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사랑해 줘요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FEATURE
  • 2022-11-09

그녀를 사랑해 줘요

무대 위, 카메라 앞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두 배우.

뒤트임 있는 블랙 재킷과 비대칭 스커트 모두 & Other Stories,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눈이 갈 수밖에, 유소리
지난 8월 박수갈채와 함께 세 번째 시즌 막을 내린 뮤지컬 [웃는 남자]. 박효신, 민영기, 신영숙 등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자신만의 빛깔을 선명하게 드러낸 신인이 있었으니, 바로 유소리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영혼으로 그윈플렌을 바라보며 그를 보듬어주는 데아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뮤지컬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한때 대중 가수를 꿈꾸기도 했어요. 어린 마음에 더 도전하지 못하고 포기하던 차 뮤지컬 팬인 친언니가 다른 길을 보여줬죠. 곧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졌고, 직접 무대에 오르며 애정이 커졌습니다.” 2021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시작으로 [Special 5], [프랑켄슈타인]의 앙상블로 활약한 유소리는 지난겨울 오디션을 거쳐 데아 역에 캐스팅됐다. 그녀의 청아하고 맑은 분위기는 이미 데아와 높은 싱크로율을 지녔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연기는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눈이 먼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챙겨 봤는데, 문득 못 보는 척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데아’라는 이름에서 ‘이데아(본질)’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데아는 잘 듣고 느낌으로써 상대의 본질을 읽어내는 캐릭터예요. 그런 부분을 모두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웃는 남자]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단국대학교 뮤지컬학과에 재학 중인 유소리는 [웃는 남자]를 마친 후 다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시야가 넓어지니 익숙하던 강의도 새롭게 느껴져요. 마음껏 실패할 기회라 생각하고,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차근차근 보완하려 합니다.” 작품마다 캐릭터 변신을 꾀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배우 김소향을 롤모델로 꼽은 그녀는 앞으로 만나고 싶은 작품으로 [마리 퀴리]를 언급했다. “2시간 30분 동안 퀴리 부인의 일생을 조명하며 입체적 면모를 보여주는데, 배우 입장에서도 다양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준비하는 동안 흰머리는 나겠지만요.(웃음)” 그녀의 최종 목표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 “배우로 성공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해요. 영향력이 없다면 선함이 멀리 뻗어가지 못하니까요. 돈이나 재능, 훗날 제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그런 유소리가 누구보다 높이 날아오르기를 기대한다.





체크무늬 셔츠와 스커트가 붙어 있는 듯한 팬츠 모두 & Other Stories, 코듀로이 재킷 Della Lana, 슈즈와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넘쳐나는 끼, 백지혜
촬영 때 포즈나 표정 등 별도의 주문이 필요 없는 인터뷰이가 종종 있다. 카메라 앞에서 본능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는 건데, 우리는 이를 “끼가 넘친다”고 표현한다. 백지혜가 딱 그런 배우다. “어릴 때 발레를 배우는 등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좋았어요. 부모님은 제가 공부에 뜻을 두길 바라셨지만, 말릴 수 없다는 걸 아셨나 봐요.(웃음) 예고 입학을 권하셨는데, 그때 시작한 연기가 재미있어 지금껏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단편영화 [시나브로](2022)에서 특수 청소 일을 하는 독거 청년 신우 역을, [물이 지나간 자리](2022)에서는 주인공 영이라는 인물을 맡아 대사 없이 미세한 몸짓과 표정만으로 세밀한 감정선을 표현해냈다. 귀신으로 분한 <귀신친구>(2022)는 스웨덴 룬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단편영화 관객상’ 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또 카카오 TV 오리지널 드라마 [그림자 미녀](2021)로 상업 작품에 데뷔, 강한 친구에겐 약하고 약한 친구에게 강한 교실의 2인자 조새희 역을 맡아 충격 엔딩을 선사하며 M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카메라 앞에서 예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다른 배우가 해보지 않은, 독특한 포인트가 있는 작품과 배역에 끌리는 것 같습니다.”
개봉을 앞둔 [웅남이]도 그런 작품이다. 단군신화 속 곰이 사람이 된다는 구상에서 출발, 종북 기술원에서 관리하던 쌍둥이 반달곰 형제가 어느 날 쑥과 마늘을 먹고 사라진 이야기를 그린다. 백지혜는 악에 대응하는 당돌한 경찰 윤나라 역을 맡았다. “코미디와 액션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작품이에요. 저 같은 경우 액션 신에서 타격감을 살리고자 특히 공들였습니다.” 장편영화 첫 주연작인 [웅남이]는 그녀에게 배움의 장이기도 했다. “박성웅 선배님과 최민수 선배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 달리 현장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주셨어요. 하지만 연기에서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시죠. 한 장면을 두고 한 시간 넘게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며 저도 그런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웅남이] 외에도 [이두나!], [레이스] 등 머지않아 공개될 시리즈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다. “TV나 영화에서 보던 배우들과 작업하며 꿈만 같은 2022년을 보냈어요. 열심히 촬영한 작품으로 많은 관객과 시청자들을 만날 2023년이 기다려집니다.” 내년은 백지혜의 해가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안지섭
헤어 & 메이크업 강다슬
스타일링 정소정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