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심수창과 이대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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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3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심수창과 이대형

구장 안팎을 넘나들며 활동할 야구선수 심수창과 이대형.

그레이 코트와 더블브레스트 재킷 모두 Valentino, 블랙 첼시 부츠 Dunhill, 실크 셔츠와 블랙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새틴 칼라 장식 턱시도 슈트와 화이트 셔츠, 블랙 타이 모두 Dior Men, 블랙 더비 슈즈 Dunhill.

2000년대 초반은 프로야구 구단 LG 트윈스에 암흑기나 다름없다. 준우승을 차지한 2002년을 기점으로 성적은 바닥을 쳤다. 6・7・8위를 번갈아 기록하며 지지부진한 시즌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팬들은 잠실구장을 찾았다.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향후 팀의 10년을 책임질 유망주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위 팀에 선수 지명 우선권을 줬기에 LG 트윈스엔 유망주가 많았다. 그중 심수창과 이대형은 단연 눈에 띄었다. 훤칠한 키와 긴 팔다리, 탄탄한 몸과 잘생긴 마스크는 LG 트윈스를 단번에 미남 구단으로 격상시켰고, 소녀 팬을 잠실로 불러 모았다. 물론 잘생긴 게 전부는 아니었다. 이대형은 ‘마르지 않는 샘물 LG 외야’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주전 중견수가 됐고, 심수창은 데뷔 2년 만에 선발 자리를 꿰찼다. 범상치 않은 외모로 이슈를 몰고 다녔지만, 정작 두 사람은 특별한 스캔들이나 사고 없이 성실하게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생각해보면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동년배인 데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점(이대형 2003년, 심수창 2004년), 잘생긴 외모, 그리고 노력파라는 사실. 이대형은 LG 트윈스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톱 리드오프였다. 100m를 11.8초에 주파하는 준족의 다리로 2007년부터 무려 4년 동안 KBO 정규 시즌 도루 1위를 기록했다. 2010년 이대호의 타격 전체 부문 수상을 막은 것도 그였다. 한참 때는 이대형이 출루만 해도 투수들은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심수창은 리그를 대표하는 테크니션이었다. 145km의 묵직한 직구는 물론 포크와 커브, 서클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장착하고 2006년 135이닝을 소화하며 10승 투수가 됐다. 지금도 LG 트윈스 역사에서 토종 선발 중 10승을 기록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후 각자 기아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로 팀을 옮기며 소속을 달리했지만, 약속이나 한 듯 두 사람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리드오프로 17년, 투수로 16년. 모두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비록 은퇴했지만 두 사람의 이슈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심수창은 예측하지 못한 입담으로 단숨에 유튜브 스타로 떠오르며 MBC 해설 위원이 됐고, 이대형은 모두가 놀랄 제2의 행보를 준비 중이다.





이대형 화이트 턱시도 재킷과 블랙 터틀넥 스웨터, 블랙 팬츠, 벨벳 슬립온 모두 Tod’s.
심수창 피크트칼라 화이트 재킷과 실크 셔츠, 블랙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은퇴가 실감 나는가? 심수창 난 야구를 꿈꾼 것 같다. 그만두니 별거 없구나 싶다. 민간인으로 돌아온 기분이라 홀가분하다. 실은 최고령 투수가 되어보고 싶었다. 선수 생활 동안 특별한 부상도 없었고, 작년까지 구속이 144km까지 나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시즌에 어깨 통증만 아니었다면 아직 야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대형 나도 3년 정도는 더 생각했다.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니 답이 없더라. 야구 선수로 살다 사회에 처음 나온 거라 요샌 어리둥절하다. 적응해야 할 것도 많고, 인사드려야 할 분도 많고. 더 바쁜 것 같다.

서로를 잘 알겠다. 친하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당구도 같이 자주 친다고. 서로에 대해 평가한다면? 심수창 7~8년 정도 함께 했으니까. 성향도 비슷하고. 이대형은 굉장히 성실한 선수였다. 외모만 보고 뺀질거릴 것 같다는 오해를 하는데, 누구보다 성실하다. 내 기억 속 대형이의 유니폼은 항상 흙 범벅이다. 매일 뛰고 연습하고. 그런 부분이 좋았다. 이대형 사실 우린 성격이 비슷하진 않다.(웃음) 형은 외향적이다.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친구도 많다. 유튜브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당구도 좋아하고. 나는 좀 내성적이라고 할까. 아, 형은 항상 숨어서 연습했다.(웃음) 구석에서 미트 소리가 들리면 형이 공을 던지고 있었다.

심수창 선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입담에 놀랐다. 말을 재미있게 하더라. 야구 팬 사이에 화제다. 예전 차명석 단장을 보는 듯했다. 이대형 아직 반도 안 보여준 거다.(웃음) 선수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입담이다. 사실 방송보다는 약간의 비방용이 더 재미있는데, 유튜브가 잘 맞는 것 같다.

그 많은 끼를 어떻게 참았나? 심수창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야구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니까. 지금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팬과 만난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야구 경기였다면 이젠 조금 더 편하게 보고 싶다.

