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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9

미래의 빈티지 카

어쩌다 마주친 빈티지 카에 시선을 빼앗기며 다음 질문이 떠올랐다. 전기차가 지배할 훗날, 찻길에서 빛날 오늘의 내연기관차는 무엇일까?


BMW New M2
한 손에 꼽히는 후보 중 뉴 M2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사이즈. 현행 3시리즈가 구형 5시리즈의 크기를 뛰어넘었듯, 아담한 차량은 점점 귀해질 것이다.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에 후륜구동을 얹은 스포츠 쿠페라면 특히 더. 국내에서는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지만, 옵션의 존재로 뉴 M2가 추구하는 재미가 얼마나 본질적인지 알 수 있기도 하다. 가장 잘생긴 BMW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긴 힘들다. 하지만 야무진 스탠스는 영락없는 BMW다. 뭐든 날카롭게 찢고 크게 벌리는 요즘 BMW 디자인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다양한 튜닝 파츠가 있어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변신의 폭이 넓은데, 미래의 빈티지 카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잠재력이다. 스포츠카조차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파워트레인, 사륜구동과 넓은 실내 공간이 미덕이 된 세상에서 뉴 M2는 지금 자동차 산업의 마지막 원초적 아우성이 아닐는지. _정영철(에레보(Erevo) 디렉터)






Audi A5
지구가 둥글다고 한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위험했다. 당시 종교와 지적 권위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이었기 때문. 지금 우리는 전기차가 지구를 구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이를 지적하는 데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 전기차는 ‘지구를 구하겠다’는 태초의 사명을 잊은 듯하다. 얄팍한 욕망의 산물인 고성능과 화려함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그래서 기본을 지켜 차분하게 형상을 재단한 2세대 아우디 A5가 더욱 빛난다. 검증된 1세대의 유려한 비례에 콰트로 랠리 DNA를 계승한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 사용이 편리한 디지털 콕핏으로 인간 중심의 가치를 실현했다. 성급한 혁신 대신 합리적 진보를 담았기에 영속적인 우아함이 돋보인다. 과감한 경량화를 통해 적은 탄소 배출과 날렵한 성능을 모두 담아낸 점도 주목할 부분. A5는 전기차라는 무분별한 믿음 속 가장 용기 있고 지혜로운 답이다. _박찬휘(자동차 디자이너)






Porsche 718 Cayman GTS 4.0
빈티지 카는 황금기의 모든 요소가 최고로 응집된, 시대를 뛰어넘어 존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포르쉐 718 카이맨 GTS 4.0은 이 기준에 부합한다. 첫째, 스포츠 핸들링의 필수 요소인 경량 고강성 차체다. 경량 로드스터인 718 박스터도 훌륭하지만, 핸들링의 본질에서 카이맨이 더 순수하다. 둘째, 맹렬하게 돌리며 타는 자연흡기 엔진이다. 요즘 터보엔진은 물론 전기차가 자랑하는 풍성한 저회전 토크와는 다른 빠릿빠릿함이 있다. 718 4.0 엔진의 최대토크는 5000rpm이 넘어야 나온다. 셋째, 내연기관의 뜨거움이다. 다음 세대 카이맨과 박스터는 전기차다. 빠를 것이다. 무게중심도 낮겠지. 하지만 내 가슴의 bpm도 낮을 것이다. 나는 ‘hot blooded’니까. _나윤석(자동차 컨설턴트)






Ineos Grenadier
요즘 전기차들이 IT 기기처럼 느껴지는 건 에디터뿐일까? 유선형 디자인, 거대한 터치스크린, 인공 주행음이 보편화될수록 각진 차체, 생생한 버튼 조작감, 선명한 엔진 사운드가 그리울 것이다. 정통 오프로더인 그레나디어가 오래도록 사랑받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1세대 랜드로버 디펜더가 연상되는 실용적 디자인은 유행과 거리가 멀어 오히려 눈길을 끈다. 실내엔 운전자와 동승자가 장갑을 끼고도 조작 가능한 터프한 버튼과 다이얼이 가득하다. 속도, 기어, 연료 등을 표시하는 터치스크린은 이를 보좌하는 정도. 검증된 BMW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차저 엔진, 업계 선두 주자인 ZF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라면 신생 브랜드가 주는 의구심을 떨쳐낼 만하다. 그레나디어는 이네오스 오토모티브의 첫 번째 모델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처음은 특별하다. _황제웅






Ferrari Purosangue
페라리의 12기통 엔진은 숭고한 자산이자 이탈리아 종마의 자존심이다. 그들의 역사 속 12기통이 없었다면 지금 ‘페라리’라는 세 글자가 존재했을까? 작금의 친환경 트렌드와 이에 따른 엔진 다운사이징의 압박으로 실린더 개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페라리는 푸로산게에 8기통 엔진과 전기모터 대신 12기통을 보닛 아래 얹었다. 12기통의 장점은 명확하다. 보다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고, 6기통 엔진을 V자로 배치하면 완벽한 진동 밸런스를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12기통 엔진은 엔진계의 끝판왕일 뿐 아니라 희소성의 끝판왕이기도 하다. 많은 브랜드가 일찌감치 현실의 규정과 타협했기에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페라리가 만든 최초의 4도어 스포츠카라면 더더욱 그렇다. _김선관(자동차 칼럼니스트)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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