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치고쓰마리 트리엔날레' 어디든 닿을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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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9

'에치고쓰마리 트리엔날레' 어디든 닿을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예술의 힘으로 지역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역 연계 예술 축제의 선구자

위쪽 올해 설치한 에스더 스토커(Esther Stocker)의 ‘Perspectives of Longing’. @Photo by Kioku Keizo
아래쪽 퓨즈 도모코(Tomoko Fuse)의 ‘Ubusuna White’. @Photo by Kioku Keizo

지금 전 세계에서 많은 비엔날레와 아트 이벤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ETAT만의 개성과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ETAT는 단순한 예술 행사가 아닙니다. ‘예술을 통한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와 지역민의 세대, 장르, 지역을 초월한 협업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은 물론 그 연장선 상에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길을 찾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ETAT의 출발점과 발전 과정이 궁금합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논밭에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어렵진 않았나요? ETAT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지역 주민 대부분이 프로젝트의 성격과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공공시설 확충이나 도로 건설 등 가시적인 과거의 개발사업과 달리 예술 작품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전혀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주민들이 마음을 열었죠? 처음에는 소수의 지역민만 참여했어요. 그렇게 ETAT에 참여한 지역 커뮤니티가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커뮤니티도 관심을 보였고요.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늘어났습니다. 나아가 정부의 재정적 지원, 일본을 비롯한 국제적 기업과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행사를 이어갈 수 있었죠.
지역 연계 프로젝트는 특히 리서치 단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TAT는 어떻게 준비하나요?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 협업 과정을 들려주세요. 먼저 각 지역사회의 주민을 인터뷰해요. 지역사회가 현재 맞닥뜨린 상황을 생생하게 파악합니다. 그리고 각 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대책은 물론 주민이 직접 준비한 것, 심지어 주민 개개인의 각오까지 확인하죠. 그 과정에서 ETAT의 참여 및 확장 가능성을 판단합니다. 그래서 평소 지역의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시책과 대처를 예의 주시하며 심도 있는 소통을 이어갑니다.
참여 작가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지역과의 연결 지점도 신경 써야 하겠죠? 앞서 말했듯 지역 커뮤니티와 접촉하면서 동시에 작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디렉터인 기타가와 프람이 작가를 추천하기도 하고,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기도 합니다. 그런 다음 작가를 각 지역이나 장소와 매치해 작품 제작에 들어갑니다. 작품은 ETAT 고유의 특성과 역사, 문화를 인식하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작가는 본질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이 있는지 꼭 확인합니다. ‘자연은 인간을 내포한다’라는 ETAT의 기본 이념은 물론 각 섹션의 주제도 예술 작품 선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위쪽 다카하시 쓰요시 사무국장이 눈여겨볼 작품으로 꼽은 일리야 & 에밀리아 카바코프의 ‘16 Ropes’. @Photo by Kioku Keizo
아래쪽 니콜라 다로(Nicolas Darrot)의 ‘Ariel’ @Photo by Kioku Keizo

관람객이 올해 특히 주목할 만한 작가와 작품이 있나요? ETAT의 명소 중 하나인 마쓰다이 노부타이 필드 박물관(Matsudai Nohbutai Field Museum)에서 러시아의 개념미술가 일리야 & 에밀리아 카바코프(Ilya and Emilia Kabakov)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두 작가의 작품을 올해 ETAT만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또 ETAT의 메인 전시장 중 하나인 에치고쓰마리 박물관(Museum on Echigo-Tsumari, MonET)은 지난해에 리뉴얼을 거쳐 더욱 좋아졌어요. 이번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ETAT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상생입니다. 사실 특정 도시에서 열리는 예술 행사는 다 같은 목적을 지향하긴 하죠. ETAT만큼 깊고 성공적인 관계를 맺긴 힘들지만. 20여 년간 트리엔날레를 이어오며 지역 공동체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그동안 풍경, 음식, 사람 사이 유대감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협업을 펼쳤어요. 행사에 참여하는 예술가나 방문객이 점차 늘었고 자연스레 에치고쓰마리 지역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죠. 그러자 주민들이 자기 지역에 자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이를 계기로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교류가 활발해졌습니다. 지역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사람이 늘고, 그중에는 ETAT 이후 아예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도 있어요. 실제로 지역사회의 활성화가 가시적으로 확인된 거죠. 모두 트리엔날레 덕분이에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많은 예술 행사가 어려움을 겪었잖아요. ETAT는 다행히 다른 행사처럼 오픈 시기를 미루지 않았지만요. 아니, 오히려 전보다 전시 기간이 훨씬 늘어났죠. 예전에는 여름에 50일 정도로 짧게 행사를 진행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4월부터 11월까지 긴 기간에 걸쳐 행사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기간이 늘어난 만큼 예전처럼 관람객이 한 번에 몰리지 않을 테고,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더라도 어느 정도 진정되면 방문객이 더 올 수 있으니까요.
팬데믹 시대에 트리엔날레를 준비하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방역에 철저히 신경 쓰고 있어요. 올해 행사는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한 만큼 관람객의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 유증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어요. 인기 작품의 경우 사전 예약으로 입실 인원을 제한해 혼잡을 방지하고, 전시 공간을 주기적으로 환기하며 비접촉 감염도 예방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방문하셔도 됩니다.
아직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데 일본 밖에서 함께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젝트도 있나요? <아트나우> 독자들이 한국에서도 ETAT를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주신다면? 온라인으로 ‘프람 기타가와 학교(Fram Kitagawa School)’를 운영합니다. 지역과 트리엔날레에 대해 배울 수 있죠. 일본 각지에서 온 이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소수지만 참여자가 있어요. 아카이브도 체계적으로 갖춰놓아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합니다.
다른 국제 예술 행사에 비해 확실히 경쟁력을 갖춘 ETAT가 앞으로도 명성을 이어나가기를 바랍니다. 따로 미래의 계획이 있나요? 앞으로도 예술을 출발점 삼아 참신하고 유례없는 방법으로 농촌 인구 감소, 출산율 저하, 고령화 같은 지역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지역, 일본, 나아가 세계가 가까운 미래에 맞닥뜨릴 다양한 과제에 맞서서 직접 부딪치고 해결해나가며 이 분야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 예술가 잔나 카디로바 (Zhanna Kadyrova)의 ‘Palianytsia’. @Photo by Nakamura Osamu
중국 작가 차이 궈 창(Cai Guo Qiang)의 영구 설치 작품 ‘DMOCA, Drag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Photo by Anzai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Marina Abramović)의 ‘Dream House’. @Photo by Anzai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사진 제공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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