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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5

두 도시의 공공 미술

이제 곧 ‘미술관’이라고 불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거의 매달 새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의 거리.지금 공공 미술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1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설치한 자비에 베양의 ‘Great Mobile’.
2 김병주의 ‘Ambiguous Wall’.
3 지니 서의 ‘Wings of Vision’.

동시대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늘고 있다. 그 때문에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작품의 형태와 이를 전시하는 방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은 ‘아트포트(아트+에어포트)’를 컨셉으로 약 183억 원의 예산을 투입,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의 평면과 입체, 미디어 작품 총 16점을 곳곳에 설치했다. 이에 뒤질세라 서울시도 도시 전체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서울로7017과 서울광장 등을 중심으로 ‘서울은 미술관’이란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도시환경 개선, 문화 경쟁력 제고, 예술 지원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이 직접 미술관을 찾지 않고도 거리에서 작품과 마주하며 잠시나마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하는 데 있다.






4 서울로7017 주변에 설치한 강예진 건축가의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5 지난 7월에 ‘헬로! 아티스트’ 전시장에서 열린 이우성 작가의 <무게와 위트까지 연대기>전 전경.

비행기 타러 미술관 간다
지난 1월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이제 이곳을 이용하는 승객은 비행기 티케팅과 동시에 미술관 입장권을 덤으로 얻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미술관처럼 꾸민 공항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출입국 절차를 보다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2터미널에 전시한 작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출국장 진입부 양쪽 보이드 공간에 설치한 길이 18.5m의 푸른색 모빌 ‘Great Mobile’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미술가 자비에 베양(Xavier Veilhan)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위해 특별 제작한 커미션 작품이다. 자비에 베양은 이 작품을 위해 늘 분주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공항이라는 공간에 주목했다. 공항의 분주함과 달리 공기의 흐름을 따라 매우 느린 속도로 회전하는 모빌을 구현해 여행자들과시적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 것. 그는 이 작품을 소개하며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고려해 규모는 크지만 위압적이지 않고, 공간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또 “형태가 끊임없이 변하는 모빌의 특성이 각기 다른 상황이나 환경으로 이동하는 승객들의 모습과도 닮았다”고 덧붙였다.
자비에 베양의 ‘Great Mobile’을 지나 마주하는 작품은 지니 서의 파빌리온 프로젝트 ‘Wings of Vision’이다. 이 작품은 출국 심사대를 통과해 항공기 탑승구로 이동하는 약 1km 길이의 통로에 전시돼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구름을 모티브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한 이 작품은 총 19개의 상업 시설 외벽에 연속적으로 설치해 무빙워크를 타고 감상하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1층 입국장의 수하물 수취 구역에는 장시간 비행으로 지친 이들의 피로감을 날릴 수 있는 작품 ‘Bit Fall’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 출신의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율리우스 포프(Julius Popp)가 제작한 이 작품은 구조물 안쪽에 설치한 장치를 통해 수많은 물방울이 떨어지며 만드는 ‘단어’들을 보여준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위에서 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며 소멸되는 단어들의 움직임이 주는 시각적 효과와 함께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반복적으로 들리는 역동적인 사운드가 공항 이용객의 시각과 청각을 한 번에 사로잡는다. 단어는 총 9개국 언어로 표현되며, 공항 이용객들은 자신에게 친숙한 언어가 나타날 때까지 자연스레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이외에도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인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을 모티브로 제작한 김병주 작가의 ‘Ambiguous Wall’, 사계절 산수의 모습을 흰 벽면에 검은 구슬을 이용해 점묘화 형식으로 표현한 박태호 작가의 ‘빛과 그림자’, 터미널 외부 진입로에 설치한 이종경 작가의 ‘하늘을 걷다’, 1000개의 한글 자음과 모음을 형상화한 강희라 작가의 ‘Hello’ 등 다수의 미디어 설치 작품, 인터랙티브 형식의 체험형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의 서비스를 예술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소장품 수를 점진적으로 늘려 ‘미술관 인증’까지 받을 계획이라고. 이제 조만간 ‘비행기 타러 미술관 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게 될 것 같다.






6 서울로7017에 마련한 네이버문화재단의 ‘헬로! 아티스트’ 전시장.
7 지난 7월에 ‘헬로! 아티스트’ 전시장에서 열린 정혜련 작가의 <예상의 경계>전 전경.

당신만 모르는 서울 미술 이야기
서울시는 서울로7017의 개장과 함께 도시 공간에 신선한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서울은 미술관’이라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서울로7017 끝 지점과 연결되는 만리동광장에 지난 5월부터 설치한 강예진 건축가의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이 작품은 너비 25m의 대형 광학렌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관람객이 작품의 커다란 원형 테두리 안으로 직접 들어가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커다란 원형 구조물의 바닥은 지상에서 4m쯤 내려가 있는데, 관람객은 작품 아래에 있는 계단을 통해 더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 그곳을 걷거나 외부를 보며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야간엔 원형 구조물 아래 설치한 140개의 LED 조명이 작품 내부를 밝혀 마치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바라보는 작품이 아니라, 공간에 대한 경험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형식으로 예술에 대한 관람객의 수용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듯하다.
한편 네이버문화재단의 창작 지원 프로젝트 ‘헬로! 아티스트’의 전시 공간도 눈여겨볼 만하다. 헬로! 아티스트는 서울로7017에 위치한 전시 공간을 통해 작가와 관람객이 오프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지난해 7월 이우성의 <무게와 위트까지 연대기>(회화)를 시작으로 정혜련의 <예상의 경계>(설치), 김종범의 <평범한 것들이 만들어낸 새로움>(디자인)에 이어 현재 최윤석 작가의 전시 <낯선 나를 관찰하다>(영상·퍼포먼스)를 개최하고 있다(4월 1일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도 서울시가 주관하는 또 하나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오늘’을 진행 중이다. 시민 투표와 전문가 투표를 통해 각각 50%씩 의견을 반영해 당선작을 결정하는데, 제1회 당선작은 김승영 작가의 ‘시민의 목소리’로 스피커를 쌓아 올린 형태의 이 작품은 지난해 7월부터 서울광장에 6개월간 전시한 후 현재 서울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2회 당선작은 김신일 작가의 ‘우리의 빛’으로, 단어들을 조합한 형태의 4.5m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작품이다. 이 작품은 4월부터 11월까지 전시할 예정.
현재 서울과 인천에선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들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채민진(퍼스펙트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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