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핫한 컬렉터, 딩이샤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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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6

중국에서 가장 핫한 컬렉터, 딩이샤오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미술관까지 지은 남자

중국의 젊은 컬렉터이자 샤오 현대미술관을 설립한 딩이샤오.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샤오 현대미술관 입구.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Ding Xiao 딩이샤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랑을 경험한다. 그런데 왜 사랑하는지 이유를 묻는다면? 바로 대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예술이 꼭 그렇다. 이유는 없지만 끌린다. 하지만 그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은 아트 러버, 나아가 아트 컬렉터가 되어 있을 것. 딩이샤오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해 자신의 미술관까지 지었다. 중국의 2030세대 컬렉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자 샤오 현대미술관 설립자인 그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일까? 예술과 작가를 아끼는 개인 컬렉터로 시작해 작가를 지원하고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해 미술관을 열기까지, 예술을 향한 그의 사명감을 들어본다.





샤오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전 (9월 13일~12월 14일) 설치 전경.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Photo by Yang Hao





로이 홀러웰(Loie Hollowell)의 ‘Linked Lingams in Orange(Yellow, Purple and Blue)’(2018).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안녕하세요. <아트나우> 독자에게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독자들과 인연을 맺고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예술을 좋아해서 작품을 모으고, 또 수집한 작품을 한데 모아 보여줄 수 있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중국 르자오시에 오픈한 샤오 현대미술관(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인데, 지역 주민은 물론 더 넓은 층의 대중을 타깃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집단적 상상력을 확장하고 싶은 게 저만의 운영 철학이죠. 제 컬렉션이 곧 미술관을 이루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근간이라고까지 말씀하시니 컬렉션이 더욱 궁금합니다. 처음에 ‘아, 나는 예술이 좋아!’ 혹은 ‘이 일은 내 운명이야!’라고 느끼게 한 작가나 작품이 있을까요?
가장 먼저 알게 된 작가는 카우스(KAWS)예요. ‘XX’라는 문자를 새긴 조각들이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래서 그의 장난감과 판화를 구입했죠. 하지만 당시엔 아직 컬렉터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홍콩 크리스티 옥션에서 카우스의 회화, 즉 생애 첫 현대미술 작품을 컬렉팅한 순간이 기억에 남았어요. 그때 ‘오브제’를 넘어선 ‘예술 작품’을 수집하며 제 컬렉팅 영역을 확장한 셈이죠. 카우스 작품처럼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또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건 정말 뛰어난 능력이에요. 그때부터 많은 작가와 예술계 인사를 만났고, 그렇게 꾸준히 작품을 컬렉팅하다 지금에 이르렀네요. 제 주변에서도 많은 친구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아트 러버로 거듭났어요. 흔한 과정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특별하죠.

다양한 매체 중 특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요?
저는 매체나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예술을 사랑해요. 대체로 직관에 의존하는 편입니다. 제 안목을 믿는 편이죠. 컬렉팅을 시작할 때는 회화를 조금 더 주목하긴 했어요. 조각이나 설치 등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회화가 화면과 관람객 사이 좀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제안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술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갖기 전에는 그런 작품에 좀 더 끌렸죠. 시간이 지나 작가와 작품, 예술에 대해 더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컬렉팅할 때 회화를 포함해 다양한 매체를 아우릅니다.

예술을 알아갈수록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아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럼 요즘 눈여겨보는 작가는요?
항상 많은 사람이 ‘현재 가장 주목받는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예술가가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좋은 작가가 많죠. 개인적으로 한 작가가 성장하고 진화해가는 과정, 그 과정이 작품에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걸 보면 흥미를 느껴요. 그래서 샤오 현대미술관 전시를 준비할 때도 관람객이 작가를 단계적으로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방문객 개개인이 작가와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하다 우리만의 해석을 공유하기도 하죠. 사람들이 꼭 우리와 같은 시각으로 작가를 바라볼 필요는 없지만, 미술관으로서 해야 하는 노력이고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어요. 현재 열리는 전시 [I’m Stepping High, I’m Drifting, and There I Go Leaping](12월 14일까지)에서는 다양한 세대, 지역, 매체를 다루는 작가를 선보이고 있어요. 데이나 슈츠(Dana Schutz), 바버라 크루거(Barbara Kruger)처럼 이미 이름을 떨친 작가도 있고 에밀리 메이 스미스(Emily Mae Smith), 로이 홀러웰(Loie Hollewell), 장쯔퍄오(Zhang Zipiao), 쑨이톈(Sun Yitian)과 같이 성장하는 해외 혹은 중국 작가도 있죠. 전시 테마와 작가를 통해 결국엔 제가 요즘 집중하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거죠.





