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가을로 떠나는 여행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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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7

보령, 가을로 떠나는 여행

보령 여행은 가을이 제격이다. 석양에 물든 서해 바다, 억새와 단풍, 키조개와 갑오징어 등의 제철 해산물이 가을 여행을 풍요롭게 해준다.







1 무창포해수욕장, 바닷길이 열리면 조개와 게 등을 잡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2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우는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제공 : 보령 시청)

서해 바다가 그리운 날이 있다. 해뜨는 바다보다 해지는 바다가 보고 싶을 때, 햇빛에 반사된 파란 바다가 아닌 석양에 물든 금빛 바다가 보고 싶은 날엔 서해로 향한다. 오늘은 충남 보령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보령은 머드 축제로 여름마다 들썩이는 곳이지만 보령의 진수는 가을이다. 운치 있는 바다와, 억새와 단풍, 제철 해산물 등이 가을 여행을 풍요롭게 해준다.
먼저 바다로 향한다. 신비의 바닷길이라고 불리우는 무창포해수욕장은 조수간만의 차로 매월 음력 보름날과 그믐날을 전후해서 한 달에 3,4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해변에서부터 석대도까지 1.5km 바닷길을 따라 게, 조개 등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구의 속살 같은 갯벌과 기암괴석과 해송이 어우러진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바닷길이 열리지 않아도 햇살이 부서지는 잔잔한 파도와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을 노니는 갈매기 떼를 보는 것만으로도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놓쳤다면 낙조 시간을 노려보자. '환상특급' 저리가라 할 정도로 황홀한 빛이 부리는 마법에 빠져들 것이다.





1 대천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3.5km에 달한다.
2 솔숲 그늘에 앉아 정취를 즐겨도 좋다.
3 해질 무렵의 대천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은 보령에 왔다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대천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3.5km, 폭이 100m에 달한다. 얕은 수심과 잔잔한 파도 때문에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가족 동반의 여행객이 해수욕을 즐기기엔 최적의 장소다. 해가 살짝 기운 오후, 부드러운 빛이 부서지는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로 자주 꼽히는 타히티 보라보라섬의 마티라 해변을 떠올렸다. 넓은 백사장을 걷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된다. 백사장 너머의 솔숲은 울창하고 아늑하다. 솔숲 그늘에 앉아 바다의 정취를 즐기는 것도 좋다.





1 갈대와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 소황사구
2 탐방로가 놓여있어 산책하기에 편리하다.
3 소황사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된 해안사구다. (사진 제공 : 보령 시청)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소황사구에 다다른다. 사구는 바람이 수천 년 동안 모래를 옮겨와 형성한 모래 언덕이다. 해안사구는 바닷가에 있던 모래가 바람에 날려 모래사장 뒤에 쌓여서 만들어진다. 소황사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체 원형이 보존된 해안사구다. 사구 한가운데 놓인 탐방로를 따라 천천히 걷는다. 갯쇳보리, 갯완두, 좀보리사초, 갯방풍 등 걸으면서 해안 사구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의 해양식물과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표범장지뱀, 삵 등도 서식 중이다. 조금 쓸쓸하지만 생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1 충청 수영성에서 내려다본 오천항
2 드라마 '동백 꽃 필 무렵'에 나온 충청수영성
3 최근 복원된 영보정
4 수영성 은행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오천항에 노을이 내려 앉았다.

