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스위트 룸

LIFESTYLE

2023-09-22

하늘을 나는 스위트 룸

더 레지던스, 게임 체인저, 그리고 스위트.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퍼스트 클래스와 함께 클라우드 나인 속으로.

흔히 말하는 항공기 일등석이 아니다. 일등석 그 이상의 최고급 퍼스트 클래스다. 항공권을 구매하는 순간, 현재 있는 곳부터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쇼퍼 서비스, 최고급 식재료와 와인 및 위스키, 고급 어메니티 등이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오랜 비행시간이 필요한 여행과 출장이 다가오고 있다면, 소수에게만 허락되는 하늘 위 스위트 룸을 눈여겨보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여행을 시작하고 또 마친다면, ‘여독’이란 단어는 여행 사전에서 사라질 테니까.

세계 유일의 3-Room Suite 더 레지던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에어버스 A380 운항을 전면 중단했던 에티하드 항공이 올여름 A380 일부를 현역에 복귀시켰다. 이는 곧 프리미엄 객실 상품 ‘더 레지던스(The Residence)’가 돌아온다는 뜻. 항덕(항공 팬)의 한 명으로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A380 2층 앞부분에 자리 잡은 더 레지던스는 거실·샤워실·침실로 이뤄진 세계 유일의 ‘3-Room Suite’다. 먼저, 2인 동반 예약이 가능한 이곳엔 약 2m에 달하는 더블 침대와 이탈리아산 린넨, 아쿠아 디 파르마 어메니티가 있어 편안한 활동이 가능하다. 또 5성급 호텔 셰프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호텔에서 교육받은 전담 버틀러가 상시 대기 중이다. 여기에 탑승권 소지자를 위한 리무진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존재, 숙소에서 공항까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다만, 현재 재개된 더 레지던스를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런던 히스로’다.

나사의 기술이 적용된 무중력 좌석 게임 체인저
에미레이트 항공이 보잉 777기종에 선보인 프리미엄 좌석. 발표 당시 에미레이트 항공은 신개념 퍼스트 클래스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는데, 상상에 그칠 것 같았던 요소들이 현실이 돼 눈길을 끈다. 벤츠 S클래스에서 영감을 받은 좌석, 광섬유 카메라를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가상 창문 등이 대표적. 어떤 일의 흐름을 바꿔버린다는 뜻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어울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단 게임 체인저에 들어서면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곳곳에 배치된 작은 무드등을 보노라면 반짝거리는 별이 떠오르기 때문. 이는 벤츠 S클래스의 내부와 매우 유사하다. 또 나사의 기술을 적용한 좌석(무중력 설정)은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아 장시간 비행을 거뜬하게 해주며, 불가리 어메니티는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다. 중요한 내용 한 가지 더. 에미레이트 항공은 퍼스트 승객에게만 ‘달모어 킹 알렉산더 3세’ 위스키를 제공하니 싱글몰트 애호가라면 놓치지 말 것.

구름을 벗 삼은 파인 다이닝 스위트
싱가포르 항공이 에어버스 A380에 적용한 스위트(Suites)는 6성급 호텔이라 불린다. 먼저, 프랑스 요트 디자이너 장 자크 코스테(Jean-Jacques Coste)가 디자인한 개인 객실에는 슬라이딩 도어와 창문 블라인드가 설치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아이보리와 브라운 계열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우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동반자가 있는 경우 앞뒤로 좌석을 예약하면, 중간에 설치된 가림막을 내려 더블 침대로 만들 수 있다. 더욱이 270°까지 회전이 되는 가죽 의자, 32인치 모니터, 뱅앤올룹슨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라리크(Lalique) 어메니티는 고급 레지던스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또 싱가포르 항공에는 일곱 명의 셰프로 구성된 국제 요리 자문단 ICP(International Culinary Panel)가 있는데, 이들 덕분에 다양한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력 넘치는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스위트가 궁금하다면, 싱가포르 – 런던, 시드니, 파리 등의 구간을 비행하는 A380을 예약해 보자.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사진 Etihad Airways, Emirates, Singapore Airl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