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달리다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AUTOMOBILE
  • 2020-07-10

구름을 달리다

우아한 품격은 물론 솜사탕 같은 승차감을 선사하는 세 대의 세단.

AUDI A8 L 55 TFSI Quattro
아우디 세단의 특징은 절묘한 밸런스다. 스포티하면서 우아하고, 정숙하면서 다이내믹하다. 이 양면적인 줄타기가 아우디 세단의 매력이다. 독일 3사로 거론되는 타 브랜드에 비해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일부 평가도 있지만, 직접 경험한 운전자는 아우디의 절묘함에 빠지기 마련이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용해도 아우디가 만들면 다르다. 플래그십 세단 A8 역시 거의 모든 면에서 절묘하고 적절하다. 4세대 A8 세단은 완전 변경 모델이다. 길이 5310mm, 넓이 1945mm, 높이 1495mm로 전 세대보다 덩치를 키웠다. 동급 다른 모델에 비해 달리지 않는 수치지만, 육중하거나 과한 느낌은 없다. 적절한 웅장함이 느껴지는 건 차량 곳곳을 가로지르는 직선의 활용 덕이다. 그러나 전면 싱글 프레임 그릴에선 여전히 기함 세단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아우디의 자랑인 빛의 기술 역시 HD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속에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4세대 A8은 ‘스포츠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 적용했다. 전면 범퍼는 알루미늄 블레이드 소재를 사용했고, 후면엔 허니콤 인서트로 마감해 스포티함을 추가했다. 뒷좌석에 타는 오너든 직접 운전대를 잡는 30~40대 유저든 모두에게 어울릴 법하다. 실내는 과하지 않으면서 영리하다. 물리 버튼 대부분을 없앴지만 햅틱 피드백 타입의 터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 모두를 만족시킨다. 전 좌석에 마사지 시트를 적용했고,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태블릿 PC를 채택했다. 단순히 고급스러운 대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고려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승한 차량은 A8 L 55 TFSI 콰트로 모델로 3.0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대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51kg・m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5.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제원상으로도 뛰어나지만, 체감하는 민첩성과 변속의 기민함은 그 이상이다. 좁은 구간에서 충격을 최소화하며(무게감도 가볍다) 뛰쳐나가고, 코너에선 불편함 없이 밀림을 방지한다. 무엇보다 에어 서스펜션의 우월한 성능이 대단하다. 조금 과장을 보태 ‘구름 위를 달리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100km 넘는 구간에서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고속 주행 시 더욱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 에디터 조재국




MASERATI  Ghibli S Q4 Ribelle
모든 재화는 수량이 적을수록 값어치가 나간다. 마세라티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은 전 세계 30대 한정 판매하는데, 그중 절반이 우리나라 소비자 몫이다. 2년 전 기블리 네리시모 에디션은 국내에 20대 들어왔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무려 450대나 만들었다. 희소성만 놓고 보면 리벨레 에디션이 더 높다. 이러한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은 그란스포트 트림을 가져다 차체 곳곳을 까맣고 빨갛게 만들었다. 또 사이드미러 캡, 문고리, 필러와 스포일러에 카본을 사용해 고성능 이미지를 더했다. 기본형인 기블리 리벨레와 출력이 더 높은 기블리 리벨레 S Q4로 나뉘는데, 시승차는 후자다. 두 모델 간 구분은 휠로 할 수 있다. 기본형은 휠 스포크에 빨간 줄을 넣어 티를 냈지만, 시승차는 커다란 20인치 14 스포크 휠이 들어갔다. 내부는 가죽이 ‘검빨’ 투톤이라 화려하다. 또 바깥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과 패들 시프트, 센터스택을 온통 카본으로 둘렀다. 파워트레인에는 변화가 없다. V6 트윈 터보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430마력의 최대출력과 59.2kg・m의 최대토크를 내는데, 움직임은 신경질적이지 않다. 준대형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넘치는 힘에서 비롯한 여유로운 주행 성능이다. 상시 네 바퀴 굴림 방식이지만 출발, 오르막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뒷바퀴에 힘이 쏠린다. 이 또한 고급스러운 질감에 한몫한다. 시장에서 기블리는 메르세데스-벤츠 CLS 클래스, BMW 5시리즈 상위 모델, 아우디 A7과 부딪친다. 독일 프리미엄 3사에서 성능, 스타일링 그리고 브랜드 내 포지션까지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싸움이다. 우위에 있는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달리는 맛이다. 앞서 준대형 세단이라 했지만, 엔진을 고회전으로 돌려가며 꼬부랑길을 달릴 때 기블리는 한 체급 작은 차처럼 움직인다. 낮게 자리 잡은 V6 트윈 터보엔진 덕에 차의 무게가 땅바닥에 붙은 듯하고 앞뒤 무게 배분도 중립에 가깝다. 흥미로운 점은, 1・2열 옆에 쓰인 이중 접합 유리의 두께다. 최근 만난 차 중 가장 두껍다. 그 탓(?)에 실내로 유입되는 배기음이 상당히 적다. 머플러에서 터지는 우렁찬 배기음을 제대로 들으려면 창문을 4분의 1쯤 열고 달려야 한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저렴한 유지비다. 최초 구입자는 마스터 케어 플랜을 통해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 등 총 10종의 소모품을 평생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처음 1년간은 차의 외관 손상 수리비도 무상이다(1년 또는 1만2000km 선도래 조건, 300만 원 한도).
- 이재림(자동차 칼럼니스트)




