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 아시아퍼시픽 회장 니콜라 루싱거에게 듣는 서울 메종의 의미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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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2

반클리프 아펠 아시아퍼시픽 회장 니콜라 루싱거에게 듣는 서울 메종의 의미

1906년 파리 방돔 광장에 첫 선을 보였던 하이 주얼리 & 워치 메종 반클리프 아펠이 2022년 서울 메종으로 이제 곧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아시아퍼시픽 회장 니콜라 루싱거에게 듣는 메종의 진정한 의미.

반클리프 아펠 아시아퍼시픽 회장 니콜라 루싱거. © Olivia Tsang

회장님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대학에서 법을 공부한 회장님이 20년 넘게 주얼리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주얼리와 사랑에 빠진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주얼리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열두 살 때 생일과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얼리에 관한 책을 사달라고 했을 정도죠. 파리 여행을 할 때면 방돔 광장의 주얼리 브랜드 쇼윈도를 어찌나 확인하고 싶던지.(웃음) 당시엔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몰랐기에 진로를 위해 안전하게 법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졸업하자마자 법학 분야에서 벗어나 크리스티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어 너무나 기뻤습니다.
뉴욕 크리스티에서 근무하며 주얼리에 대한 식견을 넓히셨습니다. 추측컨대 이때부터 반클리프 아펠과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옥션에서도 사랑받는 메종이니까요. 과거 반클리프 아펠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또 오랜 기간 메종에서 일하며 그 인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메종에 대한 제 인상은 한결같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관련 책을 읽으며 메종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죠. 어머니 역시 대모님께 받은 약간의 유산으로 반클리프 아펠의 피스를 구매하길 원하셨고, 그렇게 메종에 대한 사랑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반클리프 아펠은 그만의 신념으로 전 세계에 단 몇 개의 엄선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제네바 매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닫았습니다. 지금도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요. 그러나 매장이 닫혔을 때도 메종의 환상적인 역사와 놀라운 창의성은 살아 있는 것처럼, 메종을 향한 제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회장님은 미국과 브라질의 메종 부티크를 관리 감독했고, 전 세계 지사의 리테일 오퍼레이션을 이끌기도 하셨죠. 이에 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에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큰 시장이 있는데, 그와 구분되는 한국만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국 대중은 트렌드에 이끌려가는 팔로워가 아니라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세터입니다. 패션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전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특히 우리 고객은 취향이 매우 정교하고,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또 한국인의 세련된 감각과 감성이 어우러진 유구한 역사는 메종의 작품들과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이어집니다.
2019년 여름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반클리프 아펠의 헤리티지 컬렉션 이벤트에 참석하셨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요. 그때의 경험이 서울 메종 오픈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가구박물관에서 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인 건 메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 길고 흥미로운 역사를 이어온 메종의 피스들이 한국 전통 가구와 하나로 어우러진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헤리티지 컬렉션 이벤트를 세계 각지에 맞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재창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메종의 헤리티지 작품을 향한 한국 고객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 서울 메종에는 뮤지엄 컬렉션에서 탁월한 감동을 선사한 작품 그리고 헤리티지 컬렉션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겁니다.
파리 살롱 방돔이나 홍콩 플래그십 부티크 등 반클리프 아펠의 기존 공간과 차별화하는 서울 메종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설계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메종의 공간을 완성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콩, 파리, 뉴욕의 플래그십 부티크는 주로 기존 공간의 재구성으로 탄생했죠. 그래서 서울 메종에선 메종이 원하는 모든 것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 예로 사계절 한국 자연의 변화를 보여주는 정원을 조성하고, 차경에서 모티브를 얻어 내·외부의 경계가 없는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그렇게 서울 메종에 초대한 자연은 강렬한 감동을 선사할 겁니다. 이 외에도 전시 공간, 엔터테인먼트 공간, 최상의 환경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리테일 공간까지 다채로운 공간을 선보입니다.





한국의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서울 메종.





서울 메종의 1층 내부 공간.

‘자연’을 키워드로 서울 메종을 꾸민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마도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주얼리를 만드는 반클리프 아펠 메종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겠지요.
자연은 반클리프 아펠에 강렬한 영감을 주는 원천인 동시에 한국 문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메종과 한국 문화를 잇는 연결성과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승화하기 위해 현대적 방식으로 조화로운 건축물을 완성하려 했습니다.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의 파사드는 청자에서 영감을 받아 도자기 소재로 만들었고, 내부 공간은 전통 한지로 마감한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장인과 젊은 공예인의 작품을 서울 메종의 전시 공간 자뎅 데 자르(Jardin des Arts)에서 만날 수 있다고도 하고요. 이는 각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문화를 대하는 반클리프 아펠만의 방식이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 보석은 늘 문화에서 깊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아르데코 시대(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프랑스는 동양에서 받은 영향이 절정에 달했죠. 각 나라의 문화에는 저마다 고유한 특성이 존재합니다. 메종은 한국에 첫발을 내디디며 한국 문화에 깃든 풍부하고 세련된 고유의 전통을 깨닫게 되었죠. 메종은 프랑스에서 탄생했지만, 모든 플래그십 부티크가 똑같은 모습으로 고객을 맞이하는 건 원치 않습니다. 메종과 국가라는 두 세계가 만나 최상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고 결실을 보는 교류가 지속되길 염원하며, 이는 전 세계에 오픈한 6개의 메종 플래그십 부티크 운영에 한결같이 적용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3층에 순수 문화 예술 공간 자뎅 데 자르를 마련한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미술 전시는 물론 메종의 작품이 구현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포에틱 나이츠(Poetic Nights)’, 메종이 후원하는 주얼리 스쿨 ‘레꼴 스톤 위크(L’École Stone Week)’까지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요. 반클리프 아펠의 문화 예술 사랑이 남다르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공간이 서울 메종에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문화는 반클리프 아펠의 DNA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메종은 어디에서나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며 문화를 향한 전통을 이어가죠. 드디어 한국에도 고객뿐 아니라 주얼리에 대한 취향이 남다른 분들께 즐거움을 선사할 공간을 열게 되었습니다. 메종은 그곳에 활기차고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종이 후원하며 이미 파리에서 탄생 10주년, 홍콩에서 2주년을 맞이한 주얼리 아트 스쿨 레콜(L’École)은 서울에서 펼칠 새로운 모험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서울 메종의 장기적 운영 방향도 이미 염두에 두고 계실 듯합니다.
오픈과 동시에 많은 활동을 전개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경험의 자리를 마련, 고객과 주얼리 애호가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을 방문할 <아트나우>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무엇도 예상하지 않고 백지 상태로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메종의 팀원들이 고객을 따듯하게 맞이하고, 주얼리의 문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몰입도 높은 경험을 이끌어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 겁니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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