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새로운 중심지를 꿈꾸는 허드슨 야드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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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5

맨해튼의 새로운 중심지를 꿈꾸는 허드슨 야드

뉴욕 맨해튼의 분위기를 크게 바꿀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 독특한 건축과 프로그램으로 기대되는 아트 센터 더 셰드를 미리 만나본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허드슨 야드.

지금 뉴욕에선 미국 민간 부동산 개발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50억 달러(약 28조원)를 들여 11만2000m2(약 3만4000평)의 부지에 주거 단지, 쇼핑몰, 오피스, 호텔, 아트 센터, 문화 시설 등을 짓는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다. 허드슨 야드란 본래 뉴욕 맨해튼 28번가부터 42번가 사이, 8번 애비뉴부터 서쪽 허드슨강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곳은 그 가운데 30번가에서 34번가까지. 이곳이 맨해튼 한복판에서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던 것은 뉴욕 펜 스테이션을 오가는 철도 차량 기지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지역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1950년대부터 꾸준히 있었지만, 2010년에 들어서야 부동산 개발사 릴레이티드(Related)가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와 계약하며 비로소 실현될 수 있었다.






1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의 공공 조각 ‘Vessel’.
2 비요크의 신작 퍼포먼스 ‘코르누코피아’.

개발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첫 단계 이스턴 야드(Eastern Yards), 두 번째 단계인 웨스턴 야드(Western Yards) 순서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이미 마무리에 접어들어 주요 건물의 입주가 시작되었다. 한데 이 입주사의 면면이 매우 화려하다. 미국의 3대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자산 운용사 블랙록, 회계 법인 어니스트 & 영, 웰스파고 은행 등이 일찌감치 입주를 결정하면서 허드슨 야드가 곧 월스트리트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미디어 회사 타임워너, 패션 회사 코치와 화장품 회사 로레알도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오피스 빌딩에 약 4만 명이 근무할 예정이며, 주거 단지에 4000여 명이 이사해 올 것이란 예측이다. 많은 관광객 또한 이곳을 찾을 것이다.






더 셰드의 개관 기념 콘서트 ‘사운드트랙 오브 아메리카’를 제작한 문화인류학자 모린 매혼과 퀸시 존스, 스티브 매퀸.

자연히 이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나 레스토랑, 공원, 문화시설도 풍성하다. 백화점 니먼 마커스가 입점을 앞두고 있고, 토머스 켈러, 마사 다카야마 등 뉴욕 스타 셰프들이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다.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창이 이끄는 모모푸쿠 또한 들어설 예정인데, 사찰 음식을 배운 박은조 셰프가 운영을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빌딩 숲 사이로 조성되는 녹지 공간은 ‘허드슨 퍼블릭 스퀘어’라 불린다. 이곳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공공 조각 ‘Vessel’.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의 작품으로, 수백 개의 계단으로 연결된 15층 구조물은 벌집을 닮았다. 헤더윅은 “방문객이 정글짐을 오르내리듯 구조물을 자유로이 탐험하며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에스허르의 판화 속을 걷듯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 도달하면 허드슨강 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한편 예술을 사랑하는 뉴요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스턴 야즈에서 4월 5일 개관하는 아트 센터 더 셰드(The Shed)다. 이곳은 예술가들이 신작을 제작할 수 있는 예산과 환경 그리고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일 공간을 제공한다. 힙합과 같은 대중음악부터 클래식 음악, 회화, 문학, 영화, 연극, 무용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으며 이들 사이의 적극적인 협업을 유도한다. 뉴욕의 건축가 그룹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와 Rockwell Group이 함께 건축한 더 셰드는 갤러리와 극장, 크리에이티브 랩, 야외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흥미로운 건 야외 공연장을 감싸는 ‘셸(Shell)’이라는 독특한 구조물. 평소엔 껍데기처럼 건물 위에 얹혀 있다가 빌딩 바닥에 깔린 레일을 따라 옆으로 펼치면 건물과 연결된 거대 공연장으로 변모한다.






더 셰드의 건축 구조 렌더링.

더 셰드 개관 기념 프로그램은 이처럼 독특한 공간의 이점과 설립 취지를 최대한 살린다. 영화감독이자 예술가인 스티브 매퀸, 문화인류학자 모린 매혼, 가수 퀸시 존스가 함께 기획한 ‘사운드트랙 오브 아메리카(Soundtrack of America)’는 지난 100년간 미국의 흑인음악이 예술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는 대형 콘서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회화와 스티브 라이시,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이 만나는 ‘라이시 리히터 패르트(Reich Richter Part)’, 가수이자 아티스트인 비요크의 신작 퍼포먼스 ‘코르누코피아(Cornucopia)’도 준비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총 52인의 뉴욕 예술가가 2019년 봄부터 2020년까지 다양한 작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러 번 좌초한 끝에 실현된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 회사가 주도하는 개발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삶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다른 한편에선 허드슨 야드가 완공되면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 맨해튼의 임대료가 낮아지리라는 낙관적 전망과 각종 편의·문화 시설에 대한 기대가 감돈다.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며 허드슨 야드가 맨해튼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어쨌든 뉴욕은 야심만만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성공을 추구하며 건설해온 도시 아니던가. 허드슨 야드 또한 그러한 야심 찬 시도 중 하나로 뉴욕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황진영(Jin Coleman Art Adviso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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