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가 말하는 '돈 버는 방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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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6

존리가 말하는 '돈 버는 방법'

그는 말한다. "당신의 돈은 일하고 있습니까?"

"저는 삼성전자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애널리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서로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토론해야 해요. 그 과정이 없다면 고객을 기만하는 거죠. 고객은 그걸 기대하고 우리에게 돈을 맡기니까요."

정치와 코로나19 사태 그리고 부동산 뉴스를 빼놓고 과연 무슨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싶은 요즘, 정치만큼 첨예한 이슈가 바로 부동산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억제 정책에도 천정부지로 집값이 올랐을 뿐 아니라 20대 청년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 집을 마련한다는 소식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이러한 현상에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많은 금융 전문가 중 특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는 바로 메리츠자산운용 주식회사 사장 존 리다. 그가 부동산을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은 일하지 않는 돈’이라는 생각에서다.
1991년 미국 스커더스티븐 앤드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시작으로 도이치 투신운용과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 디렉터를 두루 거친 그는 월 스트리트에서 코리아펀드라는 한국 주식 펀드를 운용하면서 뉴스메이커로 우뚝 선 인물이다. 외국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던 시절, 그는 SK텔레콤 . 삼성전자 등 성장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70~14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스타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무른 금융자산에 대한 우리 국민의 무지와 미디어의 부정적 태도, 금융교육 철학의 부재를 깨부수는 데 앞장서겠다는 마음으로 2014년 귀국,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에 부임했다. 합류한 지 9개월 만에 펀드 수익률 1위를 기록하며 당시 업계 하위권으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던 메리츠자산운용의 평판을 끌어올린 그는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금융 전도사다. 노후 준비로서의 주식 투자 중요성을 설파하는 존 리를 여의도 한복판이 아닌 한적한 북촌에서, 으리으리한 사무실이 아닌 지하 1층 사장실 옆 테이블에서 마주했다. “개인이 하루빨리 금융 문맹을 벗어나는 것이 국가를 위한 길”이라고 말하는 그는 과연 동학개미운동 의병장 ‘존봉준’다웠다.

공교롭게 미국이 대선을 치르는 중에 대표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보통 대선처럼 큰 정치적 이슈가 있는 경우, 코스피 지수를 비롯해 주식 종목에 영향을 받는 것을 봅니다. 언론에서도 며칠 전부터 대선 결과에 따른 주식 종목을 예측하는 기사도 많이 올라왔고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적 이슈에 주식 투자를 연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기업을 보고 투자하는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큰 의미가 없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죠. 주식을 할 때 기업의 근본(fundamental)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데, 단기적 도박으로 보기 때문이에요. 정치적 결과에 따라 투자 방법이 달라진다든가, 종목을 바꾼다든가 하는 건 지극히 잘못된 방법입니다.

수소주, 바이오주, 태양광주 등 테마주 또한 많습니다. 이 또한 잘못된 투자 방식일까요? 그런 이야기는 신경 쓸 필요가 없죠. 수소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그 분야의 산업이 과연 10년 동안 성장할 것인지 파악해야 해요. 주식을 살 때는 내가 그 회사와 10년간 동업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업과 동업한다는 이야기는 그 회사의 성장 가치가 높다고 보는 거죠. 가치가 계속 올라갈 거라고 판단하고요. 그렇게 되면 보는 눈이 달라져요. 그런데 주식을 그래프로 보는 사람들, 기회 포착의 방법으로 보는 사람은 큰 그림을 못 봐요. 주식을 그래프로 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그건 주식 투자의 유일한 목적을 노후 대비로 보시는 대표님 철학과도 부합하지 않죠. 맞아요. 사람들은 주식을 사놓고 다음 주에 마이너스 20%가 되면 속상해하죠. 기업과 동업하기로 하고, 10년간 기다리기로 한 사람으로서 말이 안 되는 행동입니다. 그건 투자자(investor)가 아니라 투기자(speculator)예요. 자꾸 가격을 맞추려고 해요.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명도 없는데 말이죠. 사실 투자자라는 건 내 자본에 리스크를 쥔 거예요. 그래서 진정한 투자자는 똑똑한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해요. 남들이 좋다니까 투자한다? 똑똑한 투자자의 모습이 아니죠.

