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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7

가죽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마지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가죽공예가 김준수 작가다.

마크 테토 베지터블 가죽은 조금 생소한데, 어떤 소재인가요? 김준수 동물 피부에서 가죽으로 가공하는 과정을 무두질이라고 합니다. 이때 식물에서 채취한 재료로 가공하는 식물성 무두질을 통해 만든 것이 베지터블 가죽이죠. 자연 재료로 가공하기에 동물이 살아 있을 때 피부에 생긴 상처나 볕에 그을린 자국 등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고, 이러한 특성을 작품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해 주재료로 쓰고 있습니다. 마크 테토 베지터블 가죽을 소재로 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듯합니다. 어떤 점에 매료되었나요? 김준수 저는 원래 금속공예를 전공했어요. 금속을 다루면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중 취미로 시작한 가죽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금속과 상반된 특성도 매력적이지만, 대학원 시절 다녀온 이탈리아 가죽 워크숍은 이 소재를 더욱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 작품의 중심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죠. 마크 테토 베지터블 가죽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신 듯합니다. 김준수 베지터블 가죽은 육류 가공 시 나온 부산물로 만든 가죽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동물의 생애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죽을 활용해 실생활에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자원의 순환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할까.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마크 테토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품 제작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특별한 도구가 있나요? 김준수 이렇다 할 특별한 도구는 없어요. 오직 손으로 재료를 느끼며 강약 조절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크 테토 수작업인 만큼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김준수 맞아요. 작업 속도가 꽤 느린 편이에요. 물론 작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봐야 해요. 익숙한 작업은 더 빨리 완성할 때도 있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고민하다 보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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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가죽과 옻이 어우러진 작품도 있는데, 또 어떤 소재를 결합하나요? 김준수 가죽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천연수지인 옻칠을 더할 때가 많습니다. 가죽 자체도 천연 재료이기에 방습·방염에 신경 써야 하는데, 옻은 이런 점을 보완해줍니다. 앞서 말했듯이 금속공예를 전공했기에 금속도 많이 활용하는 데다 필요에 따라 나무나 유리 같은 재료를 혼용하기도 합니다. 어떤 재료든 저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마크 테토 작업실에 식물이 많네요. 주로 식물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김준수 맞습니다. 산책길에 마주하는 식물이나 작업실에서 키우는 식물이 자라는 모습, 질감, 색채를 관찰하곤 합니다. 제가 발견하고 관찰한 것에서 구체적으로 디자인 영감을 받기도 하고, 경험이나 감정 같은 무형의 요소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또 여행을 하며 보고 느낀 새로운 풍경이나 여유롭고 편안한 감정처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어려운 것을 작업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하죠. 마크 테토 작업을 시작하기 전 스케치를 따로 하시나요? 김준수 보통은 머릿속에 구상하거나 스케치로 완성한 모습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때면 잠시 멈추고 그 형태에 적응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완성하기도 하고요. 마크 테토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130년간 정통 수작업 방식을 이어온 발베니가 자연스레 연상되네요.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공식 질문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장인정신이란 무엇인가요? 김준수 재료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랜 연구 과정에서 스스로 발견한 어떤 지적 자산이 될 수도, 오랜 시간 직접 재료를 다루면서 얻은 숙련도가 될 수도 있죠.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지만, 그것을 남이 따라 할 수 없는 전문 영역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르기 작업.
기계로 가죽을 얇게 한 줄씩 자른다.
얇은 가죽을 말아가며 작품을 만드는 모습.

 

에디터 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김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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