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공방 컬렉션의 비하인드 신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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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5

샤넬 공방 컬렉션의 비하인드 신

le19M에서 펼쳐진 샤넬 2021/22 공방 컬렉션.

샤넬은 2002년을 시작으로 매년 공방 컬렉션(Metiers d'Art)을 전개하며 장인정신이 담긴 특별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트위드, 자수, 투톤 슈즈, 커스텀 주얼리, 플리티드 패브릭, 모자와 까멜리아에 이르기까지. 하우스를 상징하는 모든 미적 요소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를 필두로 한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에 의해 끝없이 재해석된다. 그리고 이는 유서 깊은 공방과 장인의 손끝에서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지난 2021년 12월, 샤넬의 2021/22 공방 컬렉션을 개최한 장소는 여느 때보다 특별했다.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Rudy Ricciotti)가 설계한 복합 공간 le19M이 배경이 된 것. 2021년 문을 연 이곳은 가브리엘 샤넬의 시대부터 현재까지 샤넬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여러 공방이 한데 모여 있는 건물이다. 다시 말해 공예의 전통을 보존하고 개발해 이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고자 하는 하우스의 의지가 담긴 공간. 샤넬이 소유한 40여 개 공방 중 11곳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장인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해 창의적 결과물을 내놓는다. le19M의 숫자 19는 해당 건물이 위치한 파리 19구와 가브리엘 샤넬의 생일을 상징한다. 하우스의 심장과도 같은 이곳에서 선보인 컬렉션을 두고 버지니 비아르는 “매우 메트로폴리탄적이면서도 섬세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찬찬히 그리고 자세히 살펴볼수록 각 아틀리에가 구현한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가 구체적인 면면으로 드러난다. 일례로 컬러 비드로 수놓은 스웨트셔츠 슬리브를 적용한 트위드 재킷은 자수 및 트위드 공방인 르사주(Lesage)가 보유한 두 가지 기술(savoir-faire)을 결합한 작품이다. “자수는 건물 구조 그 자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실버 시퀸을 사용한 그래픽적 자수는 몽텍스(Montex) 공방이 담당했죠”. 그 밖에 금세공 공방 구쌍(Goossens)이 만든 골드 메달리온, 사자 장식을 포함한 여러 비잔틴 스타일 주얼리, 메종 미셸(Maison Michel)에서 제작한 트위드·펠트 소재 모자, 신발 공방 마사로(Massaro)의 전문 기술을 녹여 디자인한 투톤 슈즈, 깃털과 꽃 장식 공방 르마리에(Lemarie)와 플리츠 공방 로뇽(Lognon)의 전통적이며 현대적인 기술까지. 모두 이번 공방 컬렉션을 예술적으로 완성해낸 주인공이다.