1991년부터 미국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셨습니다. 코리아펀드를 운용하면서 큰 수익률을 내셨고, 국내 언론을 통해 대표님의 성공 스토리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없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당시 우리의 경쟁사는 한국의 펀드매니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 한국의 펀드매니저들은 펀드매니징을 ‘주식을 끊임없이 샀다 팔았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더라고요. 미국에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으로 배우거든요. 제가 투자한 SK텔레콤 같은 경우도 저는 기업으로 봤는데 한국 펀드매니저들은 그래프로 봤어요. 그들은 도박(gamble), 저는 투자를 한 거죠. 그러니 누가 이기겠어요.

주식은 변동성이라는 특성이 있잖아요. 마켓 타이밍에 따라 사고파는 걸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연히 주식은 변동성이 있어요. 갑자기 올랐다 폭락하기도 하죠. 그런데 한국 펀드매니저들은 그걸 맞추려고 해요.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겠어요. 전 안 그래요. SK텔레콤이 10년 뒤에는 반드시 오를 거라고 확신하고 기다리는 거예요. 만약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더 사 모으면서요.

1990년대 초에 어떻게 그런 확신을 가지셨나요? 한국에 휴대폰이 처음 등장했을 땐 크기가 거의 벽돌만 하고 너무 비싸서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이동하면서 전화가 가능하다는 건 분명 엄청난 혁신이었잖아요. 기술이 발달하면서 휴대폰이 점점 작아질 거고, 그러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한국의 통신사가 SK텔레콤 하나밖에 없다? 그 주식을 사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죠.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지금의 삼성전자가 아니었을 텐데,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신 거죠? 그때는 반도체가 라디오나 TV 정도에만 사용됐지만, 자동차 산업과 통신 사업이 발달하고 휴대폰 사용률이 올라가면서 반도체가 성장할 거라는 예측이 가능했거든요.

그 ‘코리아펀드’로 70~14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셨는데, 기업의 미래 성장을 예측한 것 외에도 또 어떤 부분이 있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고 보세요? 주식에는 사고파는 횟수를 매매 회전율이라고 해요. 제가 15년 동안 코리아펀드를 운용할 때 매매 회전율이 15%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당시 한국은 2000%였죠. 한국의 미디어에서는 다들 저를 이상하게 봤어요. 자주 사고팔지 않는 저를 보면서 “왜 열심히 일하지 않느냐”고 물었죠. 1990년대에 한국 신문사에서 미국의 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방을 휙 둘러보더니 “컴퓨터가 왜 없느냐”고 물어요. 저는 주식가격을 안 보니까 컴퓨터가 필요 없었어요. 또 물어요. “주식가격은 왜 안 보느냐”고. 주식가격을 왜 봅니까? SK텔레콤에 투자했으면 그 기업이 제대로 돈을 벌고 있는지, 기업에 무슨 문제는 없는지 봐야지 주식가격이 무슨 소용이에요.

그럼 그 시간에 주로 뭘 하셨어요? 미국의 텔레콤 회사들이 과거에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거나 애널리스트들과 모여 SK텔레콤이라는 회사의 가치, 어떤 부분을 주시해야 하는지에 관한 회의를 하죠. 그때 저희 회사에는 텔레콤만 전문으로 하는 애널리스트가 따로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많은 도움이 됐죠.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한국의 금융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봤어요. 심각하다고 누군가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았죠. 한국에 와서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자산운용사 리스트를 쭉 봤는데 메리츠자산운용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단 주식 비중이 얼마 없었고, 업계 하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같은 시기에 메리츠자산운용이 컨설팅을 받았는데 한국에 있는 인력으로는 안 될 테니 외국에서 사장을 데려오라고 한 모양이에요. 그렇게 성사가 됐어요.

회사 측에 색다른 걸 요구하셨다고 들었어요. 외국에서 오면 보통 이런 걸 요구하죠. 골프 멤버십이나 자동차, 운전 기사 등. 저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여의도 메리츠화재 빌딩에서 북촌으로 이사할 것, 간섭하지 말 것, 그리고 하락한 평판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니 초반에 너무 돈 버는 데만 신경 쓰지 말 것을 요구했어요.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직원들과 함께 출연하신 영상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직원들의 발언이나 헤어스타일, 복장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졌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금융회사 분위기와 달라 보였어요.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직원이 먼저 행복해야 해요. 그런데 크게 어렵지 않아요. 저는 조직 문화부터 수평적으로 바꿨어요. 상사의 퇴근 시간과 상관없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고, 맡은 일만 끝내면 3시에 퇴근해도 되죠. 갑자기 아이가 아파 회사에 나올 수 없어도 상사에게 통지(inform)만 하면 됩니다. 허락(permission)이 아니고요. 회식도 없어서 개인 스케줄에 지장받을 일도 없죠.