샤오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전 (9월 13일~12월 14일) 설치 전경.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Photo by Yang Hao





샤오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 (2월 27일~6월 26일).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Photo by Wen Hua





데이나 슈츠의 ‘Singer Songwriter’(2013).
Courtesy of Xiao Museum of Contemporary Art

최근 아트 컬렉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심상치 않아요. 수많은 컬렉터가 새롭게 등장했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사람들이 예술 컬렉션을 대하는 지점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확실히 요즘 아트 컬렉션은 과거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예술 자체에 대한 관심이겠죠. 그동안은 고상한 취향을 지닌 소수의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소위 ‘그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왔죠. 하지만 이런 현상은 예술계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예술이 과연 무엇인지 재고하게 했죠. 오늘날 현대미술은 주제, 매체,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좀 더 대중 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죠. 예술 컬렉팅 역시 변화의 물결을 따를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 말을 꼭 덧붙이고 싶어요. 요즘은 ‘컬렉터’의 개념 자체도 변하고 있거든요. 제 생각에 과거의 컬렉터는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인물의 작품을 눈여겨보고 역사적 의의를 고려해 작품을 수집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며 예술계 안팎으로 탈중앙화 현상이 나타났고, 나름의 지향성과 목표의식을 갖고 컬렉팅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결국 쌓여가는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드러내고자 하는 거죠. 앞서 말했듯 전 팝아트로 컬렉팅을 시작했습니다. 팝아트는 반(反)상업적이고, 반대중적인 미술 사조잖아요. 그동안 ‘고아하다’고 인식된 예술에 반하는 비판의식으로 생겨난 예술이니까요. 제가 팝아트에 관심을 두면서 제 고향인 중국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저도 거기서 파생된 다른 작품을 컬렉팅하고, 결국 미술관까지 지었죠. 과거보다 요즘 저를 포함한 사람들의 아트 컬렉션은 확실히 좀 더 ‘개인적’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에게 컬렉팅은 어떤 의미죠?
처음엔 단순히 ‘심미적 충동’에 따라 시작한 행위였어요. 제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발견했고, 꼭 갖고 싶다는 소유욕이 발동했죠. 이런 관점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 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저는 결코 좋은 작품을 개인의 수장고나 창고에 봉인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교류와 공유가 중요한 현대사회에서는 작품을 소장한다는 의미를 재고해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가족과 친구를 넘어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 바로 컬렉팅의 궁극적 의미라고 믿어요. 제 미술관도 그런 믿음으로 시작했죠.

그렇다면 미술관 운영자이자 컬렉터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세요? 현대사회에서 예술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신 적이 있나요?
요즘 젊은 예술가를 위한 프로젝트를 고안하고 있어요. 아직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 젊은 예술가의 진지하고 흥미로운 작품에 관심이 많거든요. 젊은 작가에게는 누군가 작품을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저 자신과 미술관 운영을 통틀어 굉장히 중요한 과업입니다.

중국은 여러모로 특별한 국가입니다. 사회체제가 여느 국가와는 다르죠. 그런 국가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국가적 교육이 예술을 보고 컬렉팅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세요?
개인이 받은 교육과 성장 과정은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죠. 저는 사실 미국에서 공부했어요. 또 예술에 입문한 후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예술계 사람들과 교류했죠. 이른바 ‘바깥세상’에서 다채로운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를 제 고향, 제 나라인 중국으로 가져오고 싶었어요. 중국에 미술관을 연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작용했죠. 제가 비록 체제를 바꿀 수는 없어도 예술을 통해 이곳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덕분에 앞서 언급한 팝아트에도 공감하고 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미술관과 관련해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샤오 현대미술관은 아직 신생 미술관이니만큼 전시와 행사를 꾸준히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 중점을 둬요. 제가 소장한 작품을 미술관 플랫폼을 이용해 대중과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도 고민하죠. 아직 방향을 찾아가는 단계니까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나 초청 전시 등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정송(프리랜서)
사진 제공 샤오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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