CADILLAC CT6
CT6는 오묘한 자동차다. 전장이 5.2m에 육박하는데도 운전대를 손에 쥐고 가속페달 위에 발을 올리면 대형 세단인지 의심될 만큼 날렵하고 스포티하다. 보통 대형 세단은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캐딜락의 접근 방식은 꽤 독특하다. 언더 보디를 13조각의 고압 다이캐스팅 알루미늄으로 짜맞춰 무게를 줄였다. 민첩하고 단단한 차체는 자성으로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떠받친다. 여기에 네 바퀴 굴림이지만 뒷바퀴 굴림차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핸들링 성능 덕분에 크기와 무관하게 경쾌하고 캐딜락답지 않게 견고하다. 핸들링 반응에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잘 매만진 승차감은 마냥 푸근하고 무르기만 하던 미국차의 편견을 완전히 지워버린다. 이렇게 유쾌한 달리기 성능을 갖춘 대형 세단은 흔치 않다. 게다가 뒷바퀴를 조향해 회전 반경을 줄이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다. V6 자연흡기 엔진은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꾸준한 힘이 장점이다. 회전을 높일수록 힘이 차곡차곡 쌓이는, 선형적 반응에 몸과 귀가 즐겁다. 여기에 맞물린 10단 자동변속기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때 낮은 단수를 움켜쥐고 있다가 정속 주행이 가능한 상황이 오면 재빨리 기어를 올려 연료 효율을 높인다. 주행하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견고한 섀시다.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실내가 평온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구성 요소가 넓고 간결한 대시보드는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하고, 전반적 디자인과 장비 배치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캐딜락의 이전 모델과 같다. 커다란 외관과 달리 실내 체감 공간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뒷좌석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앞뒤 좌우 어느 곳 하나 답답한 구석이 없어 쇼퍼드리븐카로서 가능성까지 챙겼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다리 공간이 넉넉하고, 플래티넘과 스포츠 플러스 트림을 선택하면 넉넉하게 뒤로 눕는 냉난방 전동 시트, 전용 에어컨, 1열 헤드레스트에 달린 엔터테인먼트 모니터, 마사지 기능 등이 더해진다. 고작 E 클래스 가격으로 S 클래스나 7시리즈를 타는 기분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좋은 기능만 넣은 것도 아니다. 실내 인테리어, 마감 소재에도 신경 쓴 티가 역력하다. 그렇다고 값비싼 치장을 한 것은 아니다. 너무 화려하거나 튀지 않게 적절한 소재가 적절한 곳에 쓰였고, 고급 가죽과 원목으로 둘러싸인 12인치 풀 컬러 디지털 계기반처럼 전통 제작 방식과 최신 기능의 어우러짐도 가히 독보적이다. 계기반은 디지털 타입으로 3개의 정보 영역으로 나눠 표시한다. 운전대 스포크 위에 있는 조절 장치로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설정할 수 있다. 나이트비전 시스템도 계기반을 통해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건 CT6에 들어간 안전 기술이다. 안전 기술이 적절하게 작동되면 좋을 테지만, 문제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데 있다. 차선 변경이나 주차를 하던 중 갑자기 차를 세우는 오토 브레이킹 기능 때문에 주행과 승차 환경이 불편하다.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이만한 크기와 성능, 기능이라면 가성비만큼은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을 거다.
- 김선관(<모터트렌드> 기자)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디자인 김수진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