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농부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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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주말 농부

주말, 슈트를 벗고 농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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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스타트업 대표, 서종효
‘희망토’는 서종효 대표가 대학교 재학 시절 만든 텃밭 동아리 이름이자 현재 경영하는 스타트업 사명이다. 희망토가 하는 사업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농업 교육 사업, 둘째는 농장 운영・개발, 셋째는 스마트 팜이다. 농업 교육 사업은 어린이 체험 교육과 청년 농업인 육성 교육과정, 그리고 도시 농부 교실을 포함한다. 농장 운영・개발 사업에는 1년 동안 도시민에게 땅을 분양하는 주말농장 운영, 계절별로 농장을 체험하는 체험 교육 농장 운영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팜은 양액을 뿌리에 직접 분무해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면서 식물에 양분을 공급하는 에어로포닉, 즉 분무 재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람들에게 농장을 분양하고, 업과 취미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서 대표에게 성공적 주말농장 운영 팁을 물었다. “작물은 애정을 주는 만큼 자랍니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많은 관심과 노력이 결국엔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서 대표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기아 문제에서 출발했다. 식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농사를 떠올린 것. 그때 싹튼 농업에 대한 애정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희망토는 첫 시작점처럼 궁극적 목표에 굶주림 문제의 극복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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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도시 농부, 박선홍
햇수로 12년째 만렙 농부인 박선홍은 에세이와 요리책 작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천연 발효빵 베이킹 연구가 등 명함이 다양하다. 오랜 시간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지칠 무렵 우연히 주말농장을 시작했고, 각종 작물을 재배하며 활력과 영감을 얻었다. 농부에게 골칫거리인 잡초를 관리하는 데도 능숙하다. “예전엔 끊임없이 자라는 잡초를 뽑느라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얼마나 잘 자라는지 제 키만큼 크는 것도 수두룩해요. 그런데 잡초가 땅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사이사이에 공간을 만들어주고, 공기와 물 순환을 원활하게 한대요. 그 사실을 알고 나선 애써 뽑지 않고 자르기만 해요. 자른 잡초를 그 위에 뿌려두면 잡초가 덜 올라오거든요.” 직접 키운 채소로 요리하는 그가 꼽은 최고 메뉴는 당근잎 부침개와 콜라비 사과 샐러드다. 특히 당근잎 부침개는 보통 잘 쓰지 않는 당근잎까지 사용한 요리인데, 잎을 넣으면 향긋함이 배가된다. 박선홍은 미생물 농약을 쓰는 유기농 농부로, 약을 치지 않고 키운 채소는 식감과 향이 살아 있고 보관 기간도 길다. “오팔 바질, 와일드 루콜라 등 더 많은 허브 종류를 재배해 다양한 허브 요리를 알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그는 주말마다 농장을 가꾸며 건강한 레시피 전도사로 활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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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넘치는 밭, 금강석
금강석은 중학교 체육 교사로 몇 해 전 동료 교사와 결혼했다. 테니스 등 구기종목을 즐기는 자신과 달리 과학을 전공한 아내는 식물 재배에 관심이 많았다. 함께할 수 있는 취미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주말농장. 사실 부부는 집과 가까운 거리의 농장을 분양받아 오도이촌이 아닌 칠도칠촌 생활을 한다. 농장이 근거리에 있다 보니 반려동물을 키우듯 잘 자라는지, 시든 작물은 없는지 자주 들여다보고 관심을 쏟는다. 처음 밭을 갈 땐 힘들지만, 애정을 담아 가꾼 밭에 열매가 처음 맺힐 때의 기분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특히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고추나무에 꽃이 핀 후 방아다리라는 첫 열매가 맺히기 시작할 때다. 아내가 따는 것을 망설일 정도로 작고 소중한 열매지만, 방아다리를 따주어야 그다음 열매가 튼튼하게 잘 자란다. 농장을 관리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는 일상과 학교에서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시든 꽃을 보면 남일 같지 않고, 산불이 난 것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아프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때로 힘에 부쳐도 쉽지 않게 양육한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걸 헤아리면 다시금 아량이 넓어진다. 언젠가는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며 조그마한 땅에 집을 짓고 소박한 농장을 가꾸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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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이촌에 진심인, 임청산
