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과 방짜 유기 이수자 이지호 작가의 추석을 축하하는 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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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9

이솝과 방짜 유기 이수자 이지호 작가의 추석을 축하하는 법

이솝이 추석을 기념해 ‘하비스트 캠페인’을 이지호 작가와 함께 가을의 ‘결실’을 맺는다.

이지호 작가의 방짜 유기 작업.
국가무형문화재 방짜 유기장 이수자 이지호 작가.




한국의 가을은 이솝에 무척 특별하다.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을 기념하는 ‘하비스트 캠페인’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의 명절과 맞닿은 만큼 오랜 기간 공들여 작가를 선정, 다채로운 에셋을 만들어 이솝 스토어에 윈도우 인스톨레이션을 진행하는 흥미로운 기획이다. 특히 하비스트 캠페인의 시그너처인 보자기 포장 서비스는 해마다 주제에 맞는 한글 인용구를 사용, 한글 고유의 담백한 아름다움을 담아낼 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향한 이솝의 경의를 나타낸다. 이번 보자기 포장에는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 작가의 인용구를 새겨 더욱 뜻깊다.
지금까지 다양한 작가가 이솝과 한국이 공유하는 소담한 멋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껏 살린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2020년에는 섬유예술가 한선주와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들여다보고, 2021년에는 한지 작가 양지윤과 함께 가을에 불어온 ‘바람’에 빗대어 내일의 안녕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고자 했다. 긴 기다림을 뒤로하고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올해는 인내의 시간을 끝으로 마침내 다시 찾은 관계를 ‘결실’로 상정, 8월 22일부터 9월 18일까지 국가무형문화재 방짜 유기장 이수자 이지호 작가와 함께 하비스트 캠페인 ‘두드림 끝에 맞이한 결실’을 그려나간다. 올해 캠페인 기간 동안 이솝의 가로수길, 한남, 삼청, 성수 스토어에서 아름다운 방짜 유기 작품을 담은 윈도우 인스톨레이션을 볼 수 있다. 작품뿐 아니라 높은 온도로 거뭇하게 구운 기물의 표면을 깎아낼 때 금빛 실처럼 뿜어져 나오는 가루쇠 등 방짜 유기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은다. 특히 성수, 한남, 삼청 스토어 세 곳에서는 싱잉볼, 징, 꽹과리 등 청동 악기를 활용한 레코딩 작업을 선보이며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안한다.



하비스트 캠페인의 시그너처인 보자기 포장에 담긴 한글 문구의 아름다움.
한국 고유의 멋을 담아낸 보자기 포장과 어우러진 이지호 작가의 방짜 유기.




