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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4

노블레스 컬렉션을 통해 만나는 4명의 작가전

네 작가의 작품을 보며 나의 또 다른 자아에게 던지는 질문.

위쪽 전 전경. ⓒ 김태화
아래쪽 콰야, 날고싶은 소년, Oil on Canvas, 130×162cm, 2022

자화상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 이전부터 ‘자아’는 오늘날까지도 여러 형태로 변모하며 예술의 주요 주제로 쓰였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와 메타버스 세계를 살아가는 지금 세대에게는 ‘본캐’가 아닌 ‘부캐’가 그들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전은 인간 내면의 이중적 측면을 탐구하는 회화 작가 4인의 작품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유아사 에보시는 자신을 제2차 세계대전 시대에 무명 화가로 살다 죽은 가공의 인물로 설정해 작업한다. 그의 작업 방식은 당대에 활동한 작가와 함께 호흡하며 삶과 예술을 논하고 싶다는 간절한 꿈에서 비롯했다. 그래서 작가는 실존하지 않는 가공 인물인 작가 ‘유아사 에보시’(1924년 출생, 1987년 사망)를 만들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현존하지 않는 인물이 현실에 참여해 작품을 만드는 일은 작가는 물론 관람객에게도 시간에 오류를 몰래 끼워 넣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백윤조는 일상의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작품에 담는다. 이를테면 한 손에 음료를 들고 당당하게 걷는 인물의 손에 들린 가방은 몰래 갖고 나온 언니의 것이거나,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안고 즐거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인물은 사실 개 도둑이라는 반전을 숨겨놓는다. 백윤조는 밝은 색채로 경쾌하게 그린 그림에 행복한 장면만 있을 것 같다는 고정관념을 재치 있게 뒤튼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는 양면성이 공존하는 순간을 묘하게 줄타기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날 ‘과(過)’, 밤 ‘야(夜)’자를 결합해 ‘밤을 지나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을 사용하는 콰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밤 시간에 발휘할 수 있는 섬세한 감각을 이용해 인물의 감정을 내밀하게 그려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친구, 연인 아니면 작가의 내면일 수도 있다. ‘나’라는 존재는 나와 교류하는 주변의 관계가 모여 이루어지며, 이런 관계로 쌓아 올린 상황은 그에게 연극처럼 다가온다. 연극 같은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인물 사이 미세한 기류와 감정을 콰야는 차분한 시선으로 관찰해 작품에 담아낸다. 작가의 또 다른 자아는 작품에서 행복과 슬픔이 교차되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역할극을 하고 있다.
강목의 작품에 등장하는 얼굴 형상은 입체파 화가의 작품처럼 눈·코·입이 여러 각도로 해체된 모습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형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름달처럼 동그란 모습 위로 ‘미키 마우스’와 ‘도라에몽’ 이미지가 떠오른다. 작가는 스스로 모습을 한국인으로서 유전적 요소와 후천적으로 주입된 주변 강대국의 문화적 요소를 혼합해 표현한다. 이렇게 표현한 얼굴 형상에 모자처럼 신분과 가치관을 상징하는 요소를 추가한다. 여러 요소를 혼합해 탐구한 인간 존재에는 원시적 모습과 사회적 모습이 공존하는데, 작가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인물상은 바로 우리의 ‘하회탈’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위선이라는 가면을 쓰기도 하지만, 가면 뒤에 숨어 말하지 못한 비밀을 토해내기도 한다. 허구 소설을 통해 말하기 두려운 사실을 고백하는 소설가도 있고, 작품을 통해 현실 속 자신보다 더 진실한 내면을 드러내는 예술가도 있다. 전에서 상영하는 인터뷰 영상 속 작가의 실제 모습과 작품에 등장한 ‘또 다른 자아’를 교차해본다. 그리고 가면의 고백에 귀 기울이며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나의 자아는 어떤 모습일까?”





강목, Today, Mixed Media on Paper, 55×43.5cm, 2022
유아사 에보시, Invader, Acrylic on Canvas, 162×162cm, 2014
백윤조, Things, Oil on Canvas, 162.2×130.3cm, 2022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박수전(노블레스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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