MONTEX
신소재와 독창적 모티브의 조합을 통해 기발하고 창의적인 자수를 선보이는 몽텍스는 1939년 설립 이후 2011년 샤넬 공방에 합류했다. 손바느질, 뤼네빌(luneville) 크로셰 등 다양한 기법과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코르넬리(Cornely) 기계를 사용해 완성한 엠브로이더리는 극도로 정교한 동시에 모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들만이 구현할 수 있는 다중적 형태의 자수는 샤넬 컬렉션을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요소다. 이번 공방 컬렉션을 위해 버지니 비아르는 le19M 외관에서 영감을 받은 실버 자수 제작을 몽텍스에 의뢰했다. 그 결과 전체를 시퀸으로 덮은 화려한 칼라 디테일의 매스큘린 오버코트가 탄생했다. 이 자수 장식은 플로럴 기퓌르 레이스를 바탕으로 뤼네빌 크로셰 기법 및 바느질을 통해 완성한 것으로, 총 3600개 이상의 시퀸(플랫한 시퀸 1460개와 작업 전 손으로 일일이 접은 시퀸 2150개)을 사용했고 총 55시간 소요되었다고. 소매와 수술 장식(braids) 전체를 2만150개의 시퀸으로 뒤덮어 깃털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연출한 롱 트위드 코트 역시 이와 동일한 공정을 접목한 것으로, 총 248시간에 걸쳐 작업한 결과물이다. 그 밖에 또 다른 의상에서도 실버 모티브를 통해 유기적인 동시에 추상적인 기하학 형태를 표현했다. 절제된 블랙 트위드 재킷의 밑단과 셋업 팬츠의 발목 부분(각 80시간의 자수 작업 소요), 시그너처 카디건에 매치한 두 가지 티어드 스커트(최대 2만750개의 시퀸을 사용해 120~225시간 작업)가 대표적 예다. 한편 가브리엘 샤넬이 연출한 액세서리 레이어링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색적 장식도 찾아볼 수 있다(그녀는 커스텀 주얼리에 화인 주얼리를 믹스하는가 하면, 양손에 대칭으로 커프 브레이슬릿을 착용하는 등 대담한 스타일링을 즐겼다). 황토색 니트 앙상블과 특별한 텍스처를 더한 울 자카드 소재의 커다란 케이프 사이에 입은 트위드 볼레로 재킷을 살펴보자. 양쪽 소매에 장식한 극도로 화려한 9개의 트롱프뢰유 실버 브레이슬릿은 실제 주얼리가 아닌 코르넬리 기계 및 바느질로 구현한 자수 장식이다. 트위드, 레더 텍스처의 유광 패브릭, 크리스털, 체인, 스터드, 튜브 등 다양한 소재를 혼합해 105시간 넘게 걸려 완성한 것. 물론 룩뿐 아니라 핸드백과 작은 액세서리에서도 몽텍스 장인의 손길을 찾아볼 수 있다. 시퀸과 크리스털 바게트, 크리스털 큐브, 큐빅 등을 장식한 미니백과 11.12백, 그물망 위에 스트라스 2520개를 일일이 바늘로 수놓은 까멜리아 모티브의 브로치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MASSARO
1894년에 설립한 유서 깊은 슈즈 공방 마사로는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를 위한 맞춤 구두를 제작해왔다. 공방을 이끌던 창립자의 손자 레몽 마사로(Raymond Massaro)가 가브리엘 샤넬을 위한 투톤 슈즈를 고안한 것을 계기로 1957년 하우스와 인연을 맺는다. 2002년 샤넬 공방에 합류한 이들이 매 시즌 오뜨 꾸뛰르 및 공방 컬렉션을 위해 선보이는 모든 신발은 수작업으로 제작해 매우 편안한 동시에 우아해 보인다. 이번 공방 컬렉션을 위해 마사로는 아이코닉한 투톤 슈즈의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9.5cm 힐을 더한 염소 가죽 소재의 메리제인 하이힐은 베이지·그레이·버건디·네이비블루 컬러로 전개해 런웨이 위 다채로운 컬러 셰이드와 실루엣에 녹아들었다. 새로운 디자인은 가브리엘 샤넬의 투톤 펌프스를 참고해 토 부분에 다크 그레이 컬러 포인트를 가미하기도 했다. 슈즈 옆면의 더블 C 로고와 매끈하게 깎은 메탈 버클 등 작은 디테일에서도 섬세한 미학과 전문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GOOSSENS
950년에 설립한 금세공 공방 구쌍의 창립자 로베르 구쌍(Robert Goossens)은 꼼꼼한 솜씨와 함께 정밀한 비율로 빚어낸 완벽한 오브제로 명성을 얻었다. 조각과 금세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출중한 기술력으로 가브리엘 샤넬을 사로잡은 그는 1954년부터 하우스를 위해 비잔틴 스타일의 주얼리를 창작했으며, 훗날 캉봉가 31번지에 위치한 샤넬의 아파트 가구 일부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아틀리에 구쌍은 샤넬 공방에 속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창립자의 유산을 계승하며 하우스의 상상력에 부응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에서 구쌍은 스카프와 진주 목걸이를 한 가브리엘 샤넬의 옆모습을 새겨 넣은 메달리온을 소재로 벨트와 네크리스, 이어링 등에 이르는 다양한 커스텀 주얼리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중 가장 특별한 것은 체인으로 이뤄진 타이 형태 메탈 & 레더 네크리스.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메달리온이 달린 네크리스는 일렉트릭 블루 컬러의 트위드 & 새틴 스커트 착장에 매칭해 스타일링에 힘을 더했다. 한편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샤넬 여사가 사랑한 비잔틴 주얼리에서 영감을 얻은 두 번째 테마의 시리즈도 선보였다. 앰버 레진으로 장식한 골드 메탈 브로치, 기다란 십자가 모양 펜던트, 볼드한 멀티 카보숑 컷 세팅의 네크리스와 이어링 등이 그 결과물이다. 세 번째 주제는 가브리엘 샤넬의 심벌인 ‘사자’로 향한다(사자자리인 그녀에게 언제나 무한한 영감을 불어넣은 사자 형상은 트위드 슈트의 버튼, 커스텀 주얼리, 화인 주얼리 등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하우스의 창작물 곳곳에 등장한다). 구쌍 장인들의 노하우가 십분 발휘된 정교한 사자 모티브 장식 네크리스, 커프 브레이슬릿, 이어링, 시그넷 링, 초커, 체인벨트 등을 만날 수 있다.