이번 하비스트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감이 궁금합니다. 저는 이솝과 방짜 유기의 만남이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가본 모든 ‘좋은 공간’에는 늘 이솝 제품이 자리해 있었어요. 향이나 디자인이 화려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전하는 이야기와 제품 퀄리티에 사람들이 크게 공감하죠. 말 그대로 이솝은 ‘이솝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캠페인을 함께하면서 브랜드의 위상과 지향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는 방짜 유기가 소위 스타 상품이 되어 유행을 타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공간 한 부분에 놓이면 좋겠어요. 좋은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곁에 이솝이 함께하는 것처럼, 공예나 소품에 관심을 둔 이들의 공간에 제 작품이 자리하면 좋겠거든요. 이러한 가능성을 하비스트 캠페인과 이솝 스토어를 통해 실험해보고 싶어요. 제 마음을 방문객이 느끼기를 바라면서요.
이솝이라는 브랜드의 소담하면서 따뜻한 분위기가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작업 철학과 이솝의 철학이 어떻게 맞닿아 있나요?
처음 이솝과 캠페인 이야기를 할 때부터 진정성을 느꼈어요. 단순히 상업적 협업이 아니라 정말 방짜 유기와 공방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모습을 봤죠. 아무래도 방짜 유기와 이솝의 끈끈한 연결 지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이솝은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브랜드입니다. 그간 협업한 작가도 이러한 특징을 지닌 매체를 다뤘죠. 방짜 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녹이고 두들기고 깎아내잖아요. 필요 없어 깎아낸 부분을 모아 다시 사용하고, 제품도 다시 녹여 다른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가 모든 이의 삶에 침투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가꿔나가는 부분에서 이솝과 가장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면서 브랜드 스토리를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나가는 이솝 고유의 방식에 감명받았고, 이를 제 작품에도 담아내고 싶습니다.
이솝의 하비스트 캠페인은 한국에서만 열리는 캠페인이라 더욱 뜻깊죠. ‘결실’이라는 키워드도 한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과 맞아떨어지고요. 올해 주제인 ‘두드림 끝에 맞이한 결실’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의 멋진 단어입니다. 재료를 용해하고 두들기는 모든 과정이 힘들고 거칠어 보이지만, 종국에 빛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면 말 그대로 열매 맺는 듯한 느낌을 받죠. 방짜 유기는 못생기고 엉망인 상태로 시작해 망치질로 두들겨 모양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정도’가 중요하죠. 온도가 내려가면 망치질 한 번에 깨지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곳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많이 두들기면 결국은 찢어지거든요. 더도 덜도 말고, 딱 그 정도만 해야 결실을 볼 수 있어요. 하비스트 캠페인에 이 모든 작업 과정과 결과물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통과 현대는 늘 서로를 갈망하지만, 이를 적절히 섞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전통 공예 중 하나인 방짜 유기장으로서 생각이 남다를 것 같아요.
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방짜 유기장을 잇고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다 뒤늦게 방짜 유기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깨우쳤죠. 그러면서 전통과 현대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방짜 유기는 하나의 기술이자 물질입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하는 일이 50년, 100년이 지나면 역시 전통으로 불릴 텐데,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이것이 전통이다, 이것이 현대다”라고 규정지을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늘 말씀하세요. 저도 공감합니다. 사명감과 핵심은 지키되 그 안에서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아직 방짜 유기의 매력을 잘 모르는 듯합니다.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방짜 유기의 정신성이나 고고함을 느꼈거든요. 이솝 스토어를 찾는 방문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방짜 유기는 단순히 민속적 기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유기가 있죠. 앞서 말했듯이 어느 공간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해도 “꼭 어울리는구나”라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업과 스토어 인스톨레이션이 중요해요. 사람들이 직접 특정 공간에 놓인 다양한 방짜 유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많은 사람이 아직 방짜 유기의 매력을 잘 모르는 듯합니다.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방짜 유기의 정신성이나 고고함을 느꼈거든요. 이솝 스토어를 찾는 방문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방짜 유기는 단순히 민속적 기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유기가 있죠. 앞서 말했듯이 어느 공간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해도 “꼭 어울리는구나”라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업과 스토어 인스톨레이션이 중요해요. 사람들이 직접 특정 공간에 놓인 다양한 방짜 유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방짜 유기의 매력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주세요.
방짜 유기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우리만의 기법이에요. 또 요령이 통하지 않는 공예입니다. 끊임없이 가마에 넣었다 빼서 두들기는 행위를 반복해야 하니까요. 더 하거나 덜 하면 꼭 티가 납니다. 산화피막을 벗겨내는 작업도 마찬가지고요. 육체적으로 고단한 만큼 마지막 결실이 아름답게 빛나기 때문에 더 붙잡게 돼요. 결국 같은 말이지만, ‘과유불급’ 즉 ‘정도를 아는 것’이 제 삶 전체에 드러납니다. 삶과 방짜 유기는 닮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쩌면 제가 늦은 나이에 방짜 유기 세계에 뛰어들어 매진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에디터 백아영(프리랜서)
정송(프리랜서)
사진 서승희(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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