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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5

예술로 맞이한 특별한 봄날의 시작

데이비드 호크니 개인전이 가져온 런던의 활기.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Photo by Jonathan Wilkinson ⓒ David Hockney

지난 1년간 영국인들은 그 수를 세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 오랜 록다운으로 인구의 69%가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영국은 발 빠른 대처와 백신 접종으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4월 12일부터 단계적으로 록다운이 완화되어 모든 상점이 문을 열고, 5월 18일을 기점으로 모든 갤러리와 박물관이 문을 연 것. 긴 겨울을 지나 진짜 봄을 맞이할 이들을 위해 영국의 예술 안식처, 왕립 미술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는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바로 5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열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개인전 [The Arrival of Spring, Normandy]다.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이번 전시 개최는 이례적인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주요 예술 기관은 보통 3년 혹은 4년간 일정을 미리 계획해둔다. 그런데도 왕립 미술 아카데미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지난해에 작업한 신작을 선보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록다운의 장기화로 예정된 전시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에 내놓을 작품을 살펴보면 더 큰 의미가 담겼음을 알 수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페인팅 ‘No.316’(2020). ⓒ David Hockney





런던의 왕립 미술 아카데미.





[The Arrival of Spring, Normandy]전 출품작 ‘No.186’(2020). ⓒ David Hockney

2003년부터 영국 요크셔의 봄 풍경을 그려온 데이비드 호크니는 2019년 노르망디로 향했다. 요크셔의 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노르망디의 봄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였는데, 노르망디에 머물던 중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했다. 전례 없이 혼란스러운 시기, 작업의 주제는 봄을 넘어 그가 자주 사용하는 말인 ‘love life’ 자체가 되었다. 노르망디에서 이어온 작업에 대해 데이비드 호크니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동제한령이 떨어져 과일나무로 가득한 들판 한가운데에 지은 집에만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매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에도 몇 번씩 그림을 그렸습니다. 겨울나무를 그리다가 작은 꽃봉오리를 발견했고, 그것이 꽃으로 만개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러다가 잎이 나고, 작은 열매와 잎을 남긴 채 꽃이 떨어지고…. 그 과정을 보며 저만의 이미지를 발전시켰습니다. 마치 모네가 연못의 수련을 그린 것처럼요.” 한 시대의 거장이 온 신경을 집중해 묘사한 자연, 그리고 생명의 메시지는 많은 이에게 예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안과 희망을 전할 것이다.





왕립 미술 아카데미 큐레이터 이디스 드바니. ⓒ Benedict Johnson

Mini Interview with Royal Academy of Arts Curator, Edith Devaney

[The Arrival of Spring, Normandy]전을 준비하며 흥미롭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겨울의 벌거벗은 나무부터 봄꽃이 만개한 모습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풍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이런 서사성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최근 작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한데, 특히 그는 노르망디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중세 문화유산인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를 자주 보러 갔습니다. 노르만의 정복왕 윌리엄이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잉글랜드 국왕과 전투를 벌이기까지 과정을 묘사한 길이 70m의 자수 작품이죠. 데이비드 호크니의 신작 116점과 내용적 연관성은 없지만, 둘 다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노르망디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쯤 데이비드 호크니는 새로운 아이패드 브러시 앱을 받았습니다. 그는 2011년 본격적으로 아이패드 페인팅 작업을 시작했는데, 기존의 브러시 앱을 사용했습니다. 새 앱은 그를 위해 개조한 것이라 사용법이 훨씬 정교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굉장히 만족했고, 그래서 캔버스나 종이 대신 아이패드와 브러시 앱으로 노르망디의 봄 풍경을 담아내기로 했습니다. 그런 만큼 신작이 구작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피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과거 인상파 화가들이 활동하던 시절에 아이패드가 있었다면 그것으로 작업했을 거라고 말할 만큼, 데이비드 호크니는 아이패드 페인팅을 전통 회화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왕립 미술 아카데미는 팬데믹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왕립 미술 아카데미는 코로나19 사태로 오랜 기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4개월간 지속된 록다운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어진 록다운까지. 다행히 영국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5월 18일부터 운영을 재개합니다. 아시다시피 연이은 폐관으로 전시 계획에 변동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 외에도 트레이시 에민과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The Loneliness of the Soul]전, 케냐 출신 작가 마이클 아미티지의 몽환적인 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Paradise Edict]전 등이 함께 열리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는 9월부터는 여름 시즌에 예정된 전시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에디터 황재웅(jewoong@noblesse.com)
양혜숙(기호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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