LEMARIÉ
1960년대부터 샤넬을 상징하는 핸드메이드 까멜리아꽃을 제작해온 르마리에 공방. 1880년에 역사를 시작한 이들은 1996년 샤넬 공방에 합류한 이래 핵심 파트너로서 모든 컬렉션을 함께해왔다. 까멜리아 외에도 섬세한 깃털과 리본 장식을 만들어내며, 마법 같은 쿠튀르 재봉 기술 실력을 발휘해 인레이, 플라운스, 스모크, 플리츠 제작에도 참여한다. 2021/22 공방 컬렉션에서도 이 모든 장기를 발휘했다. 우선 깃털 장식. le19M 안에 외풍을 차단한 아틀리에에서 한 아름의 깃털을 하나씩 선별해 이를 빗질하고 컬을 더하며 매끄럽게 처리한 뒤 접착하고 엮어내기까지 과정을 거친다. 클래식한 샤넬 슈트의 소매 끝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하고자 62시간에 걸쳐 타조 깃털과 구스 깃털, 트위드, 핑크 튈 조각을 엮은 고급스러운 브레이드 장식을 일일이 배치하는가 하면, 오간자 드레스의 밑단 전체에는 멀티컬러 스트라스로 반짝임을 더한 다양한 색채의 타조 깃털 1280개를 수작업으로 달았다(총 270시간 소요). ‘깃털 공예를 향한 찬가’라 일컬을 법한 재킷과 팬츠 구성의 룩은 블랙·블루·옐로·네온 핑크 컬러의 타조 깃털 수천 개로 뒤덮어 압도적이다. 블랙 리본, 올 풀림 처리한 튈 조각, 원사(실)를 함께 엮어 움직이는 모든 순간 깃털 장식이 입체적으로 둥둥 떠오른다. 재킷과 팬츠를 완성하는 데 각각 257시간, 287시간이 소요되었다니 르마리에 깃털 장인의 인내심과 완벽을 향한 추구, 꼼꼼함 등을 엿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까멜리아다. le19M 내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르마리에 공방 입구에선 매일 아침 까멜리아로 뒤덮인 벽이 공방 장인들을 맞이한다. 여기에서 탄생한 99개의 알록달록한 멀티컬러 까멜리아로 장식한 톱은 마치 정원의 화단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트위드, 오간자, 실크 자카드, 레더 등 컬렉션에 전반으로 사용한 19가지 소재로 제작한 까멜리아 꽃잎 중앙에는 아침 이슬을 연상시키는 진주 장식으로 방점을 찍었다. 가슴 중앙에는 블랙 페이턴트 소재의 까멜리아를 사용해 커다란 더블 C 로고를 그려냈다(이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는 84시간이 소요되었다). 마지막으로 가브리엘 샤넬이 즐겨 사용한 리본 또한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해 블랙 새틴 스트랩으로 이뤄진 새로운 원단으로 탄생했다. 36m에 이르는 실크 새틴 리본을 무시 접봉제(flat seam) 기술로 덧대 만든 레이스 스커트는 퀼티드 패턴을 그리며 하우스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여기에 블랙 스트라스 340개를 더하는 작업까지 총 109시간 소요되었다. 블랙 새틴 리본은 멀티컬러 페인트를 흩뿌린 듯한 시폰 톱과 스커트를 강조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한편 컬렉션 전반을 통틀어 르마리에가 만든 큼직한 블랙 새틴 리본 장식은 헤어 액세서리로 여러 룩에 매칭했는데, 무심한 듯 머리 위에 툭 올려놓은 모습이 사랑스럽다.











