.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리본이 중앙에 자리한 옐로 다이아몬드를 감싼 네크리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날개 모티브 위 옐로 다이아몬드를 얹은 클립, 다이아몬드를 쌓아 만든 층에 옐로 다이아몬드를 올린 브레이슬릿까지. 티파니 메종 역사에 길이 남을 파격적 시도일 뿐 아니라 잔 슐럼버제 특유의 창의적 시각을 증명하는 세 가지 디자인의 스케치는 그의 숭고한 도전정신을 기리며 현재 메종 아카이브에 보관돼 있다. 그리고 마침내 1961년, 잔 슐럼버제의 리본 로제트(Ribbon Rosette) 네크리스가 세상에 등장한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최초의 하이 주얼리인 리본 로제트 네크리스는 오늘날 특별한 의미를 갖는 전설적 피스이자 잔 슐럼버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95년, 티파니 메종에서는 파리 장식 미술관에서 열린 잔 슐럼버제의 회고전을 위해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드 온 어 록 클립을 특별히 공개했다. 브랜드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가 추구한 메종의 비전과 잔 슐럼버제의 디자인 역사를 기념하는 뜻깊은 장면을 만날 수 있었다. 문의 02-547-9488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사진 제공 티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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