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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7

지속 가능한 그리고 따스한

창립자 자크 쿠르탱 클라란스(Jacques Courtin-Clarins)의 첫아들이자 현재 클라란스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Christian Courtin-Clarins)를 파리 17구에 위치한 그룹 본사에서 만났다. 직함이 주는 거리감 대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유쾌한 오라를 발산하는 그와 나눈, 클라란스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하여.

클라란스 그룹의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 회장.

사담이지만 10여 년 전에 그를 이미 만난 적이 있다. 뷰티업계의 패밀리 비즈니스 기업을 취재하면서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지금은 부회장으로 있는 그의 동생 올리비에와 함께 본사 앞에서 사진 촬영을 했다. 촉촉한 봄비가 내리던 그날, 똑같은 우산을 든 우아한 형제는 카메라 앞에서 형제가 아니면 도저히 나오기 힘든 장난기를 내보이며 촬영 내내 취재진을 즐겁게 했다. 인터뷰 내내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가 말한 가족 경영의 수많은 장점이 어떤 식으로 브랜드에 스며드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해준 순간이기도 했다. 자연에서 찾은 원료로 완성한 제품을 요란한 마케팅 대신 진솔함으로 포장해 제안하는 친근한 뷰티 브랜드. 클라란스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이미지는 1954년 파리 시내에 작은 인스티튜트를 오픈한 창립자가 추구한 자연과 여성에 대한 존중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사이좋은 두 아들을 통해 현재형으로 쓰이고 있다.






1 건강한 원료로 만드는 클라란스의 시그너처 제품, 토닉 바디 오일.
2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더블 세럼.
3 클라란스의 하이브리드 제품, 인스턴트 라이트 립 컴포트 오일.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를 처음 만난 때와 달리, 본사 사무실은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해 있었다. 환한 미소로 에디터를 맞아준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는 환경친화적으로 지은 본사 건물에 대한 설명으로 편안한 대화를 시작했다. 가구와 카펫 같은 모든 집기는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고집했고,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내부온도를 조절하는 흰개미의 지혜에서 착안한 자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자동 소등 프로그램까지 갖췄다고 했다. 기분 좋은 햇살이 고스란히 녹아 산뜻한 인상을 남긴 로비뿐 아니라 내부 전체에 최대한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한것도 직원들의 웰빙을 고려한 배려. 창립 초기부터 클라란스가 꾸준히 표방해온 자연과 인간에 대한 존중은 이렇게 본사 건물에서도 실천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자연의 힘과 식물이 지닌 치유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고, 저희 형제 역시 그 열정을 물려받았습니다. 첫딸 비르지니가 태어날 즈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딸아이도 제가 어린 시절에 본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을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생텍쥐페리가 남긴 ‘지구는 이전 세대에게 물려받은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는 명언의 진정한 의미도 그때부터 되새기게 된 것 같아요. 딸이 태어난 1985년, 클라란스는 이미 프랑스 스킨케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존재감 있는 이름으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식물이 전하는 소중한 선물을 뷰티 제품으로 승화시키는 브랜드로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였죠. 그때부터 시작한 작은 노력이 모여 ‘지속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앞세운 오늘의 클라란스로 이어진 것입니다.”






피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로렌 부시 로렌과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크리스티앙 회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자동 소등 프로그램 탓에 집무실에서 업무에 열중하다 보면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한 센서가 알아서 불을 꺼버리기도 한다지만, 그는 이런 소소한 불편쯤은 얼마든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인다. “모든 노력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받기 마련이죠. 클라란스의 자연 친화적 행보가 브랜드에 가져다줄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저희는 훌륭한 원료를 공급받게 되었습니다.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한 브랜드의 정책이 제품의 원료인 식물을 재배하는 생산자를 향한 존중으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예비맘 크림’의 주요 원료 ‘센테야 아시아티카’의 경우 단연 최고급 퀄리티를 자부합니다. 피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이 진귀한 식물을 기르는 여성 농부들을 위해 클라란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수도를 끌어와 연결하고, 마을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원료를 사고파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발전을 돕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통해 얻은 원료의 효능이 탁월한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피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로렌 부시 로렌과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 크리스티앙 회장.

이토록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여전히 스킨케어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인스턴트 라이트 립 컴포트 오일처럼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마트한 제품으로 한국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클라란스. 상업적 성공보다는 브랜드의 진솔함을 중요시하는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가 요즘 몰두하고 있는 주요 사안 중 하나는 바로 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의 조카이자 모델인 로렌 부시 로렌이 설립한 사회적 기업 ‘피드(Feed)’와 함께하는 캠페인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클라란스와 피드의 동행은 일정 금액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에코 백과 파우치로 구성한 ‘클라란스 & 피드 컬렉션’을 선물하고, 그때마다 빈곤한 아프리카 국가의 학교 급식 비용을 10인분씩 후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어린이들에게 굶주림 대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학교생활을 선물하는 이 캠페인은 이미 1500만인분 이상의 급식 제공으로 이어졌고, 올해는 400만인분 후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라란스가 판매되는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진행하며, 한국에서도 지난 2월부터 18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클라란스 & 피드 컬렉션을 증정하고 있다. 피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찾은 여러 나라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미소를 보이던 크리스티앙 쿠르탱-클라란스. 그 환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마지막 질문으로 남겨둔 ‘향후 계획’을 굳이 묻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그랬듯 진솔한 제품과 배려심 가득하면서 마음 따스한 행보를 보여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현지 취재 배우리(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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