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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5

도심 속 오아시스

반클리프 아펠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서울에 메종을 오픈했다. 한국 문화유산과 자연에 대한 깊은 경의가 담긴 이 메종을 낱낱이 살펴봤다.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차경(借景)’. 우리나라엔 주변 자연 경치를 빌려 안으로 들이는 전통 건축 방식이 있다. 만지기도 어렵게 멀리 있는 자연을 내 집 안으로 끌어올 때, 비로소 안과 밖 경계는 사라진다. 그렇게 자연과 집, 그리고 내가 하나 되는 것. 이 가치를 누릴 줄 아는 것이 바로 고차원적 행복이 아닐는지.
자연을 모티브로 한 공간은 언제 들러도 마음을 안정시키고 평안함을 안겨준다. 자연을 향한 사랑은 우리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그중 하나는 예술. 수천만 년의 시간을 간직한 원석, 광활한 바다 이야기가 담긴 조개껍데기 등을 작품으로 변모시키는 하이 주얼리는 예술과 자연 간 대화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을 가장 가까이하는 하이 주얼러 메종 중 하나인 반클리프 아펠이 지난 5월 국내 진출 34년 만에 서울 청담동 밤을 은은하게 밝히는 메종을 열었다. 이곳은 파리 방돔 광장, 뉴욕 5번가, 홍콩 프린스, 도쿄 긴자에 이어 반클리프 아펠의 다섯 번째 부티크로 이름을 올렸다. 한가로이 자연을 이야기하다 갑자기 웬 하이 주얼러 이야기인지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소개할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은 자연을 논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쪽 살아 있는 식물과 안개 모티브의 글라스 큐브 등 곳곳에서 자연을 모티브로 한 요소를 엿볼 수 있는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아래 왼쪽 살아 있는 식물과 안개 모티브의 글라스 큐브 등 곳곳에서 자연을 모티브로 한 요소를 엿볼 수 있는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아래 오른쪽 오픈워크 파사드를 구성하는 세라믹이 햇살 아래 오묘한 빛을 내고 있다.





위쪽 창가 글라스 큐브는 은은한 안개 풍경을 자아낸다.
아래쪽 사계절을 대표하는 식물을 한데 심은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1층 내 정원.

Under The Pouring Sunshine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은 정원이 컨셉인 만큼 사방에 큰 창문을 배치해 언제든 따스한 햇살이 반긴다. 5층 건물 전체를 감싸는 오픈워크 파사드는 섬세한 그물망 같은 구조인데, 여기에는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정신과 한국 문화유산의 절묘한 조화가 담겼다. 디자이너 파트리크 주앵(Patrick Jouin)과 건축가 산지트 만쿠(Sanjit Manku)는 서울 메종 건축을 기획하며 한국 전통 건축 기법부터 국내 문화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요소 등을 부단히 공부했다고 알려졌다. 경량과 내구성이 뛰어난 금속 합금과 녹색빛 세라믹, 코퍼 톤이 조화로운 파사드도 바로 그 공부의 결과! 이들은 하우스의 가장 상징적인 그린 컬러를 재현하고자 국내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숱한 세라믹 공방을 방문했고, 그 결과 연이 닿은 장인과 수차례 실험한 끝에 짙음과 옅음을 오가는 오묘한 빛깔의 세라믹을 완성했다. 밤이 찾아와 어둠이 드리우면 파사드 코퍼 톤은 건물 내부에 은밀히 설치된 조명을 반사해 서울 메종을 은은하게 물들인다. 자, 이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보자.
메종 건물 1층 문을 열면 눈앞에 우아하고 풍성한 정원이 펼쳐진다. 반클리프 아펠에 특별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온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것. 주목할 점은 이곳 식물이 모두 생화라는 사실!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 모여 있어 한국적이며, 꽃이 뿜어내는 빛깔은 형형색색의 스톤 컬러와 조화를 이룬다. 봄에 만개하는 철쭉과 가을에 붉게 물드는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한데 심어 한 공간에서 사계절을 맞이하는 낭만이 있다. 메종은 특수 조명을 설치해 식물이 실내에서 잘 자라도록 돕는다. 또 입구 옆 창가에 설치한 글라스 큐브는 햇빛을 은은하게 가려 방문객에게 안개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구조상 1.5층에 자리한 메자닌은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인 차경을 적용했다.
반클리프 아펠이 한국 문화를 고려해 선별한 나전칠기, 자개 오브제 등으로 꾸민 프라이빗 살롱.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2층에 자리한 브라이덜 컬렉션 존.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층과 층 사이를 의미하는 ‘메자닌’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메자닌은 산지트 만쿠가 서울 메종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고 밝힌 곳이다. 3층까지 탁 트인 천장 덕에 따사로운 햇살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어서라고. 외부 정원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큰 창은 차경 건축 방식에 착안한 디자인으로, 방문객이 온실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파트리크 주앵과 산지트 만쿠는 이 공간에 대해 “반클리프 아펠의 작품과 한국 문화의 핵심 요소인 자연이 웅장하고 은밀한 정원에 공존하도록 내부와 외부 간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했다”며, “현실에서 거의 꿈꿔보지 못한 매혹적 환경으로 이어가려 했다”고 말했다. 메자닌을 감싸는 핸드레일도 눈에 띈다. 이곳 핸드레일과 계단은 모두 각이 없는 곡선이다. 이는 유려한 곡선을 사랑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디자인 신념에서 비롯했다. 한국 장인정신으로 완성한 수공예 종이 한지로 벽을 장식한 2층엔 반클리프 아펠의 컴플리케이션 워치, 브라이덜 컬렉션이 자리한다(지난 3월에 열린 워치스앤원더스 2022에서 본 신제품 ‘레이디 아펠 발레리나 앙샹떼’를 또 한번 마주해 반가울 따름!). 같은 층에 있는 프라이빗 살롱은 메종이 선별해 큐레이팅한 책과 작품으로 꾸몄다.







2층에서부터 시작하는 페트리모니얼 홀. 오롯이 메종의 유산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큼지막한 에메랄드를 장식해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네크리스 Van Cleef & Arpels(1964).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사파이어와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플래티넘·옐로 골드 소재 아일랜드 버드 클립 Van Cleef & Arpels(1963).


Bridge Between Two Universes
“서울에 위치한 이곳을 한국 문화와 파리 하이 주얼리 메종이 만나는 접점이자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상상했다.” 파트리크와 산지트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3층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일명 ‘예술의 정원(Garden of the Art)’ 공간은 모듈식으로 구성해 한국 공예품과 함께 보석,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장이 될 예정이다. 실제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은 일반 매장이라기보다는 쇼핑 공간을 갖춘 품위 있는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자리한 쇼케이스는 반클리프 아펠의 역사와 유산을 전하는 공간으로, 현재 <반클리프 아펠의 서정 가득한 세상을 거닐다>전이 열리고 있어 1939년 제작한 ‘빠쓰-빠뚜(Passe-Partout)’와 1963년에 만든 ‘아일랜드 버드(Island Bird)’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선 1년에 두세 번 주기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2개 층은 프라이빗 살롱과 테라스로 구성했다. 살롱은 사방을 큰 창으로 만들어 서울을 막힘없이 펼쳐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으며, 여덟 명까지 앉을 수 있는 디너 테이블이 자리한다. 가장 위층의 야외 테라스에는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도심 속 특별한 쉼터를 자처한다.

 

에디터 윤혜연(yoon@noblesse.com)
사진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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