방송에서 특히 보기 좋았던 부분은 메리츠자산운용의 복지에 대해 직원들이 만족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펀드를 사주신다는 것이 특히 놀라웠죠. 부임해서 놀란 것이, 노후 준비를 하는 직원이 별로 없었다는 거예요. 고객에게는 노후 준비를 하라면서, 정작 본인은 안 하고 있었던 거죠. 또 하나 놀란 것은 펀드매니저가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돈을 넣는 거예요. 만약 고객이 “당신 돈은 어디에 가 있나요?”라고 물을 때 “제 돈은 부동산에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이 또한 난센스죠. 그런데 그게 문제라는 걸 모르더라고요. 펀드매니저는 자신의 돈이 운용하는 펀드에 가장 많이 들어가야 하고, 월급의 일정 부분이 들어가야 해요. 또 집에 생수를 보내주는 등 쓸데없는 복지를 줄이면서 다 펀드로 지급했죠. 보너스도 펀드로 하고요. 이제는 직원들이 제 철학을 많이 따라옵니다.

직원과 리더의 철학이 비슷하다는 것은 회사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펀드 운영에서는 각각의 의견이 다를 텐데,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하시나요? 장기 투자, 그래프 대신 기업의 핵심과 원칙, 근본을 보는 건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같은 건 아니에요. 오히려 생각이 달라야 합니다. 저는 삼성전자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애널리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서로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토론해야 해요. 그 과정이 없다면 고객을 기만하는 거죠. 고객은 그걸 기대하고 우리에게 돈을 맡기니까요. 애널리스트라면 한 회사에 대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논의해야 하죠. 제가 간혹 “이 주식을 왜 샀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하면 펀드매니저들이 자존심 상해해요. 그런데 그게 건강한 조직이에요. 대표가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괜히 나쁘다고 이야기했다가 찍히면 어떡할까, 그래서 대표 말만 따라가는 조직이 제일 위험해요.

앞서 말씀하신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대표님의 철학은 미국 월가에서 일하던 시절의 영향을 많이 받으신 건가요? 미국 자산운용사는 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요. 특히 미국의 큰 기관이나 부자들이 돈을 맡기러 오면 가장 먼저 이렇게 물어요. “회사가 직원들에게 어떻게 페이하고 있는가”, “직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맡기는데, 예를 들어 펀드매니저가 자기 회사를 싫어한다든지 불만이 있다든지 하면 자기 돈이 위험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어떤 보상을 하고 있는지, 인센티브 플랜은 어떤지 등을 물어보죠.

한국 고객도 그런가요? 한국의 기관이나 자산가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래서 지난 6개월 동안 성적은 어땠나요?”라고 묻습니다. 정작 중요한 게 뭔지 모르는 거죠. 주식을 지극히 단기적으로 본다는 이야기예요.

이 외에도 다른 차이가 있나요? 한국 고객 한 분이 저를 유튜브에서 보고 찾아오셨어요. 그런데 회사가 생각보다 초라해 보였나 봐요. 한국은 은행에 가면 VIP룸이 있어 따로 안내하잖아요. 그분은 제 방을 보더니 “이런 데다 돈을 맡길 수는 없다”라면서 돌아가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한국 고객은 대부분이 그러세요. 그런데 미국은 자산운용사의 인테리어가 으리으리한 걸 극도로 싫어하는 부자들이 있어요. “돈을 이렇게 함부로 쓰는 운용사에 내 돈을 맡길 수 없다”는 거죠.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다 한국에서 그런 경험을 하니 재밌더라고요. 아직도 한국은 어떤 것의 근본을 본다기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문화가 크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죠.

미국 고객은 어떻게 그런 의식을 갖게 됐을까요? 끊임없는 교육 덕분이죠. 만약 미국에서 자산운용사를 찾아가 지난 6개월의 성적을 가져오라고 하면 무시당해요. ‘아, 이 사람은 좋은 클라이언트가 아니구나’ 하죠. 펀드매니저는 그 펀드에 얼마나 돈을 넣었느냐, 어떤 리스크를 택하고 있느냐, 어떤 투자 철학을 지녔는지 물어봐야 해요. 그렇기에 지금 미국이 금융 경쟁력을 유지하는 거예요.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메리츠코리아 주식펀드는 2014년 수익률 14.26%를 기록하며 최우수 펀드가 됐습니다. 지금 운영하는 펀드 중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 세계 헬스케어 회사에 투자하는 헬스케어펀드, 국내 기업 중 여성에 대해 배려하는 정책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우먼펀드, 중국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도 좋고요. 20세 이하 투자자에 한해 투자 가능한 주니어펀드, 중 . 장기적으로 분산투자하는 샐러리맨펀드 등도 있죠. 5G가 좋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잖아요. 사람들이 오래 사니까 자연스럽게 헬스케어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어요. 바이오, 게임, 엔터테인먼트도 유망하고요. 메리츠펀드도 그렇게 골고루 투자되어 있어요.

