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런 실루엣의 매력, 배럴 래그 팬츠

약간의 변화가 빚어낸 세련된 분위기. 배럴 실루엣 팬츠가 이뤄낸 시크한 세상.

24F/W 엠포리오 아르마니

24F/W 유돈초이

24F/W 보테가 베네타

넓었다 좁았다, 길었다 짧았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모양을 달리하는 수많은 아이템 중 올가을 런웨이를 뒤흔든 존재를 꼽으라면 트렌드세터들의 위시리스트에 오른 ‘배럴 실루엣 팬츠’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불룩한 병 모양을 뜻하는 배럴(Barrel) 실루엣은 넉넉한 통과 밑단으로, 전체적으로 둥그런 디자인이 특징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배기 스타일로 사실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보테가 베네타를 시작으로 유돈초이, 엠포리오 아르마니, 드리스 반 노튼 등 수많은 브랜드의 히든 아이템으로 등장하며 큰 활약을 펼쳤다. 지난 몇 년 동안 트렌드의 중심에 있던 울트라 와이드 팬츠의 강세가 이번 시즌까지 이어지며 잊혔던 배럴 레그 실루엣이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중 허리에 핀턱 주름을 잡고 발목 라인에서 밑단을 커팅해 O라인의 벌크 실루엣을 돋보이게 한 디자인이 특유의 매니시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번 시즌 키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아직은 낯선 배럴 래그 실루엣을 패션 피플들은 어떻게 스타일링할까. 펑퍼짐한 데다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 때문에 비율이 짧아 보이는 것이 두려워 선택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패션 피플들의 방법을 주목해 보자. 공통점은 상의를 크롭트한 아이템으로 선택하거나 상하의를 같은 컬러로 매치해 길고 늘씬한 비율로 연출하는 것이다. 배럴 팬츠는 특유의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매니시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어 도회적인 에포트리스 시크 룩을 단숨에 완성할 수 있다. 블레이저 재킷이나 가죽 블루종 등과 매치한다면 아방가르드한 매력의 데일리 룩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에디터 이혜민 (프리랜서)
사진 IMAX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