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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 2021-08-11
아우디 디자인이 특별한 이유
아우디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찬휘의 심미적 아름다움.

자신을 소개해달라. 디자이너 박찬휘다. 현재 독일 아우디 본사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아키텍으로 일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수학했고, 영국 왕립예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교를 졸업한 뒤 다른 브랜드를 거쳐 현재 아우디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아우디 Q4 e-트론이 공개됐다. 소감이 어떤가?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건 무척 흥분되고 특별한 일이다. 무엇보다 특별한 기분이 드는 건 빈 종이에 연필로 그리던 수년 전 고민이 마침내 세상에 나왔고, 길 위를 달리는 3차원의 물체가 됐다는 점이다. 황홀하다고 할까.(웃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덤덤한 부분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3~4년의 긴 개발 기간을 지나 한참 전 생산 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미 내 손을 떠난 지 반년이 지났고, 현재 나는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또 다른 미래를 위해 진일보해야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냉정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Q4 e-트론 컨셉 모델이라고 들었다. 물론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Q4 e-트론은 가장 최신 프로젝트라 기억이 생생하다. 더구나 이 모델은 아우디 최초의 A 세그먼트 전기차다. 전기차는 항상 가격의 장벽에 부딪힌다. 따라서 상품의 포지셔닝 자체가 엔트리 중간급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Q4 e-트론은 플랫폼의 체계적 공유를 통해 안정적 기술과 좋은 가격 접근성을 지녔다. 그래서 보다 젊은 연령대를 위한 첫 번째 전기차로 탄생할 수 있었다.
Q4 e-트론은 아우디에 상징적 모델이다. 다음 세기로 넘어가는 아우디의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 앞서 말했듯이 Q4 e-트론은 A 세그먼트 모델이다. 다시 말해 기존 가격 장벽을 무너뜨리고 보다 젊은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전기차의 범용성을 넓혔다고 생각한다. 실내 공간의 측면에서 보면 엔트리급임에도 대형 SUV에 버금가는 레그룸을 확보했다. 가장 큰 사이즈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고, 증강현실과 연동하는 완벽한 조합을 자랑한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여전히 아우디 전기차임을 인식할 수 있는 수평형 라인과 라이팅 시스템을 채용해 먼발치에서 봐도 아우디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완벽하게 새로우면서도 아우디다운 것을 구현했다고 생각한다.

박찬휘가 디자인한 아우디 q4 e-트론의 인테리어.
Q4 e-트론의 내부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그리고 눈여겨봤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먼저 외관이든 내부든 모든 디자인 부분에서 치밀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구석조차 단 1mm를 놓치지 않으려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집념이 오늘날의 아우디를 만들었다. 그중 인테리어 하이라이트는 커다란 터치스크린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조명과 소재의 조화로움, 디지털 콕핏, 주변 사물에 반응하는 증강현실 헤드업이라고 할 수 있다. 도어 디자인에서는 물병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설계해 심미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에 혁신을 가져왔다. 덧붙이면, 문이라는 것은 사고를 막아주는 방패 같은 역할을 하기에 수많은 안전 요소가 포함돼 있다. 그래서 기존 기능을 이동 변경하는 설계엔 어려움이 따른다.
오랫동안 실내 디자인 업무를 맡았다. 좋은 실내 디자인, 설계란 무엇인가? 실내는 사람과 가장 근접한 공간이다. 근사한 외관은 잠시의 만족일 뿐, 결국 공간에 머물 수밖에 없다. 차량의 유려한 외관도 중요하지만 탑승하는 순간 사람은 다시 공간에 놓인다. 자동차가 200km로 질주해도 공간의 모든 오브젝트와 재질은 사람과 함께 머물며 교류한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 결국 좋은 실내 디자인이란 언제나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 안전은 당연하고, 모든 요소에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요소들이 절묘한 비례를 통해 심미적 만족을 주어야 한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