MASION MICHEL
1936년에 설립한 모자 공방 메종 미셸은 14세기부터 이어온 모자 제작 노하우를 보존하고 전수한다. le19M에 자리한 이들의 공방에서는 3000개의 라임우드 틀 위에서 모자를 구성하는 크라운과 브림(챙)을 수작업으로 만든 후 브레이드와 꽃, 깃털 등의 장식을 더한다. 1997년 샤넬 공방에 합류한 메종 미셸은 하우스의 코드를 따르는 보터, 베일, 캡, 베레모 등을 선보이며 하우스의 모든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메종 미셸은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요청에 따라 이번 공방 컬렉션을 위한 두 가지 스타일의 모자를 디자인했다. 첫 번째는 ‘패브릭 스트레칭’이라는 기법을 적용해 트위드를 덧댄 블랙 펠트 보터. 크라운과 브림 두 부분으로 이뤄진 모자는 스티칭이 드러나지 않는 바느질 기법으로 조립했다. 두 번째 모자는 브림 부분을 뒤집어 올린 형태로, 블랙 펠트 한 장으로 틀을 잡은 뒤 싱글 스티치로 완성했다. 턱 부분에 고정하는 스트랩은 네 종류의 실과 실버 체인을 손으로 니팅해 만든 것. 하늘거리는 퍼플 새틴 앙상블 위에 매치한 짧은 트위드 재킷, 롱 트위드 재킷과 데보레 효과로 CC 모티브를 넣은 그런지한 롱 새틴 스커트, 볼륨감 있는 니트 카디건과 짧은 실버 톱, 속이 비치는 블랙 시폰 케이프로 재해석한 턱시도에 이르기까지.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다양한 실루엣의 룩에 매칭한 두 가지 모자는 버지니 비아르가 구상한 섬세하면서도 메트로폴리탄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LOGNON
나이프, 플랫, 선레이, 와토(watteau), 피콕 플리츠 등 다채로운 기법의 섬세한 플리츠를 선보이는 로뇽 공방. 1853년 설립한 이들은 3000개가 넘는 마분지 소재의 플리츠 제작 틀(moulds)을 보유하고 있다. 종이접기(origami)처럼 보이는 몰드는 100년이 넘은 것부터 최근 것까지 함께 있는데, 이는 공방이 오랜 시간 새로운 플리츠를 개발해왔다는 증거와 다름없다. 여러 가지 패브릭에 일정한 형태와 움직임을 부여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2인 1조를 이루는 장인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일치해야 하며, 일정한 힘과 고도의 세심함, 경험으로 다져진 뛰어난 촉각, 직물 특수성에 관한 전문 지식이 요구된다. 2013년부터 샤넬 공방에 합류한 로뇽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플리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대표 작품 중 하나는 롱 블랙 드레스. 퀼팅 효과를 넣은 플랫 플리츠 장식 톱에 앞뒤로 블랙 실크 리본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스커트를 더했으며, 완성하는 데 총 224시간 걸렸다. 공방에서 즐겨 사용하는 또 다른 기법인 ‘레더 스티치 레이스(ladder stitch lace)’로 전체에 촘촘한 플리츠를 넣은 화이트 드레스 또한 놓칠 수 없다. 길이가 17m에 이르는 표백하지 않은 실크 크레이프로 449시간에 걸쳐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더블 C 로고가 두드러지는 투톤 컬러의 짧은 아코디언 플리츠 에이라인 스커트는 주름 위로 모티브가 완벽하게 자리 잡도록 구현하는 데 특별한 손재주와 함께 160시간 이상의 작업이 필요했다. 로뇽이 전용 틀을 사용해 작업한 플리츠를 쫙 펼치면, 르마리에에서 1600여 개의 작은 진주로 장식한 더블 C 로고가 완전한 형태를 드러낸다.











