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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8

AMORE, DIMORE

디모레스튜디오 디자이너 두 사람에게 디자인 철학과 비전을 물었다.

디모레스튜디오가 디자인한 카타르 도하 Place Vendome Mall 내 디올 프라이빗 라운지. Dimorestudio © Silvia Rivoltella

매년 밀라노를 들썩이게 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이 시기에는 가구뿐 아니라 아트와 패션, 자동차, 전자, 미식 등 전 세계 라이프스타일 관련 회사들이 각자 정체성과 창의성을 내세우며 밀라노 곳곳에서 특별 전시를 연다.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 입장 대기 줄이다. 그중 ‘디모레밀라노’는 늘 인기 전시로 손꼽힌다. 반쯤 닫힌 창문 사이로 빛이 스며들고 부드럽고 뽀얀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시간이 정지된 꿈같은 공간에서 감미롭고 따듯한 음악과 이들이 디자인한 글래머러스한 소파, 조명이 어우러졌던 올해도 마찬가지. Via Solferino 11, 고유명사처럼 인식되는 6개 방으로 구성한 이들의 아파트먼트 스타일 갤러리에는 3층으로 향하는 계단부터 바깥 거리까지, 꿈결 같은 풍경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 태생의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브릿 모런(Britt Moran)과 이탈리아 토스카나 출신으로 카펠리니에서 예술감독을 맡았던 디자이너 에밀리아노 살치(Emiliano Salci)가 결성한 듀오는 올해도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브릿 모런과 에밀리아노 살치의 활동을 먼저 정리하면, 두 사람은 이탈리아어로 거주한다는 뜻의 ‘디모레(Dimore)’라는 이름으로 세 가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가구와 조명, 직물 등을 직접 디자인하고 발표하는 ‘디모레밀라노’, 동서양 앤티크와 빈티지 가구를 구매·전시·판매하는 ‘디모레갤러리’, 그리고 공간 디자인 작업을 하는 ‘디모레스튜디오’다. 이들의 뿌리는 하나다. 디자인과 공간을 통해 기억을 해석하고 꿈을 만드는 것. 귀족적이면서도 향수를 자극하고(nostalgic), 리치(‘부유하다’라는 뜻과 뉘앙스가 다른)한 이탤리언 스타일로 말이다. 얼마 전 밀라노 센트랄레(중앙역) 옛 창고 부근에 700m² 규모의 디모레갤러리와 헤드 오피스를 새로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위쪽 디모레스튜디오가 디자인한 로마의 펜디 플래그십 스토어 2층 VIP 전용 라운지 ‘The Palazzo Prive’. Dimorestudio © Andrea Ferrari
아래왼쪽 디모레갤러리에서는 20세기 위대한 거장의 빈티지 가구 및 앤티크 소품 전시를 디모레만의 연출로 만날 수 있다. Dimoregallery © Silvia Rivoltella
아래오른쪽 디모레밀라노에서 이번에 발표한 직물 디자인. @Dimoremilano

디모레센트랄레 오픈을 축하한다. 정말 멋진 공간이다. 이 공간의 건축적·공간적 의미, 의도에 대해 설명해달라. 가장 주안점을 둔,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어디인가? 18세기 말부터 이어온 솔페리노의 역사적 아파트는 우리의 시작인 만큼 매우 소중한 곳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우리 팀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했다. 디모레센트랄레를 기획할 때 서로 다른 사업부(디모레갤러리, 디모레밀라노, 디모레스튜디오)에 적합한 본부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디모레센트랄레는 솔페리노 갤러리와는 상당히 다른 산업 공간이다. 솔페리노 갤러리가 강력한 유산을 지녔다면, 센트랄레는 좀 더 산업적이면서 디모레만의 상징적 재료와 취향을 풍부하게 적용한 공간이다. 예를 들어, 오래된 나무판자와 디테일한 강철, 정교한 조명 시스템 같은.
센트랄레에는 흥미로운 야외 공간(뜰)이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이번 오프닝 파티에서 소중한 친구들이 이곳에 모여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했다. 우리는 지금 밀라노 지역사회를 위한 새로운 포맷의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버려졌던 이곳은 앞으로 새롭게 주목받을 것이다.

