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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9

캐나다 예술그룹, 제너럴 아이디어

예술로 연대하는 북미 지역 예술그룹, 제너럴 아이디어

제너럴 아이디어의 ‘AIDS’(1988, Refabricated 2022). Photo by NGC © General Idea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 지역에선 예술 그룹 제너럴 아이디어(General Idea, 1969~1994)의 작품을 자주 볼 수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하나로 전통적 방식을 거부한 반예술적 작품으로 알려진 제너럴 아이디어는 펠릭스 파츠(Felix Partz), 호르헤 존탈(Jorge Zontal), 에이에이 브론슨(AA Bronson) 3인이 모여 결성한 예술 집단으로, 1969년부터 1994년까지 토론토와 뉴욕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에서 6월 3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린 이들의 전시는 자서전 형식의 비주얼 아트 매거진 ,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작품 ‘Love’를 전유한 작품 ‘AIDS’, 청색과 흰색의 알약을 설치한 ‘1년간의 AZT, 하루 동안의 AZT(One Year of AZT, One Day of AZT)’까지 펠릭스 파츠와 호르헤 존탈이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하기 전 25년 동안 제너럴 아이디어의 작품 세계를 드러내는 작품을 대거 선보인 자리다.
1970년대 내내 이들은 광고, 포스터, 텔레비전 같은 현대사회의 상징적 미디어 이미지를 활용해 주류 사회를 비틀고 풍자하는 작업을 했다. 1972년에는 캐나다의 유명 매거진 를 풍자한 을 발행했는데, 이 잡지는 제너럴 아이디어의 주요 사상과 철학을 표현하고 홍보할 뿐 아니라 예술가를 연결하고 활동을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제너럴 아이디어는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예술가를 지원하고자 1974년 독립 출판물, 비디오,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발표하고 유통하는 아트메트로폴(Art Metropole)을 설립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제너럴 아이디어의 ‘One Day of AZT’(1991). Gift of Patsy and Jamie Anderson, Toronto, 2001 Photo by NGC © General Idea





[General Idea]전 전경. Photo by NGC © General Idea

특히 1980년 에이즈가 게이 커뮤니티를 강타한 당시 이들은 자신이 직면한 투쟁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시리즈를 유희적으로 전복한 ‘AIDS’ 시리즈는 본래 미국에이즈연구재단(American Foundation for AIDS Research, amfAR) 기금 마련 전시회를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펠릭스 파츠와 호르헤 존탈은 각각 1989년과 1990년 에이즈 확진을 받기 전인 1980년대 중반부터 1994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회운동과 맞물린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 회화, 벽지,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에이즈 이미지를 복제, 증식했고 이 과정에서 에이즈가 가시화되면서 갖가지 사회 담론을 생산했다.
그중 ‘1년간의 AZT, 하루 동안의 AZT’는 HIV/AIDS와 함께하는 삶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펠릭스 파츠가 복용한 항레트로바이러스제 AZT(아지도티미딘) 플라스틱 캡슐이 설치됐다. 1987년 미국 FDA에서 최초로 승인한 에이즈 치료제 AZT는 HIV 감염자들을 치료하고 에이즈 발병을 지연시켰다. “우리 삶은 알약으로 가득했고 우리 아파트는 알약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알약은 우리의 일부가 됐다. 2시간에서 4시간마다 알람이 울렸고, 그때마다 약을 복용했다”라고 제너럴 아이디어의 유일한 생존 작가 에이에이 브론슨은 회고한다. 하루, 한 달, 1년 복용량을 배열한 설치 작품은 알약에 둘러싸인 작가들의 삶을 물리적으로 감각하게 한다.
제너럴 아이디어는 이 외에도 파격적 예술 활동을 이어가며 예술의 영역과 가능성을 넓혔다. 설치 작품뿐 아니라 출판, 영상, 드로잉, 회화,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들이 속한 커뮤니티가 직면한 투쟁을 서슴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작품에 드러냈고, 더 나아가 퀴어 공동체와 연대해 목소리를 냈다.
캐나다에서 6월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라 불리는 성소수자 인권의 달이다. 지난해부터는 6월부터 9월까지 ‘프라이드 시즌(Pride Season)’으로 지정해 여름 내내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연대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덕분에 지난여름 오타와 거리를 거닐 때 곳곳에서 제너럴 아이디어의 에이즈 로고를 심심치 않게 마주쳤다. 국립아트센터(National Arts Centre) 전광판에 에이즈 로고가 노출됐고, 도심 한복판에 에이즈 로고를 부착한 빌보드가 들어서는 등 적극적 행보가 이어졌다. 스케폴딩을 친 공사장 가벽에는 에이즈 포스터가 빽빽하게 붙기도 했다. 비록 두 명의 멤버가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이 제너럴 아이디어로서 함께 만들어낸 이미지는 여전히 증식하고 있다. 퀴어 공동체뿐 아니라 모든 소수자에게 보내는 이들의 연대와 응원의 메시지는 오늘도 유효하다.





제너럴 아이디어의 ‘Fin de Siècle’(1990). Carmelo Graci Collection Photo by NGC © General Idea





(위) 제너럴 아이디어의 ‘Magiⓒ Bullet’(1992)과 ‘Magiⓒ Carpet’(1992). Defares Collection Photo by NGC © General Idea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박혜민(주캐나다 한국문화원 프로그램 매니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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