LESAGE
1924년에 설립한 자수 공방 르사주는 위대한 쿠튀리에와 오랫동안 협업하며 독창적 작업을 펼쳐왔다. 1983년부터 샤넬의 파트너로 활동한 이들은 1996년 방모사와 의외의 소재를 결합해 샤넬의 상징인 트위드를 재해석했고, 2002년 샤넬 공방에 공식 합류했다. 현재는 버지니 비아르의 지휘 아래 아름다운 자수 패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동시에 새로운 트위드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번 공방 컬렉션의 배경이 된 le19M의 구조와 건축양식은 일부 자수를 개발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쇼의 첫 번째 룩인 블랙 모직 펠트 롱 코트의 포켓을 살펴보면 le19M을 감싼 콘크리트 기둥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자수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르사주 공방에서 38시간에 걸쳐 뤼네빌 크로셰 기법과 바느질로 완성했다. 또 다른 뛰어난 피스는 전체를 손 자수로 짠 웨이스트 코트다. 뤼네빌 크로셰 기법으로 금사를 조합해 리본을 만든 뒤 브론즈·러스트·버건디 컬러 시퀸으로 수놓아 특정 시간대에 le19M의 파사드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표현했다. 이토록 황홀한 전면 자수를 완성하는 데에는 390여 시간이 걸렸다. 르사주가 자수를 넣은 4개의 주얼 장식 미니백(11.12백, 2.55백, 보이 샤넬 백, 샤넬 19백)에서도 이 같은 영감의 발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르사주 공방의 자수는 스트리트 아트와 그라피티의 세계를 반영하기도 했다. 뤼네빌 크로셰 기법을 사용해 재킷의 포켓 부분에 컬러 크리스털과 비즈로 대범한 레터링 로고를 수놓는가 하면(32시간 소요), 또 다른 재킷의 소매 부분에는 바느질 및 뤼네빌 크로셰 기법으로 하트, 더블 C 로고를 수놓았다(83시간 소요). 주얼 장식 또한 이들의 손을 거친다. 바느질로 핑크 톤 원석을 수놓은 네이비 블루 저지 앙상블의 블라우스와 팬츠는 각각 65시간, 45시간에 걸쳐 완성한 것. 뤼네빌 크로셰 기법으로 소매에 수놓은 멀티컬러 주얼 플륌티(plumetis)는 여느 화려한 주얼리 이상의 장식 효과를 발휘한다. 트롱프뢰유 펄 커프 브레이슬릿을 레이어링한 형태의 자수는 앞서 말했듯이 가브리엘 샤넬이 즐긴 대칭적 주얼리 스타일링을 모티브로 했다. 한편 이번 컬렉션을 위해 르사주는 세 가지 트위드를 제작했다. 트위드 재킷 3개에 접목한 첫 번째 트위드는 여러 가지 셰이드의 블랙 컬러 판타지사로 만들었고, 두 번째 트위드는 검은 실과 하얀 실을 그래픽적으로 엮어 남성복 소재인 플란넬을 연상시킨다. 이 소재는 프린지 케이프 효과를 넣은 롱 코트, 멀티컬러 하운즈투스 트위드 소재 재킷과 슬리브리스 코트 등에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구름처럼 부드러운 실을 사용한 다채로운 버건디 톤 트위드 소재로 만든 드레스는 컬렉션의 일부 자수에서 엿보이는 트롱프뢰유 효과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 컬렉션 곳곳에서 르사주는 여러 자수 기법과 장식을 통해 니트웨어에 트위드 같은 터치를 가미하는가 하면,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장식적 효과를 더하기도 했다.

 

에디터 이혜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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