솔페리노 거리에 자리한 디모레밀라노의 전시는 다시 한번 최고 인기를 누렸다. 특히 ‘잊는다’는 뜻의 테마 ‘Oublie′’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었는가? 방문객에게 ‘이제 지난 2년은 잊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오블리에’ 테마를 정했다. 전시를 본 사람들이 희망과 기쁨을 이야기하는 우리의 시적인 비전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언제나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과 공간을 만든다. 디모레밀라노 가구에 계절은 없다. 시간이나 동시대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바라본 일상적 가구와 액세서리를 통해 긴 여행 후의 귀환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당신들의 팬데믹은 어땠는가? 그리고 어떤 것을 깨달았는가? 시작부터 비극이었다. 즐겨 찾는 영화관과 식당, 모임, 박물관 방문 같은 일상이 완전히 차단되었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한 시간을 보내며 회사에 집중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작업 방식을 재정의할 수 있었다. 그러니 전혀 가치가 없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듯하다.

가구 디자인뿐 아니라 패션 하우스, 레스토랑, 리테일, 호텔 그리고 주거 공간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총체적 공간을 연출하는 데에도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었다. 디모레가 프로젝트를 수락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작업 중 가장 인상 깊은 결과물을 꼽는다면? 각 프로젝트는 우리 DNA와 연결되어야 하고, 시각적 역량을 높여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역시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인지 자세히 살피고 결정한다.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너무 많지만,(웃음) 도시라면 파리를 꼽고 싶다. 이탈리아 외 디모레를 가장 먼저 사랑하고 믿어준 도시가 파리였기 때문이다. 결과물 중에선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가장 좋아한다. 디모레가 좋아하는 오브제와 스타일로 가득하니까! 예전에 인테리어 잡지 표지에 실린 적이 있는데, 정말 자랑스러웠다.





왼쪽 1863년 런던에서 최초로 설립한 프라이빗 멤버십 클럽의 해외 최초 분점인 ‘The Arts Club 두바이’. 디모레스튜디오의 작업.
오른쪽 디모레밀라노에서 선보인 ‘Oublie′’ 테마 전시. 지난 2년은 잊고, 희망과 기쁨을 이야기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Dimoremilano © Paolo Abate

패션 하우스와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동시에 패션쇼에 자주 초대받으며 카메라 앞에서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접점을 어떻게 찾는가? 패션은 예술·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창의력과 영감의 바탕이 된다. 초기에 우리는 밝은색이나 프린트의 다채로운 디테일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유행을 타지 않는 견고함과 본질에 초점을 맞춘다. 정교하고, 우아하면서 지나치게 선이 굵지(bold) 않은 디테일로. 대표적으로 펜디 로마 본사의 VIP룸 ‘펜디 프리베’를 꼽을 수 있다.

디모레 스타일과 본질적 철학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하고 성취한 본질은 현대적 열쇠를 통해 과거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박물관처럼 박제되지 않은 ‘영원한 공간성’ 같은 것이다. 우리는 1930년대와 1970년대를 떠올리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가? 나(에밀리아노)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고, 브릿은 CEO다. 별개로 보이겠지만, 우리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 나는 영업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브릿은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는 가족이 많다. 이렇듯 모든 작업은 다른 분야와 연결된다. 언제나 대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개인적이고 전문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니까. 예를 들어, 오늘 아침 우리는 30분 동안 역할을 변경했다. 브릿은 서랍장 한 벌을 구매했고, 나는 우리 팀과 내부 조직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나눴다. 때로는 서로 일을 바꿔서 할 수 있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 같은데, 여행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여행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은 창조적이다. 특히 다층적 전시가 끊이지 않는 파리와 뉴욕을 즐겨 찾는다. 4~5년 전 세계 일주를 주제로 한 메트로폴리탄 전시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물론, 다양한 프로젝트를 위해 출장을 다니기도 한다. 여행하며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개인 아파트를 예로 들면, 거실이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거실에는 모든 세계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실에서 읽고, 쓰고, 일하고, 자고, 말하고, 먹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오브제를 제작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집에 머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영원히 지속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다.





디모레를 이끄는 듀오 브릿 모런과 에밀리아노 살치. © Stefano Galuzzi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강보라(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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