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순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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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6

여유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순간

㈜디자인 스튜디오의 유성열 디자이너와 나눈 진정성 있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

유성열 디자이너.

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에 가면 번뇌와 망상의 파도가 멈추고 평온한 바다처럼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는 공간 디자인의 영향이 크다. 정적인 분위기의 화강암 바닥, 목재를 격자 패턴으로 시공해 입체감을 살린 로비 천장, 자연석을 그대로 쌓아 만든 리셉션 벽면, 따뜻한 느낌의 황석을 사용한 객실 파티션까지 순수한 자연 재료를 활용한 인테리어가 대자연의 품에 안긴 듯 평온함을 전한다. 일반적 호텔이 아닌, 심신을 가다듬는 활동에 참여하며 지친 삶을 재충전하는 이곳의 이념과 가치를 공간 디자인에 오롯이 담아낸 것. 공간의 본질을 꿰뚫는 힐링 디자인은 국내 최고 인테리어 회사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스튜디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김종호 대표와 함께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의 디자인 설계를 맡아 실력을 인정받은 숨은 주역은 바로 ㈜디자인스튜디오 본부장 유성열 디자이너다.





위쪽 오크밸리 리조트의 레스토랑.
아래쪽 생각공장 브랜드 홍보관.

현대건설의 THE H 아파트, 부산 송도 호텔, 생각공장 브랜드 홍보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 빌라, 오크밸리 리조트 등 최근 ㈜디자인스튜디오의 주요 프로젝트를 디렉팅한 주인공이다. 공간 디자인 개발과 설계 분야에서 20여 년간 경력을 쌓은 그는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단어를 신중하게 골라 답변하며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진중함을 드러냈다. 유성열 디자이너는 체계적 조직에서 일을 배우고 싶은 열망이 커 ㈜디자인스튜디오에 입사했다. 그는 디자이너의 중요한 직무 중 하나인 클라이언트와의 원활한 소통을 중시한다. 디자인의 방향성, 시공 계획과 디테일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소통이 이루어져야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모두 만족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에게 ‘That’s Enough’를 강조합니다. 프로젝트나 목적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정선을 찾아가는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해요. 클라이언트가 더 힘을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해도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면 말리는 편이죠. 업무적 단점이나 약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함께 상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객의 신뢰를 얻는 거죠.” 실제로 하나의 프로젝트에는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외에도 많은 관계자가 참여하며 저마다 입장을 표명한다. 유성열 디자이너는 여러 사람의 주장을 최대한 흡수하고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예측하며 디자인 설계를 하는 편이라고 덧붙인다.
클라이언트와의 진실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스튜디오는 상업 공간뿐 아니라 주택과 호텔, 리조트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금껏 이곳에서 디자인하고 시공한 프로젝트가 대중의 공감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공간에 투영하는 덕분이다. 하지만 유성열 디자이너는 회사 포트폴리오와 상관없이 유연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요즘 입사한 젊은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회사의 정해진 틀을 기준으로 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저울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난해 오픈한 생각공장 브랜드 홍보관이 디자인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경우다. ‘생각공장’이라는 직관적 브랜드 네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재미있는 생각으로 관람객을 참여시켜 소통하는 공간 플랫폼 관점에서 디자인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건축적 프레임 안에 쇼룸과 홍보관 등의 공간을 채우면서도 비어 있는 보이드 공간 또한 상상의 영감과 가능성을 담은 플랫폼으로 계획해 큰 호응을 얻었다.





위쪽 현대건설 THE H 아파트의 휴게 공간.
아래쪽 부산 송도 호텔 수영장.

그렇다면 유성열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철학은 무엇일까? “공간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탐구, 그리고 진정성 있는 디자인이죠.” 예를 들어 상업 공간이라면, 시간을 소비하며 새로운 경험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건을 사는 행위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상업 시설의 본질이 더 이상 제품 구입 장소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주거 시설을 디자인할 때는 여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여유로운 공간을 구획한다고. “주거 공간의 성격을 규정짓지 않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6×6m 사이즈의 거실을 만들고 그 옆에 하비 룸과 게스트 룸을 배치해 구역을 나누는 대신 10×10m 사이즈의 큰 거실을 하나 만드는 거죠. 무빙 월 같은 장치를 두어 거주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요.” 집이란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가전이나 가구를 선택할 때도 심혈을 기울인다. 특히 주방 가구는 독일 명품 브랜드 지메틱 제품을 최고로 꼽는다. “몇몇 가구 브랜드는 전통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디자인적으로 발전이 없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지메틱은 다르죠.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전통성과 기능성, 실용성을 유지하는 브랜드예요. 공간 디자인과 자유롭게 매치할 수 있는 다양성도 지녔고요. 개인적으로 지메틱 뷔페장을 선호합니다. 전통적 주방 수납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으로 빌트인 제품이 아니라 활용도가 높고, 어느 공간에 두어도 조화롭게 어울리는 매력을 지녔죠.”
레저와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프라이빗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리조트나 호텔 프로젝트에서 소규모 다중 시설을 구획하고자 하며,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고급 아파트의 경우 편안하게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부대시설에 더 신경 쓰는 유성열 디자이너. 새로운 공간이 쉽게 생겨나고 또 쉽게 없어지는 요즘, 공간의 본질뿐 아니라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 소통과 배려 그리고 진정성을 중시하는 그의 ‘착한’ 디자인이 앞으로 대중의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리라 기대해본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이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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