MBC 해설 위원 자리는 어떤가? 몸에 맞나? 심수창 선수가 직접 플레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전에 보지 못하던 것도 보게 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신기한 건, 유니폼이 아닌 슈트를 입고 경기장에 간다는 거다.(웃음)

두 사람 모두 상당한 노력파였다. 준족 야수와 투수로 16~17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실제로 나무위키에서 심수창을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믿기 어렵겠지만, 난 노력형 선수다”라고 적혀 있다. 심수창 사실이다.(웃음) 구단에선 매년 최소 15명의 선수가 정리된다. 그걸 매년 버텨냈다는 게 신기하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연습도 많이 했다. 투수 폼도 바꿔보고 구종도 시도해보고. 투심, 포심, 포크, 커브, 서클 체인지업, 정말 던져보지 않은 공이 없다. 이대형 나는 매일 스피드를 유지해야 하는 포지션이었다. 그래서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게 좀 힘들었다. 다행히 부모님이 좋은 몸을 물려주셔서 체중 관리는 어렵지 않았다. 20년 동안 77~78kg의 체중을 유지해왔다.

심수창은 오버핸드와 사이드암을 섞어 쓰는, 정말 유니크한 투수였다. 심수창 노력형 선수라는 증거다.(웃음) 흔히 오버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폼을 바꾸면 갈 데까지 갔다고 생각하는데,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이대형 블랙 턱시도 슈트와 실크 셔츠 모두 Alexander McQueen, 실버 펜던트 네크리스 Chrome Hearts.
심수창 블랙 턱시도 슈트와 화이트 셔츠 모두 Dunhill. 딸기와 블랙커런트의 우아한 향기와 섬세한 버블이 어우러진 로제 스파클링 와인 luc belaire. 크리스털 샴페인 잔 hermès.

출루한 이대형은 어떤 주자보다 무서웠다. 그때 정말 ‘슈퍼소닉’ 같았다. 예전에 에릭 해커는 이대형이 출루하자 견제구를 아홉 번이나 던졌다. 이대형 그때는 정말 겁 없이 뛴 것 같다. 1년에 도루를 50~60개씩 할 때니까. 기회만 되면 뛰었다. 주루 코치의 사인을 보고 움직이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했다. 틈이 보이면 일단 몸이 먼저 나갔다.

LG 트윈스 팬이다 보니 이적할 때 서운했다. 특히 이대형 선수 이적 당시 울먹이던 사진이 구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마음이 좋지 않았다. 심수창 나도 구단에 서운했다.(웃음) 그래도 은퇴를 LG 트윈스에서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겐 고향 같은 곳이니까. 이대형 사실 운 건 아니다.(웃음) 짐을 정리하고 몇몇이랑 인사하는데 앵글이 그렇게 잡혔더라. 사실 울컥하기는 했다. 11년간 운동하던 곳을 떠나려니 찡한 게 있더라.

젊은 선수 중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나? 저 친구 나 현역 때랑 비슷하다, 같은 느낌이 드는. 이대형 야구를 잘 안 보게 된다. 보면 하고 싶으니까 채널을 돌린다. 심수창 LG 트윈스 이민호 투수. 내 은퇴 경기 때 이민호가 시구를 하러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뭔가 바통을 넘긴 듯했다. 잘해주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하고 싶나? 심수창 가끔 시간을 되돌리는 상상을 해본다. 야구를 처음 시작하던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타자를 해보고 싶다. 마운드 말고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쳐보고 싶다. 이대형 고등학생 때까진 투수를 했으니까. 가끔 마운드가 그립긴 하다. 부상만 아니면 계속 공을 던졌을 텐데, 아쉽다.

둘 다 외모로 리그 톱 클래스였다. 서로가 생각할 때 외모는 누가 위라고 생각하나? 심수창 대형이가 훨씬 잘생겼지. 선수 때 투표한 적도 있는데, 대형이가 1위였다. 이대형 형 젊을 때 정말 멋있었다. 카리스마도 있고. 부러운 적이 많았다. 나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니까.

은퇴 선언 후 팬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두 사람은 팬 서비스가 좋기로도 유명하다. 이대형 사실 난 아니다. 팬들한테 잘 못했다. 살갑게 다가서지 못한 게 아쉽다. 성격이 내성적이기도 하고,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말을 잘 안 했다. 그런데 형은 팬들한테 정말 잘한다. 그래서 팀을 옮겨도 팬클럽이 유지되더라. 심수창 아마 우리가 마지막 팬레터 세대가 아닐까? 점심 도시락이나 간식, 엽서, 편지 같은 거 많이 받았다. 어릴 땐 당연한 줄 알았는데, 나이 드니 그런 게 고맙더라.

이대형 선수는 KT 위즈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은 걸로 안다. 다른 팀 팬들도 주루 코치로 와달라고 아우성이 대단하다. 이대형 맞다. 구단에서 너무 좋은 기회를 줬다. 그런데 다른 길을 가보고 싶더라. 잠깐 야구에서 떨어져 살아보고 싶었다. 심수창 기회가 되면 스카우터를 해보고 싶다. 내가 눈여겨본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기분 좋을 테니까.

세상이 변했다. 이젠 운동선수도 은퇴 이후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심수창 야구 공부 열심히 해서 해설을 잘하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양한 채널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대형 재미있는 걸 준비 중이다.(웃음) 예능이든, 연기든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것 같다.





글렌 체크 코트와 터틀넥 스웨터, 첼시 부츠 모두 Berluti, 블랙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벨벳 재킷과 팬츠, 레오퍼드 패턴 실크 셔츠, 블랙 새틴 타이, 가죽 벨트, 블랙 더비 슈즈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정유민(ymjeong@noblesse.com)
사진 김참
헤어 혜진(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이스트)
메이크업 홍서윤(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이스트)
패션 스타일링 정윤기, 허다겸(Intrend)
어시스턴트 이다인, 홍예원(In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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