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의 애니메이션 필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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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2

반클리프 아펠의 애니메이션 필름

동서양 전통문화와 반클리프 아펠 메종의 철학을 담은 애니메이션 필름 탄생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

위쪽 줄리 조세프와 서영희가 꼽은 애니메이션 필름의 핵심 장면.'
아래왼쪽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아래오른쪽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을 방문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와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줄리 조세프.

1989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반클리프 아펠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서울에 메종을 오픈했다. (한국 문화유산과 자연에 대한 깊은 경의를 고스란히 담은 이 메종에 대해선 <노블레스>가 지난 호에 낱낱이 소개했으니 살펴볼 것!) 메종은 이를 기념해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줄리 조세프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에게 동서양 전통문화와 메종의 철학을 담은 애니메이션 필름 ‘요정의 여정’ 제작을 의뢰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메종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아이디어를 전하고 있는 서영희, 2018년 알함브라 컬렉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필름을 제작해 메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서울에 대해선 다소 생경했던 유명 아티스트 줄리 조세프. 소개 글만 봐도 흥미가 솟는 이들의 만남이 펼쳐낸 동화 같은 작품의 탄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노블레스>가 들어봤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서울 메종 오픈 기념 애니메이션 필름을 만들기 전부터 반클리프 아펠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협업을 이어오며 느낀 메종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서영희(이하 영희) 2018년에 열린 하이 주얼리 전시 <반클리프 아펠이 들려주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L’Arche de Noe racontee par Van Cleef & Arpels)> 당시 국내에 들어온 동물 모티브 주얼리에 대한 비주얼 재해석 프로젝트부터 이후 한지를 활용해 알함브라 컬렉션을 재해석하는 작업까지, 반클리프 아펠은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극히 내 개인적 상상에서 비롯된 모든 작업을 예술로서 존중한다. 줄리 조세프(이하 줄리) 동의한다. 메종은 나와 처음 작업할 때부터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어떠한 제약도 두지 않았다.
한국이 매우 생경했을 터, 한국 또는 서울에 대한 영감을 어디서 얻었는가. 줄리 서울의 다양한 전통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서영희의 스케치와 정보에서 영감을 얻었다. 예를 들어 한양 고지도, 비단이나 종이로 꽃을 만드는 선조 예술 ‘채화’다. 서영희가 살뜰히 정리해준 정보를 기반으로 한국 민속 문화를 조사했다.
이번 애니메이션 필림의 주제 ‘요정의 여정’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영희 파리 방돔 광장을 출발한 요정이 한국 요정을 만나 함께 메종에 날아 들어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고려청자에서 영감받은 파사드와 전통 정원을 실내에 구현한 메종의 아름다움을 두 요정이 즐기는 이야기다. 반클리프 아펠의 세계관에는 언제나 동화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메종의 철학적이면서도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한데 담고자 했다.
이번 필름을 통해 서울 메종의 어떤 모습을 그리고 싶었는가. 줄리 메종 서울의 건축 구조와 외관 디자인에서 비롯한 현대미, 서영희가 내게 알려준 한국의 전통 가치를 함께 녹여내고 싶었다. 또 메종에 소중한 가치인 무용 예술,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애착도 담았다.
줄리 조세프는 평소 고대 문명의 민속과 플랑드르미술의 초상화 등에서 영감받아 작업하는 만큼, 이번 협업 애니메이션 필름에서도 현대보다 과거의 서울에 집중한 것 같다. 줄리 전통과 과거, 현대를 모두 사랑하는 것이 내 작업 방식이다. 이는 서영희와 나의 공통점일뿐더러 반클리프 아펠이 우리를 애정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솔직히 영상을 보기 전에는 한류가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오늘날 서울을 강조했으리라 예측했다. 줄리 서영희가 보여준 조선시대 한양 고지도가 인상 깊었다.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 한가운데에 강이 흐르고 있는데, 마치 산이 도시를 수호하는 듯했다. 이런 자연과의 관계가 내게 굉장히 멋지고 시적으로 다가왔다. 오늘날 서울은 모던한 도시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런 현대성과 한국 전통,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과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놀라웠다. 이를 이번 필름에서 소개하고 싶었다. 영희 과거 없이 현재가 존재할 수 없지 않은가. 내 뿌리 없이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말이다.
‘요정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장면이 있다면? 줄리 조선시대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추는 요정과 반클리프 아펠의 발레리나 클립을 하나로 잇는 장면이다. 사실 이 장면 자체가 메종 서울의 본질을 요약한 것이다. 꽃병을 이룬 청자가 서울 메종 정면 외관의 소재이기도 하며, 내·외부 경계가 모호하도록 만든 투명한 새장도 서울 메종을 묘사한다. 영희 나도 ‘춘앵무’ 추는 장면을 꼽겠다. 오색 한삼을 위로 톡 올리면서 방돔에서 온 요정과 만나는 장면이 내가 상상한 대로 구현됐다. 줄리 특히 회전하는 꽃병 위에서 춤추는 발레리나 클립은 마치 오르골의 무용수를 연상시킨다. 이 우아한 움직임은 메종 하이 주얼리의 세련된 매력에 대한 찬사다.
메종이 오픈한 지 어언 두 달이 되어가는 시점,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서울을 방문했다. 서울 메종에 대한 첫인상은 어떤가. 줄리 압도적 규모가 놀라웠다.(웃음) 프랑스인으로서, 고층 건물이 이토록 한 곳에 밀집해 있는 모습은 몹시 생경하다. 특히 서울은 내가 동양에서 처음 방문한 도시인데, 현대 건축물과 대조적인 소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자연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또 한국인은 겸손하고 친절하며, 사람을 환대하는 법을 잘 아는 듯하다.

 

에디터 윤혜연(y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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