고즈넉한 항구의 정취를 만끽하기엔 오천항이 제격이다. 해질 시간을 맞춰 오천항으로 향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오천항 입구에서 체온 측정 후 손목밴드를 착용하고 들어간다. 오천항은 키조개와 쭈꾸미 등으로 유명한, 바다낚시 출항지다. 항구의 해산물 가게에 가면 낚시꾼들이 들고 온 직접 잡은 물고기로 회를 떠준다. 제 철인 키조개와 갑오징어가 신선하다. 숙소에서 구워 먹을 키조개와 갑오징어를 샀다. 만원에 커다란 키조개가 4마리, 1만오천원에 갑오징어도 15마리나 된다.
항구 근처에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충청 수영성이 있다. '동백꽃 필 무렵' 촬영 장소 푯말 옆 계단을 올라가 충청 수영성 성문을 통과하면 오천항 언덕 위 성벽 뒤로 수영성이 고고한 자태로 서있다. 백제시대 회이포로 불려지던 오천항은 당나라와의 교역의 교두보였다. 조선시대에는 왜적의 침입을 막고 세곡수성을 맡았던 조운선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충청 수영성 (忠淸水營城)을 세웠다. 우리나라 5개 수군영 중에서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어 국가사적 501호로 지정되었다. 특히 최근 복원된 수영성 내 영보정은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과 이항복, 송시열 등 세도가들이 아름다움을 극찬하며 즐겨찾던 곳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항구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커다란 은행나무 뒤로 보이는 낚싯배가 정박해 있는 항구에 분홍빛 노을이 내려앉았다. 드라마 같은 풍경 속에 서 있으면 수줍은 동백이와 용식이가 된 기분이 든다.
ADD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661-1





성주산 자연휴양림 내 편백나무 숲. 곳곳에 나무 의자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조선 시대의 지리서 [택리지]를 지은 이중환은 '충청도는 산천이 가장 훌륭하다'고 말했다. 보령은 갯벌과 평야,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있다. 서해와 갯벌만 유명하다고 생각했는데 보령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즈막한 산이 시야에서 떠나지 않았다. 차로 이동할 때도, 어떤 곳을 가도 눈 앞에 노랗게 물든 산이 에워쌌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은 차령산맥이 빚어낸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폐광 지역을 휴양림으로 조성하여 산막, 야영장, 오토캠핑장, 산림욕장, 산책로 등이 자리하고 있다. 캠핑을 해도 좋지만 당일 산책 코스로도 훌륭하다. 편백나무 숲은 중부지방에서는 드물게 4-50년 된 수천그루의 편백나무로 가득 차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편백나무 숲에서 뿜는 피톤치드에 머리 속이 상쾌해진다. 곳곳에 마련된 나무 베드에 누워 잠깐 낮잠을 청했다.





1 개화예술공원 식물원 앞 산책로
2 넓은 공원에는 다양한 현대조각들이 전시되어있다.
3 1500평 규모의 식물원
4 동화 속 같은 플라워 카페, 리리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함께 왔다면 개화예술공원도 들러볼 만 하다. 성주산 자락 5만평 부지에 모산조형미술관, 현대조각공원, 개화허브랜드, 연꽃들로 수놓은 연못에 자리한 화인음악당, 강아지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바둑이네 동물원, 플라워카페 리리스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다. 코로나19로 전시 내용이 부실하거나 운영이 축소됐지만 허브, 관엽 식물, 수생식물 등을 만나볼 수 있는 1500평 규모의 식물원인 개화허브랜드와 국내외 국내외 조각가들의 조각들로 채워진 현대조각공원은 둘러볼 만하다.
ADD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산로 673-47 T 041-931-6789





1 갱스커피, 실내도 넓고 쾌적하다.
2 보령의 뷰 카페, 창 밖으로 보이는 연못과 산이 아름답다.

보령의 핫플! 갱스커피
굽이진 산길을 따라 '이런 곳에 설마 카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즈음 멈추면 '갱스커피'가 나타난다. 폐광의 목욕탕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는 보령의 뷰 카페로 명성이 높다. 1980년대만 해도 보령 성주산 부근은 석탄 산업이 호황을 누렸다. 시간이 흘러 석탄 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걸어갔지만 오래된 건물은 그대로 남았다. 웅장하고 오래된 건물의 외관과 층계는 그대로 살렸고, 내부는 새로 단장했다. 건물 앞에 흐르는 물은 이국적인 리조트의 인피니티 풀을 연상시킨다.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연못 앞,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산과 물과 건물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스폿이 군데 군데 있다. 기념샷을 남기기엔 커피 대신 두 가지 에이드를 섞어 놓은 노을 에이드가 좋겠다. 2층은 갤러리로 보령의 지역 공예 문화인 전통 석공예와 현대 공예가들이 합작한 기획전, 벼루와 함께 하는 데스크 웨어 전시가 열리고 있다.
ADD 충남 보령시 청라면 청성로 143 T 041-931-9331

 

글, 사진 여하연
에디터 이태영(taeyi07@noblesse.com)
디자인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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