10월 말 메리츠자산운용이 타깃데이터펀드(TDF)인 ‘메리츠프리덤TDF’를 야심 차게 내놓았습니다. 전 세계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는데,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상품이죠. 대표님이 운용을 총괄하신다고요. TDF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 미국에서도 주식을 두려워하던 사람들이 TDF로 인해 투자하게 된 경우가 많아요. 은퇴 시점에 맞춰 펀드를 선택하면 별도의 운용 지시 없이 자산 리밸런싱이 지속적,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펀드죠. 아직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두려운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고객이 자산운용사를 선정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이런 자산운용사, 이런 펀드매니저는 피해라’ 같은 팁이 있을까요? 자산운용사를 볼 때 크게 세 가지가 중요해요. 우선 철학. 단기적인지 장기적인지, 운용 스타일과 그 과정을 봐야 해요. 두 번째는 펀드매니저들이 얼마나 사고팔았는지 매매 회전율을 봐야 해요. 낮을수록 좋죠. 세 번째는 수수료. 이 세 가지를 보면 됩니다. 펀드매니저를 판단할 때는 얼마나 한 회사에 꾸준히 있었는지, 일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봐야 하고요.

대표님은 자녀들의 사교육에 맹목적으로 돈을 쓰는 대신 주식을 사주라고 하십니다. 얼핏 들으면 좋은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욕구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비쳐지는데요. 좋은 대학에 가지 말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좋은 대학에 가는데, 왜 꼭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한 거죠. 학원을 안 다녀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요. 그런데 남이 학원에 가니까 나도 가는 거예요. 그들처럼 높은 비용을 들여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만약 좋은 대학에 못 갔다면 그건 실력이 부족해서일 뿐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한국은 엄마들이 문제인 것 같아요. 아이의 행복은 상관없이 아이를 어떻게든 남과 같은 레벨로 끌어올리려고 하죠. 그게 축적돼 한국 사회를 쓰러뜨리고 있다고 봐요. 그 비용을 톡톡히 치르고 있잖아요. 결혼율, 출산율을 보면 알 수 있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공부 못하기 운동’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게 곧 다양성이죠.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아이가 반에서 1~2등을 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한국은 모든 게 내신, 수능 시험에 맞춰져 있어요. 심지어 입사도 시험, 승진도 시험이죠. 미국을 보세요. 입사 시험이 어디 있나요. 미국은 심지어 대학에 갈 때도 지필 시험보다 중요한 항목이 넘쳐나요. 한국이 일본처럼 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헬조선, 흙수저, 욜로, 소확행 이게 다 무슨 말이에요. 살기 좋은 세상에서 젊은 친구들이 왜 지옥 타령을 하는지 안타까워요. 그러지 않으려면 국민의 90%가 일찍부터 노후 준비를 해야 하고, 그 말이 결국 무의미한 사교육에 돈 쓰지 말고 아이를 위해 실질적인 투자를 해주라는 말로 연결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규칙적으로 주식을 사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적어도 5억 원 정도는 손에 쥘 수 있어요. 그걸로 창업도, 또 다른 투자도 가능하죠. 대한민국이 레벨 업하려면 생각을 먼저 파괴해야 합니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부자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부자라는 건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과연 돈으로부터 자유로운가’의 문제죠. 1000억 원이 있다고 부자가 아니에요. 더 벌기 위해 잠을 못 자거나 심신이 피폐하다면 그 사람은 ‘돈의 노예로 사는 돈 많은 사람’일 뿐이죠.

대표님은 동학개미운동 의병장, 존봉준이라는 별명을 갖고 계십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대표님을 그렇게 부르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영광스럽죠. 특히 젊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혁명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자본주의 국가가 되는 과정이죠. 사실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노후 준비를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미디어나 정책 당국도 젊은 사람들이 주식과 펀드 등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 그들의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지, 기업 지배 구조를 어떻게 좋아지게 할지, 기업에 투자했다는 자부심을 어떻게 느끼게 할지,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의 미디어와 정책 입안자부터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사진 안지섭(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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