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낮과 밤의 순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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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4

고요한 낮과 밤의 순간

자신의 이상향을 낯선 여행지의 풍경으로 풀어내는 김영진.

김영진 작가와 반려견 ‘장금이’의 모습.
김영진 자신이 꿈꿔온 이상향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포착해내는 작가 김영진. 대구미술관, 성산아트컬처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했으며 브랜드 반스, 언더아머, 로우클래식과의 협업과 뮤지션 태민 앨범의 커버 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예술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작가님의 반려견 ‘장금이’와 함께 프로필 촬영을 진행했어요. 장금이와 함께한, 꼭 기억하고 싶은 시간이 있나요?
장금이와 함께한 지 이제 1년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원래 사람을 무서워하는 겁 많은 아이였는데, 신기하게도 저희 집에 온 첫날부터 꼬리를 쉬지 않고 흔들며 좋아했어요. 그 순간이 마음속에 항상 따뜻하게 남아 있어요.
그런 따뜻한 순간을 기억하듯 작품에도 강아지가 자주 등장하죠.
그림 속 강아지는 이상향을 상징하는 존재예요. 제 작품에는 이야기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실제 공간이 아니라 제가 그동안 꿈꿔온 장면이나 훗날 이루고 싶은 바람과도 같은 장면이에요. 추구하는 이상향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에는 항상 강아지가 존재해요.





19:21:02, Acrylic on Canvas, 45.5×37.9cm, 2023

작품 속 풍경은 평화로우면서 낯선 공간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낮과 밤 사이 경계의 시간은 색감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런 ‘경계’는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제 작품이 관람객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길 바라요.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진다고 해서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제가 느끼는 감정을 작품으로 전달하려 해도 보는 이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을 돌아보기 때문에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 또한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경계라고 할 수 있죠. 예전의 저는 이런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하고 그 사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것을 찾으려 했다면, 지금은 그 경계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 같아요. 작가인 저 자신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그 범위가 개개인으로 무한히 확장되었다고 생각해요. 확실하면서도 모호한 감정의 경계가 어떻게 화면에 나타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특정 시간을 작품 제목으로 정하시기도 했죠. 그 이유가 있다면요?
정지된 순간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사진을 보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때의 상황이나 감정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생각해볼 때가 있죠. 가끔 제 감정이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없을 때 시간이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른쪽 18:37:39, Acrylic on Canvas, 50×60.6cm, 2023
왼쪽 11:05:13, Acrylic on Canvas, 60.6×90.9cm, 2023

작품 활동 초기부터 현재까지 변화된 점이 있다면요?
과거에는 저만의 주제의식을 표출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제 감정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 스스로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듯 작업해왔다는 걸 알았고, 작업의 원동력인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작가로서 삶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리고 마음 가는 대로, 내면의 감정을 따르는 데 집중하며 작업하니 한결 편해졌어요. 최근에는 그런 변화를 즐기며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오래도록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하게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작품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장금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겐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전보다 건강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장금이와 함께하는 일상이 지금 저에겐 정말 소중하고 행복해요. 작가로서 가장 큰 목표가 건강하게 오래 작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금이와 함께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가장 즐기는 운동이 수영인데, 몇 년 전 앨릭스 카츠의 다큐에서 고령에도 꾸준히 수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물에 들어가면 언제나 부드럽고 우아하게 헤엄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그림 그리는 일을 대하는 태도로도 자리 잡았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11월 24일부터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열리는 〈Horizontal〉전에 참여하시죠.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시나요?
스타일이 각기 다른 작가들과 함께 전시하게 되어 많이 기대돼요. 최근 제 작품으로 다른 작가들과 함께 전시한 적이 없어서 여러 작품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관람객이 어떻게 느낄지도 궁금하고요. 보는 분들이 제 작품을 통해 장면 속 이야기를 상상하고, 언젠가 가봤거나 마음속에 그리던 풍경을 떠올리며 여러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요.

 

에디터 조인정(노블레스 컬렉션)
사진 안지섭(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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