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에 펼쳐진 또 하나의 예술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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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2

테이블 위에 펼쳐진 또 하나의 예술

바카라와 베르나르도, 드그렌까지 프랑스 명품 브랜드를 국내에 전개하는 ADV Korea 강준구 대표를 만났다.

메종 바카라 서울에서 만난 ADV Korea 강준구 대표.

“어릴 적 집에 귀한 손님이 오면 어머니는 바카라(Baccarat) 제품을 꺼내셨어요. 화병에 꽃을 꽂고, 플레이트에 음식을 담고, 글라스에 와인을 따랐죠. 부모님이 사업을 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온 손님이 많았는데, 한국에서 바카라를 마주한다는 사실에 놀라는 분도 있었어요. 어른들은 그 고귀한 크리스털을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죠. 그때 테이블 위에 올리는 음식뿐 아니라 그 음식을 담아내는 테이블웨어도 대화와 분위기를 매끄럽게 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국내에 바카라 공식 수입처가 없어 바카라 재팬에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 작은 매장을 운영할 때였다. 이후 바카라가 일상에 주는 기쁨을 깨달은 강준구 대표는 바카라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하기를 원했고, 국내 사업권을 두고 대기업과 경쟁을 벌였다. 2015년, 결국 그는 한국 시장에 바카라를 런칭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과 리테일 경험이 없는 스물일곱 살 청년이 대기업을 제치고 사업권을 쟁취한 비결이 무엇일까? “다른 기업은 사업적으로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만, 브랜드가 정착하는 데 난항을 겪으면사업권을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을 거라 판단했다고 합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파트너사가 브랜드를 포기할 경우 다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파트너사를 찾았다고 합니다. 또 브랜드가 더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바카라를 직접 경험해보고 애정하는 젊은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바카라를 공식 런칭했으나 초반에는 사업을 전개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바카라는 25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급 크리스털 명품 브랜드인 데다 세계적으로 ‘왕족의 크리스털’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크리스털 시장에 바카라와 견줄 만한 경쟁 브랜드가 없었기에 스스로 시장을 개척해야 했다. 강준구 대표는 하이엔드 고객을 대상으로 바카라를 경험하게 하고,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많게는 2주에 한 번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해 바카라 크리스털과 함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칵테일·테이블 세팅·앤티크·프랑스 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클래스를 여는가 하면, ODE·페르노리카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 행사도 꾸준히 진행했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덕분에 최근 3년 동안 안정적 성장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460여 종류의 바카라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바카라를 경험해서인지 클래식하고 대중적인 제품보다 독특한 디자인에 끌리거든요. 초반에 제 취향에 맞게 독창적 스타일 위주로 셀렉했더니 제품이 너무 안 팔렸어요.(웃음) 그 후 전문 MD를 두고 분기별 글로벌 주력 상품과 국내 소비자의 판매를 분석해 제품을 바잉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카라 제품을 구입하는 국내 고객의 성향에도 변화는 있다. 기존에는 와인테라피, 버블 박스, 플레이트 등 베스트셀러 위주로 구매했다면, 지금은 샴페인 쿨러, 캔디 박스 등 실용적이면서 장식적인 제품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고 한다.





위쪽 빛을 아름답게 확장시키는 섬세한 크리스털 패턴이 매력적인 밀 누이 컬렉션(Mille Nuits Collection).
아래왼쪽 베르나르도의 오간자 플레이트.
아래오른쪽 드그렌의 노르망디 컬렉션.

바카라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다른 브랜드에서 러브콜이 들어오는 것도 당연지사. 강준구 대표는 2019년에 160여 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도자기 브랜드 베르나르도(Bernardaud)를 한국 시장에 런칭했다. “베르나르도의 5대손이자 CEO인 미셸 베르나르도(Michel Bernardaud)와 처음 사업 이야기를 할 때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우리는 브랜딩 브랜드가 아니라 매뉴팩처 브랜드다. 장인이 만든 브랜드이기에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것보다 우리 제품을 쓰는 셰프, 소믈리에 혹은 손님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어요. 그 겸손함이 베르나르도 제품에 깃들어 있죠.” 실제로 베르나르도 플레이트는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조엘 로부숑, 알랭 뒤카스, 피에르 에르메를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셰프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베르나르도 에퀴메 혹은 오간자 플레이트는 깨끗한 화이트 세라믹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요리를 한층 돋보이게 해 셰프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크리스털과 포슬린 테이블웨어를 전개하다 보니 커틀러리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아졌어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죠. 국내 커틀러리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시장조사를 해보니 정작 다양한 커틀러리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호텔 레스토랑 쪽으로 B2B 사업을 이어온 드그렌(Degrenne)을 알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ADV Korea를 통해 국내 소비자와 만나게 된 드그렌은 1948년 프랑스에서 태동한 테이블웨어 브랜드다. 커틀러리, 디너웨어, 글라스 컬렉션 등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프랑스 미식의 헤리티지를 반영한 아름다운 테이블 세팅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다채로운 디자인의 커틀러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라 관리하기 편하고, 무게감이 편안하다. “베르나르도와 드그렌은 경쟁이 치열한 브랜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텔링, 제품의 퀄리티와 공정 능력, 제품의 다양성 등 동급 브랜드와 비교할 때 월등히 앞서죠. 그 모든 장점을 오롯이 전달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소개할 예정입니다.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보호하면서 온전히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게 제 역할이니까요.”
아침마다 베르나르도 오간자 플레이트에 담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에 감탄하고, 밤이면 바카라 글라스에 와인을 따라 마시며 입술에 닿는 크리스털의 무게감과 터치감에 작은 행복을 느낀다는 강준구 대표. “물론 저희가 전개하는 제품은 필수품이 아닙니다. 바카라 잔이 없다고 당장 물을 못 마시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새롭고 다양한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해주죠. 삼시 세끼를 챙겨 먹는 우리 미식 문화가 역사와 전통이 깃든 최고급 테이블웨어를 통해 한층 풍성해지는 것, 결국 우리의 사명처럼 ‘삶 속 예술(art de vivre)’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ADV Korea의 지향점입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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