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우리가 주목해야 할 얼굴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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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3

2022 우리가 주목해야 할 얼굴

배우 윤찬영, 영화감독 최하나, 스타일 디렉터 락타는 2022년 우리에게 각인될 이름이다.

체크 코트와 셔츠 모두 Berluti.





실크 셔츠와 팬츠, 버킷 해트 모두 Berluti, 부츠 8 by YOOX.

 Actor 
난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에요, 윤찬영

윤찬영은 진중하다. 카메라와 낯선 스태프 앞에서도 긴장한 것을 들키지 않는다. 깍듯한 태도와 낮은 목소리, 느릿한 말투가 얼굴에 남아 있는 앳된 인상을 희석한다. 2001년생으로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마마>·<육룡이 나르샤>·<의사 요한>·<당신의 부탁>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참여했다. 그에게 아역 시절부터 쌓인 내공이 있다면 그것은 연기의 기술보다는 연기에 임하는 태도나 자세에 관한 것이다. 윤찬영에게 연기는 ‘평생 할 일’이고, ‘배우 이전에 사람이 되겠다’던 선배들의 말에 동의한다. 촬영장에서 작품을 위해 애쓰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연기 외적으로도 배우의 행실이 현장 분위기에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배웠다.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나이다. 윤찬영이 요즘 빠져 있는 것은 연기와 축구. “현장 나가는 날에는 촬영하고, 쉬는 날에는 연기 연습을 하거나 축구를 해요. 그것밖에 없어요. 꿈에 다가가기 위해 발전하고 성장하는 재미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머쓱한 웃음에서 꾸밈없는 솔직함이 전해졌다. 그런 그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은 바로 까르띠에 손목시계. 성인이 되어 직접 번 돈으로 산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좋은 배우,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의 귀함을 아는 선택인 듯하다.
새해 첫 달, 윤찬영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함께한 또래 배우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은 것은 물론,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한 기회를 만들어준 작품이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연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아끼지 않고 덤벼든, 그야말로 뼈를 깎는 듯한 경험을 했다니 말이다. 점점 소년 티를 벗고 있는 그가 탐내는 배역은 어떤 것일까? “깊은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극악무도한 악역도요. 그런 연기로 느끼는 바가 또 있겠죠. 여러모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네요.”





재킷 Moonsun, 프릴 블라우스와 레더 팬츠 모두 Braunt,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의자 Colos.

 Film Director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최하나

<애비규환>(2020)은 똑 부러지는 5개월 차 임신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이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코믹 드라마다. 최하나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쓴 시나리오가 영화진흥위원회 장편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세상에 나왔다. “정치 비리 같은 큰 사건보다는 친숙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자연스레 제 주변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눈길이 갔죠. 한데 영화를 만들수록 평범한 주제가 오히려 다루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나 아는 가족에 대해 저만의 설득력 있는 답을 해야 하니까요.” <애비규환>은 이혼이나 재혼 등 다소 민감한 소재를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그려내 가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 토일이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누구네 엄마 아빠가 이혼했다며 호들갑을 떠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토일은 그냥 씩 웃죠. 그게 사실은 자기 일이거든요. 저는 그 웃음이 이 영화의 표정이었으면 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여러 장소를 탐방하며 영감을 얻는다는 그녀. <애비규환>에서 토일이 자신의 결정을 뒤엎는 장소인 배드민턴장도 그렇게 발견했다. “배드민턴은 둘이 하는 운동이잖아요. 토일이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맞은편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비규환>의 극장 개봉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관객과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는 그녀는 지난 3월부터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최하나, 장성란의 희극지왕>이라는 오디오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매주 코미디 영화 한 편을 선정해 수다를 떠는 형식. “영화를 보고 왜 그 장면이 흥미로웠는지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이러한 재미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공부도 많이 됩니다.” 최근 새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는 그녀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뭉뚝하고 무난한 영화보다는 뾰족한 구석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떠안듯 일을 맡기보단 내가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죠. 웃음을 주면서도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영화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곁에 찾아올 ‘최하나표’ 이야기를 기대해보자.





플리츠 원피스 Valentino by Yoox.com,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Style Director 
매력적인 탐미주의자 허지인, 락타

K-팝 아티스트의 비주얼에 전반적으로 관여하면서 패션·헤어·메이크업 등 시각적 부분에도 의견을 내는 스타일 디렉터 허지인은 현재 활동명이 있다. 바로 락타. “무슨 뜻인지 한번 맞혀보세요!” 그녀는 천진하게 웃으며 에디터에게 과연 무슨 대답이 나올지 궁금해 죽겠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록스타에서 온 걸까? 조심스럽게 답을 내봤지만, 결과는 땡! “제가 20대 초·중반에 ‘바주카포’라는 DJ그룹에서 활동했어요. 활동명이 필요했는데, 어떤 게 좋을까 몇 날 며칠 고민하다 ‘타락 천사’를 거꾸로 뒤집어 ‘4001 락타’로 하면 중성적이고 좋겠다 싶더라고요. 좀 유치한가요?(웃음) 그러다 이제는 ‘락타’로 줄여서 쓰고 있습니다.”
원래 패션 디자인을 전공할 만큼 어릴 때부터 스타일에 대한 욕심이 대단했다. 그런데 현재는 패션 디자인 쪽으로 나가지 않고 대형 K-팝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글로벌 남자 아이돌 그룹을 전담 마크하고 있다. “저는 삶에서 ‘탐미’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의 기준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어쨌든 각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거죠. 패션은 한 분야일 뿐이잖아요. 저는 조금 더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자신의 일을 통해 한 사람의 아름다움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싶다. “우리나라 K-팝 산업이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명확한 컨셉이 있고 이에 맞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마디로 컨셉추얼한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아요. 레퍼런스를 위해 외국의 이미지를 검색하다 보면 오히려 아이돌의 모습을 많이 차용하는 게 보여요. 그럴 때면 제 일에 책임감을 느끼죠.”
‘명랑하지만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한 락타는 사람 많고 음악 소리가 쿵쿵 울려대는 곳에서도 편안함을 느끼고 상황을 즐길 줄 알지만, 혼자 책 읽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녀는 비주얼과 스타일링의 영감을 주로 텍스트에서 얻는다. “어릴 때부터 만화광이었고, 소설책도 좋아했어요.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가의 민음사 총서를 모으고 있어요. <소년>이란 책 중 ‘문신’이란 작품에서 최근 스타일링의 단초를 얻기도 했죠.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할지 등 매우 구체적으로 상상하는데, 스타일을 디렉팅할 때 도움이 많이 돼요.”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그녀의 다음 스텝은 아직 정의되지 않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구체화하는 것. 또 이를 어찌 이룰지 상상하는 것. 패션과 스타일링에서 시작된 그녀의 탐미 본능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황제웅(jewoong@noblesse.com),이가진(프리랜서)
사진 안지섭
디자인 류미나
헤어 윤성호
메이크업 박이화
스타일리스트 현국선
어시스턴트 심규리, 인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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