일반적으로 ‘주말 농부’ 하면 밭 주인에게 땅을 분양받아 취미 삼아 농장을 일구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농지를 매입해 농막을 지은 뒤 매주 거르지 않고 농장으로 향하는 주말 농부도 있다. 임청산은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인 강화도에 100여 평의 농장을 꾸렸다. ‘땀 흘리며 흙을 만지고 햇빛을 마음껏 쬐고 싶다. 일이 끝나면 막걸리나 와인 한잔하고 싶다. 저녁에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를 농장으로 이끌게 한 상상이다. 현재 마음속으로 그리던 모든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 주말 동안 농사꾼으로 살며 자연에서 느끼는 행복은 수치화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열정적인 오도이촌 농부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예상외 답변을 내놓는다. “저는 농장을 보살피는 게 쉬는 거예요. 오히려 주말농장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곤 하죠.” 작고한 그의 어머니는 8000평가량의 꿀 농장을 운영한 선배 농부였다. 콘텐츠 미디어 회사에서 일하는 그가 일상에 권태를 느껴 농지 매입을 고민할 때, 어머니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야지 뭘 고민하느냐. 그냥 저질러라”라고 조언했다. 어머니의 격려는 아직도 마음에 남아 힘을 북돋워준다. 주말농장을 하고 싶어도 망설이는 이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과감히 저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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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 그 사나이, 김성훈
온라인 마케팅 회사 대표 김성훈은 평일엔 회사로, 주말엔 부모님의 포도 농장으로 향한다. 그에게 포도 농사란 어린 시절 용돈벌이를 위해 싫어도 해온 일이자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주말 일정이다. 농사는 안 하는 게 최고라고 외치면서도 수확철에는 휴가까지 내며 포도밭으로 향하는 그는 영락없는 주말 농부다. 농장 가꾸는 일이 삶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가장 좋은 점은 잡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거예요. 몸은 고되도 정신은 어느 때보다 맑아지거든요”라고 답한다. 농업이 본업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 묻자, “포도는 한 나무에 많은 열매가 열리지만, 자라는 대로 두면 맛이 없어져요. 가지를 쳐주고 적정량의 열매만 남겨두는 등 계속 신경 써야 맛이 제대로 들죠. 제가 하는 일도 그래요. 손이 많이 갈수록 성과가 좋아져요”라고 말한다. 얼마 전 그는 농지를 매입했다. 자신이 느낀 수확의 기쁨을 다른 이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기 때문. 씨를 뿌리고, 열매를 키우고, 직접 따는 농사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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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린이의 꿈, 조인우
신체와 운동에 관심이 많아 작업치료사, 필라테스 자격증 등을 보유한 조인우는 지난해부터 삶에 활동적인 일을 하나 더 추가했다. 우연찮게 방문한 장모님의 주말농장에서 시작한 농사가 그것. 장모님을 도와 넓은 토지에서 대추・들깨・오이・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면서 농사에 재미가 붙었다. “농사일을 할 땐 확실히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게 돼요. 삽질을 하거나 무거운 걸 옮길 땐 허리를 많이 쓰는데, 하다 보니 무리가 안 가도록 몸을 쓰는 요령이 생겼어요.” 평소 비즈니스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탁 트인 논산 밭에서 자연 풍경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해소한다. 무엇보다 유기농 블루베리를 마음껏 따먹을 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 “그때그때 먹고 싶은 걸 심고 키워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마트에서 유기농 채소나 과일은 비싸잖아요. 그걸 밭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워요.” 그는 주말농장을 추천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편으로는 농사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다. “전 아직 갈 길이 먼 농린이지만 경험치를 쌓아 내년에는 큰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를 키워보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와 나무가 함께 커가는 모습을 본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에디터 김지수
사진 정태호
헤어 & 메이크업 하나
스타일링 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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