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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24

Dream Comes True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참여했다. 자동차가 아닌 예술 작품을 통해 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1 진기종 작가와 드림그림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 ‘알려지지 않은 마을’.

레진으로 만든 사람 모형. 불길을 피해 달아나는 남자 옆으로 나룻배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 창문으로 도망치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계단에 선 채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인물이 처한 상황은 짐작할 수 있으나 서로 연관성은 없어 보이는 오묘한 분위기. 그 옆의 스크린에서는 이와 유사한 작은 모형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편집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지난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아트 페어 KIAF의 한성자동차 부스에서 만난 작품이다. 이는 실물을 축소해 만든 입체 모형을 뜻하는 디오라마(diorama)를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해온 진기종 작가가 중·고교생 여럿과 협업한 작품으로, 한성자동차가 수년간 진행해온 장학 프로그램 ‘드림그림’의 일환이다. 그런데 대체 드림그림이 무엇이길래 KIAF에 등장한 것일까?
드림그림은 한성자동차가 2012년 한국메세나협회와 협업해 시작한 미술 장학 프로그램이다. 예술적 재능과 꿈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전념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직접 장학생을 선발하고, 장학금 지원뿐 아니라 아티스트 멘토링, 여름캠프, 연말 전시회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해 미술 꿈나무의 성장을 도모하는 착한 기부 프로그램. KIAF 참여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에 한경우 작가와 드림그림 학생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 만든 작품을 전시해 화제를 일으킨 한성자동차는 올해도 자동차가 없는 미술 부스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진행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진기종 작가가 만든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이번 KIAF에서 선보인 것이다.
올해 부스 벽면을 촘촘하게 채운, 디오라마 연출용 인물 시리즈와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 제목은 ‘알려지지 않은 마을’. 무감각하고 차가운,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지만 알려지지 않은 마을 사람들을 표현했다. 레진으로 만든 조각 작품은 표정 없는 얼굴, 단조로운 의상, 딱딱한 동작 등 허무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으로 21세기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상은 학생들이 스토리를 입혀 구현한 미니어처 세트를 진기종 작가가 촬영하고 편집해 만든 것. 30여 개 미니어처 세트의 제목을 교묘한 조합으로 재구성해 초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에 따라 몽환적인 콜라주 영상을 완성했다. 마치 꿈에서 스친 장면을 통해 실제 보이는 세계와 가공된 세계를 융합한 듯 어지럽고 묘한 느낌을 준다.
‘알려지지 않은 마을’은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작품이다. 힘찬 날갯짓을 위해 노력하는 드림그림 학생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예술관이 한데 집결한 꿈꾸는 마을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단발적 기부와는 달리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성자동차의 선한 행보가 이 학생들의 꿈에 진짜 날개를 달아주리라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KIAF 한성자동차 부스에서 만난 한성자동차 대표 울프 아우스프룽, 진기종 작가와 나눈 짧은 대화.




2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  3 진기종 작가.

드림그림 프로젝트의 수장, 울프 아우스프룽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KIAF 참여다. 올해 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에 한경우 작가와 드림그림 학생들의 협업으로 선보인 작품 전시에 대한 반응이 정말 좋았다. 많은 관람객이 드림그림 학생이 함께 만든 작품에 관심을 보였고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 올해도 아이들에게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들에게 KIAF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진기종 작가와 함께했다. 협업 작가가 달라 완성한 작품이나 만드는 과정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에는 KIAF의 일반 부스와 달리 ‘개념미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을 제작했다.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를 조형물과 영상으로 표현해 학생들도 매우 흥미롭게 참여했다.
드림그림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후원이다. 앞으로 드림그림 프로젝트가 어떻게 발전하길 바라나? 드림그림은 재정적 후원만이 아니라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후원을 위해 만들었다. 학생들의 예술적 꿈을 이뤄주고 동시에 드림그림의 수혜를 입은 장학생이 또다시 멘토가 되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키고 싶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술에 대한 열정을 꽃피우고 싶어 하는 학생이 존재한다면 언제까지라도 운영할 것이다.




예술적 재능과 꿈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전념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한성자동차의 드림그림 프로젝트.

드림그림 프로젝트 협업 작가 진기종
이번 드림그림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완성했다. 아이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학생들과 작업하면서 미술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이 되살아났다. 드림그림 학생들처럼 나도 어릴 땐 상상력이 더 풍부했고 그것을 거침없이 표현하곤 했다. 정규교육을 받고 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유로운 상상력은 좀 더 정제되고 정교해지는 한편 어린 시절의 순수한 창의력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창 시절의 순수하고 무모한 창작 욕구가 샘솟았다.
그동안 주로 테러나 전쟁 같은 동시대의 묵직한 사건이나 이슈를 재구성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좀 다른 것 같다. 규정지은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다. 아이들과의 수업을 통해 받은 영감과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해 관람객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 했다. 제목 그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마을의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했다고 보면 된다. 영상 작품은 아이들이 작은 모형을 가지고 직접 만든 각자의 이야기와 세트를 촬영한 것이다. 인간의 삶 같은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또 그것을 철학적으로 표현하는 학생들의 예술관이 놀라웠다.
한성자동차의 드림그림 프로젝트가 미술 꿈나무에게 어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나? 나도 어릴 적 유명 작가의 특강을 듣고 작가의 꿈을 키웠다. 재정적 후원도 중요하지만 작가와의 만남은 아이들에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이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배우고, 또 협업까지 해서 함께 KIAF에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인생을 두고 보면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이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이 훌륭한 미술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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