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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1

자동차업계에서는 무슨 일이?

한 해의 반환점을 돈 지금, 자동차업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봤다.

제네시스 3세대 G80.

기대 이상의 히트작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꽃은 핀다. 3월 말에 출시한 제네시스 3세대 G80는 ‘출시 하루 만에 2만2000여 대 계약, 5월 한 달 동안 7580여 대 판매’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며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 램프가 현대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반면, 뒤로 갈수록 점점 낮게 이어지는 측면부의 파라볼릭 라인이 클래식 카 같은 우아함을 연출한다. 덕분에 진중한 세단을 찾는 기성세대뿐 아니라 럭셔리를 추구하는 젊은 층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평을 얻었다. 판매 돌풍을 일으킨 또 다른 주역은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다. 2015년 단종된 이 차는 지난 6월 초 사전 계약을 실시한 지 불과 10일 만에 300대를 돌파하며 디펜더 마니아의 심장을 또다시 뛰게 했다. 높은 차체와 각진 실루엣으로 강인한 인상을 전하는 올 뉴 디펜더는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오프로드 최강자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한정판 모델을 앞세워 ‘완판’ 행진을 이어간 BMW도 있다. 전 세계 340대 한정 생산한 모델로 국내에 40대만 들어온 M340i 퍼스트 에디션과 BMW 코리아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25대만 생산한 M340i 페리도트 그린 에디션이 모두 출시 하루 만에 팔려 희소성 높은 차량에 대한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기아자동차 THE K9 광고.

관념을 바꾼 자동차 광고
각자 모니터 앞에서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광클’하는 할머니들. 티케팅에 성공한 그들은 한껏 차려입고는 삼삼오오 모여 콤팩트 세단을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최근 시니어 모델을 앞세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 올 뉴 아반떼 광고다. 시니어 세대라면 대형 세단을 탈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콤팩트 세단을 선택한, 젊게 사는 노년층의 모습을 담아 제품의 타깃을 확장했다. 박세리 선수가 등장한 기아자동차 THE K9 광고도 새롭긴 마찬가지. 그간 플래그십 세단은 광고에 여자 모델을 기용한 적이 없었다. 대형 세단임에도 이례적으로 여성 소비자의 비율이 높은 THE K9은 박세리를 통해 ‘성공한 여성이 타는 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존 레전드와 크리시 티건 부부를 등장시켜 ‘젊은 럭셔리’라는 브랜드 가치를 보여준 제네시스 GV80 미국 슈퍼볼 광고까지, 새로운 타깃을 개척하고 세련된 감각의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국내 자동차 광고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포르쉐 타이칸.

전기차 전성시대의 서막
올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주인공은 아우디. 지난 7월 1일, 프리미엄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를 국내에 선보였다. 사이드미러 대신 버추얼 사이드미러를 설치해 한층 미래적이고 날렵한 모습이 인상적인데, 카메라 기반의 사이드미러 화면은 내부 OLED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전방과 후방에 2개의 강력한 전기모터를 탑재해 합산 최대출력 360마력(부스터 모드 시 408마력)과 최대토크 57.2kg·m를 발휘하는 성능도 주목할 만하다. 포르쉐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 타이칸도 하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엔트리 모델인 타이칸 4S가 선두로 나서는데, 퍼포먼스 배터리(최대출력 530마력)와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최대출력 571마력)를 탑재한 모델 중 고를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제로백 4초, 최고속도 250km/h를 경험할 수 있다니, 강력한 전기 스포츠카의 탄생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다만, 아우디 e-트론과 포르쉐 타이칸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결정되지 않아 보조금 지급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링컨 컨티넨탈.

사라지는 것들
닛산과 인피니티는 진출 16년 만인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지난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던 두 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차량 생산과 판매에 제동이 걸리며 끝내 영업 종료라는 안타까운 결말을 맺게 되었다. BMW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i8도 안녕을 고했다. 파격적 디자인으로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끈 이 차는 ‘친환경’이라는 명제 아래 만든 가장 똑똑한 슈퍼카였다. 그러나 3기통 1.5리터 터보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기대만큼 역동적이진 않았던 듯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수요가 떨어진 i8은 후속 모델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링컨은 플래그십 세단 컨티넨탈과 준대형 세단 MKZ의 단종을 선언했다. 품격과 우아함의 상징이던 링컨의 세단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순수 럭셔리 전기차와 신규 SUV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니, 새로운 세그먼트로 단장할 링컨의 미래가 자못 기대된다.





왼쪽부터 페라리 로마. BMW 3세대 뉴 1시리즈.

설렘 반, 아쉬움 반
콤팩트 해치백 시장을 거머쥘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출시한 BMW 3세대 뉴 1시리즈. 모델 최초로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실내 공간을 확대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젊은 소비층을 유혹했다. 디자인은 물론 성능과 편의 사양까지 완벽하게 갖췄으나 판매량은 생각보다 저조한 편(6월 판매 183대). 해치백을 선호하는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적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다. 지난 3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런칭한 페라리 로마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포르토피노의 쿠페 버전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유려하고 우아한 라인을 강조한 차. 다만 F8 스파이더, F8 트리뷰토 등 다른 8기통 엔진의 차량과 비교하면 페라리의 전통을 계승한 디자인이라기보다 대중적 스타일을 지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페라리를 구입하면서 수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지만, 지난해 말부터 사전 계약에 돌입한 로마는 빠르면 올해 말쯤 차량이 인도될 것으로 보여 오랜 기다림을 덤으로 안겼다.





BMW 뉴 5시리즈 및 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 월드 프리미어 행사.

오프라인 행사 감소
프라이빗 파티를 방불케 하던 신차 출시 행사 풍경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신차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디지털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캐딜락은 대형 SUV XT6를, 아우디는 신형 A4와 A5를 모두 온라인을 통해 런칭했다. 캐딜락은 가수 겸 카레이서 김진표가 MC로 나서 차량을 소개하고 시승 소감을 전하는 토크쇼 방식을 취했고, 아우디는 런칭 쇼를 시청할 때 즐길 수 있도록 런치 키트를 선물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월드 프리미어’라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주최한 BMW는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소개하기 위해 자동차 극장 컨셉을 고안했다. 60대의 차량에 개별 탑승한 참가자가 854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영상을 감상하고, 지정된 주파수를 통해 차량 내 음향 시스템으로 사운드를 듣는 방식. 신차 공개도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이뤄졌다. 차량에 탑승한 채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차 안에서 신차를 확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는 완벽한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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