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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5

마음이 불안할 땐, 식물을 만나보세요

다가오는 봄, 식물 킬러에서 식물 '금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2018년 엘리펀트 스페이스에서 열린 전시 <죄의 정원>의 식물상점 전경.
다육식물 브랜드 칵트에서 자체 제작한 테라코타 화분과 받침대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칵트는 지난 2020년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에서 목표 금액의 1053%를 달성하며 이목을 끌었다.


어릴 때 집에 있던 학습 만화 전집 중 가장 흥미로웠던 책을 한 권 꼽으라면 바로 식물 관련 책이다. 그때 읽은 내용 가운데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부분은 식물도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좋은 말을 많이 할수록 식물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래서 집에 화분을 들일 때마다 의식적으로 좋은 말 한마디라도 건네곤 했다. 그럼에도 식물과는 인연이 없는지, 다육식물마저 어떤 방법으로든 죽이는 능력을 타고났다. 아무리 정성 들여 물을 주고 분갈이를 해도, 내게 온 식물의 끝은 이미 정해진 걸까?
그렇게 식물과 담을 쌓고 지내다, 최근 두 종류의 화분을 구입했다. 하나는 다육식물이고, 다른 하나는 공기 정화 식물로 산세비에리아. 이번만큼은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유튜브 채널을 찾았다. 특히 산세비에리아는 유튜브 채널 에서 꼭 키워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한 영상과 ‘세상에서 제일 키우기 쉬운 식물’로 꼽은 영상을 보고 꼭 구입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화분을 늘리거나 키우는 법을 담은 영상도 있어 정보가 쏠쏠하다. 이 채널에서는 다양한 식물군을 다루고, 요즘 떠오른 플랜테리어를 비롯해 겨울철 식물과 화분을 관리하는 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식물 ‘똥손’이 ‘금손’으로 거듭나는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은 필수 시청 콘텐츠. “식물을 키우는 데 정답은 없지만, 오답을 피하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 답은 결국 경험이었어요. 안타깝지만 식물을 죽이고 실패하면서 어떻게 하면 식물을 잘 키울지 터득하는 방법이 그것이죠.” 자신이 수없이 실패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대방출하며 다른 이들은 무사히 기르기를 소망하는 유튜버의 바람처럼, 이러한 영상을 통해 식물 키우는 방법을 체득해보자.
에디터가 눈여겨보는 또 다른 유튜브 채널 <식물집사독일카씨>도 만만치 않은데, 피아니스트 김강호가 운영한다. 독일에서 유학하며 난초의 한 종류인 ‘카틀레야’에 푹 빠진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식물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200여 가지 식물 성장 일기를 기록할 정도로 그의 식물 사랑은 엄청나다. 이웃이 1만 명이나 되는 블로그에 식물의 성장기와 농원 방문기를 올린다면, 유튜브에서는 좀 더 실용적인 정보를 공유한다. 가령 분갈이할 때 흙을 어떻게 다지면 좋을지, 가지는 어디서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처럼 시범이 필요한 일 말이다. 2019년 8월에 오픈한 채널인데, 구독자 수가 벌써 10만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식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로 거듭났다. 그런 그가 지난 2020년 12월에는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라는 책도 출간했다. 말 그대로 병충해나 무름같이 각 식물이 해를 입은 상황에서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 종합적으로 기술한 책이다. 뿌리는 어떻게 내리는지, 그래서 어떤 화분에 심으면 좋은지, 물은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성장기는 언제인지, 빛에 얼마나 노출해야 하는지 등 세세하게 정리했다. 그가 꼽은 정보만 쭉 훑어봐도 기르기 까다로운 식물인지, 아니면 손쉽게 도전해볼 수 있을지 가늠된다. 저자는 크게 ‘공기 청정 식물’, 아이와 반려동물에게 ‘안전한 식물’, ‘예쁜 꽃식물’, 플랜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식물’, 또 빛이 잘 들지 않는 집에서 키우기 좋은 ‘반음지 식물’까지 총 5개 카테고리로 나눠 정리했다. 에디터의 경우 공기 청정부터 시작해 플랜테리어로 관심을 확장한 터라 식물을 리서치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1979년부터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전문적으로 길러온 미래농원이 칵트와 함께한다.
유튜브 채널 를 통해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독일카씨’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김강호는 식물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다.


이번엔 내게 꼭 맞는 식물을 찾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망원동에 자리한 ‘식물상점’이다. 에디터가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혀 엉뚱한 곳인 미술 전시, 그러니까 엘리펀트 스페이스에서 열린 <죄의 정원>전에서 작품으로 식물상점을 만났다. 히로니뮈스 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이란 작품에서 출발한 전시다 보니 식물상점 역시 이 그림에 등장한 식물을 유심히 살피고 유사점이 있는 실제 식물과 연결 지었다. 단순한 ‘식물 디스플레이’를 넘어 이들을 통해 공간과 작품 해석에 대한 식물상점만의 내러티브를 엿볼 수 있어 뇌리에 그 이름이 남았다. “일상에서 꽃과 식물이 필요할 때 이야기를 나누고 꼭 맞게 추천하면서 이들을 더욱 가까이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운영하는 식물상점. 판화를 전공한 강은영 대표의 타고난 예술적 감각과 식물 사랑,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이해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미감에 대한 그녀의 안목은 그동안 전시나 여타 스토어를 통해 증명되었으니 신뢰해도 좋을 듯하다. 그 밖에 지금 나의 상황을 공유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식물은 무엇이 있는지, 혹은 어떤 식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상세한 팁을 나누는 곳이니 부담 없이 방문해 그녀의 식물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앞서 말했듯이 에디터는 최근에 다육식물을 샀는데, ‘죽을 위험이 가장 적은 식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인장, 다육식물 브랜드 ‘칵트(CACT)’는 2020년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말프(Malf)’의 조유환 대표가 설립했다. 건축을 베이스로 식물 콘텐츠를 다루기에 구매자에게 공간에 대한 세심한 질문을 던진다. 집의 창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는지, 바람은 잘 통하는지, (특히 겨울철) 실내 온도를 얼마나 따뜻하게 유지하는지, 습도는 어떤지 등 대화를 나누며 식물 놓을 자리를 조언해주는 것. 특히 에디터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흰색 테라코타 화분으로, 이 역시 칵트에서 직접 디자인했다. “다육식물 자생지인 사막의 기후를 고려해 숨 쉴 수 있는 테라코타를 활용한 화분을 생각했어요. 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주변 환경의 수분과 공기를 흡수하고 투과시키면서 1년 내내 비가 오지만 항상 건조함을 유지하는 사막의 환경을 화분으로 조성한 거죠.” 조유환 대표는 또 “다육식물을 키울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건 과한 습도예요. 테라코타 받침대는 화분의 배수 구멍과 받침대 사이에 작은 공간을 만드는데요, 결국 공기가 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화분 내 잔여 수분의 배수와 건조를 돕는 거죠”라며 식물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한 요소에 대한 브랜드의 고민을 반영했음을 들려줬다. 인테리어 요소로서 식물을 고민하는 이가 점차 늘어나는 요즘이다. 건축 디자이너에게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적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칵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그동안 반려식물 들이는 문제로 고민했다면,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지금이 적기다. 이제 ‘식물을 죽이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에서 벗어나 당신만의 공간에 당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맞춤 식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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