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절제된 패션의 힘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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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시대를 초월한 절제된 패션의 힘

조용한 럭셔리, 스텔스 웰스로 불리는 ‘올드 머니 룩’ 트렌드에 대하여.

1989년 왕실의 예법을 갖춘 올 블랙 룩을 선보인 다이애나 스펜서. @ladydiana_photography
심플한 모노톤 룩에 네온 슈즈로 포인트를 준 올리비아 팔레르모. @jacquelinekenned.y
1970년대 구찌 재키 백으로 스타일링한 시그너처 룩을 선보인 재클린 케네디. @oliviapalermo
Prada


올가을 단 하나의 트렌드를 꼽으라면 단연 최상류층 스타일을 뜻하는 ‘올드 머니 룩’이다. 올드 머니 룩은 집안 대대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가문에서 자산을 상속받은 상류층 사람들의 옷장 속에 있을 법한 스타일을 말한다. 하이엔드 브랜드 로고나 명품을 상징하는 패턴 혹은 프린트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며, 화이트·베이지·블랙 등 뉴트럴 톤이나 모노톤 컬러를 사용하고, 좋은 소재와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없어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1990년대 미니멀 스타일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터.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와 재클린 케네디, 다이애나 왕세자빈처럼 로열패밀리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룩이 좋은 예다.
올드 머니 룩이 이번 시즌 핫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경제 불황과도 관계가 있다. 1926년, 여성이 즐겨 입는 스커트 길이를 경제지표에 처음 대입한 경제학자 조지 테일러가 만든 ‘헴라인 지수(hemline index)’. 경기가 좋을 땐 실크 스타킹을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짧게 입고 경기가 나쁠 때는 스타킹 살 돈이 부족해 치마를 길게 입는다는 지론처럼, 올드 머니 룩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례없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전 세계적으로 경제 침체를 겪는 지금, 좋은 소재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실용적이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올드 머니 룩이 자연스럽게 트렌드로 급부상한 것이다.







1998년 파이어 앤 아이스 무도회장에서 우아한 화이트 맥시 드레스를 입은 캐롤린 베셋 케네디. @carolynjeannebessette
2018년 노구치 미술관 자선 행사에서 올 블랙 룩에 액세서리를 매치한 스타일링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은 올슨 자매. @olsenoracle
벨트로 포인트를 준 올 블랙 룩을 완벽히 소화한 빅토리아 베컴. @victoriabeckham
더 로우의 2023년 F/W 컬렉션. @therow
미국 HBO 시리즈 <석세션>의 한 장면.
Fendi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대부분 하우스 브랜드는 이번 시즌 올드 머니 룩에 대응하는 컬렉션을 대거 선보였다. 먼저 보테가 베네타는 슬립 드레스를 시작으로 셔츠 드레스, 트렌치코트처럼 실용적이면서도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장인정신이 깃든 섬세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부재로 자체 디자인팀에서 쇼를 이끈 구찌 역시 재킷과 화이트 셔츠, 데님 팬츠 등 하우스의 아카이브에 충실한 베이식 룩에 컬러풀한 백과 슈즈, 액세서리를 매치해 전체 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프라다는 하우스 특유의 세심한 테일러링과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우아함과 실용성 사이의 경계에 대해 다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특권 상류층의 올드 머니 룩과 라이프스타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TV 방송 부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에서 총 27개 부문에 후보를 올리며 올해 드라마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된 HBO TV 시리즈 <석세션>이 바로 그 예. 미디어 재벌 가문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드라마 속 유일한 여성 캐릭터 시브 로이의 다채로운 올드 머니 스타일은 Z세대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며 오피스 우먼의 워너비 패션으로 떠올랐다.
좋은 소재와 유행을 타지 않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으로 제품 가치를 높이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올드 머니 룩은 쉬지 않고 빠르게 돌아가는 패션 과도기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비상책이 아닐까. 이제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로 새로운 올드 머니 룩을 온전히 즐길 일만 남았다.







@sofiarichiegrainge 2023년 올드 머니 룩의 대표 아이콘을 꼽는다면 단연 팝 스타 라이어널 리치의 딸이자 얼마 전 유니버설 뮤직 회장의 아들과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린 소피아 리치다. 그녀는 베이식한 무채색 스타일링과 함께 볼드한 액세서리와 선글라스를 매치해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feli.airt 초호화 요트에서 시간을 보내고, 승마와 폴로 경기를 즐기는 여유로운 삶. 누구나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그녀는 바로 AI 아트 기술로 탄생한, 29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디지털 크리에이터 펠리다. 풍성한 금발 머리, 건강한 초콜릿색 피부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럭셔리 스포츠 룩을 비롯해 판타지가 충족되는 스타일을 통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kendalljenner 크롭트 톱과 조거 팬츠 등 Y2K 스타일의 캐주얼한 룩을 즐겨 입는 켄들 제너의 스타일에서도 변화가 감지되었다. 그녀의 SNS 피드에는 이전과 다른 고전적이고 우아한 룩이 도배되고 있다. 유니크한 스타일링을 완성하고 싶다면 켄들처럼 스카프를 적극 활용해볼 것!
@gwynethpaltrow 2016년 스키장에서 충돌한 사건으로 법정 공방을 치른 귀네스 팰트로의 ‘법정 패션’도 올드 머니 룩과 맞닿아 있다. 매 공판 때마다 단정하고 미니멀한 룩의 정석을 보여줬기 때문. 그녀가 선보인 모든 룩에는 하이힐 혹은 스니커즈 등 매치하는 슈즈에 따라 다양한 TPO 룩을 연출할 수 있다.
@rosiehw 옷장 앞에서 어떤 옷을 골라야 할지 고민될 때, 톤온톤 룩은 언제나 진리다. 컬러를 최대한 덜어내는 것이 포인트인 로지 헌팅턴의 룩은 평소에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다.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뉴트럴 톤을 선택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일하는 스타일링으로 올드 머니 룩을 완성해볼 것.
@hoskelsa 평범한 집 앞 거리도 런웨이로 만드는 스웨덴 출신 모델 엘사 호스크는 평소 모던하고 도회적인 스타일을 즐긴다. 그녀의 고급스러운 브라운 계열 팔레트는 특히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한다. 도시와 휴양지에서 멋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시티 데일리 룩의 표본이다.


Celeb's Pick! Old Money Look
미니멀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무장한 올가을 치트키, 이번 시즌 트렌드의 주축을 이루는 올드 머니 룩 강자들의 스타일링 레퍼런스를 모았다. 패션 피플의 리얼웨이 룩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명확하게 찾아볼 것!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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