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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09

로에베의 동시대 공예

해마다 공예 분야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

2023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시 전경. ©Naho Kubota

1846년 스페인의 대규모 가죽 공방으로 시작한 로에베는 장인정신과 브랜드 헤리티지가 깃든 유서 깊은 브랜드다.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화하고자 1988년 로에베 가문 4대손인 엔리케 로에베 뢰스베르크(Enrique Loewe Roessberg)가 로에베 재단을 설립,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시학, 댄스, 사진, 미술, 공예 분야의 유산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했다. 로에베 재단은 2002년 스페인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인 순수 미술 공로상 금메달(Gold Medal for Merit in the Fine Arts)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을 아트 디렉터로 영입했는데, 그는 2015년 영국 패션 어워드 최초로 여성과 남성 의류 부문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알렸다. 예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조나단 앤더슨의 업적으로 그가 2016년 현대 공예 발전을 위해 제정한 국제 어워드인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을 꼽을 수 있다. 탁월한 현대 공예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기리고자 해마다 시상하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오늘날 공예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재능과 비전을 두루 갖춘 예술가의 작품을 발굴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워나가겠다는 취지로 제정했으며, 1846년 공동 공예 워크숍으로 출발한 로에베에 경의를 표현하는 의미도 담았다.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수여하며 “공예는 로에베의 본질입니다. 로에베 하우스는 공예라는 행위에 담긴 가장 순수한 의미를 추구합니다. 공예는 로에베 하우스와 가장 밀접한 분야고, 여기서 우리의 현대성이 발현됩니다. 또한 언제나 현재성을 지닐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제1회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시 전경.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예술가, 큐레이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로 구성한 패널의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작 30여 점을 선정한다. 독창성, 예술적 비전과 가치, 섬세함, 소재의 탁월함, 혁신적 가치, 차별성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이후 심사위원단이 후보작 중 최종 우승작을 선정한다. 2017년 제1회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무려 3900명에 달하는 예술가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중 최종 후보 26명을 선정, 독일 출신 목공예가 에른스트 감페를(Ernst Gamperl)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폭풍에 뿌리째 뽑힌 300년 된 거대한 참나무를 깎아 만든 그의 작품 〈Tree of Life 2〉는 나무의 형태, 균열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제1회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시 전경.
아래 에른스트 감페를의 〈Tree of Life 2〉(2016).

해가 갈수록 명성을 드높인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2022년 전문가 패널이 모여 전 세계 116개국 작가들이 제출한 3100개가 넘는 작품 중 최종 후보작 30점을 선정했다. 최종 후보에 오른 15개국 출신 작가들은 도자, 목공, 텍스타일, 가죽, 바구니, 유리, 금속, 주얼리, 래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2022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소재, 기술, 창의적 혁신이었다. 진보적 사고와 실험 정신이 반영된 다양한 공예 작품은 작가 개인의 언어와 독보적 기술을 보여줄 뿐 아니라 동시대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담아냈다. 2022년 우승의 영예를 안은 정다혜 공예가의 작품 〈A Time of Sincerity〉는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500년 역사를 간직한 한국 모자 공예 기술과 말총을 접목한 점을 인정받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도예가 안딜레 다알반(Andile Dyalvane)과 독일 금속공예가 율리야 오베르마이어(Julia Obermaier)도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여름에도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깊이 고민하고 오랜 시간 숙련해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공예 작품을 선별했는데, 올해 출품작은 특히 예상을 벗어난 형태와 색감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13명의 심사위원이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30명의 작품을 심사해 이나자키 에리코(Eriko Inazaki)의 〈메타노이아(Metanoia)〉를 우승작으로 선정했고, 도미니크 징크페(Dominique Zinkpè)와 와타나베 모에(Moe Watanabe)를 특별상 수상 작가로 언급했다. 이나자키 에리코는 도자기의 섬세하고 정교한 결정을 겹겹이 축적해 〈메타노이아〉를 완성했다. 심사위원단은 작가가 선보인 경이롭고 매혹적인 도자공예에 감탄하며 〈메타노이아〉의 기술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높이 평가했다.





2022년 한국에서 열린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시 전경.

한편 로에베는 내년 봄 파리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로에베 재단 공예상 후보를 모집 중이다. 일곱 번째를 맞는 내년 공예상 후보 신청은 올해 10월 25일까지 가능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은 파리에서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이 기간에 심사위원단이 최종 우승작을 선정한다. 내년 심사위원장은 로에베 재단 대표 셰일라 로에베(Sheila Loewe)가 맡고, 건축가 조민석과 올해 최종 우승자 이나자키 에리코 등이 새롭게 심사위원단에 합류한다. 해마다 전통을 이으면서도 새로움을 창조하는 현대 공예의 진보를 보여주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 2024년에는 어떤 작품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벌써 기대된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최윤정(프리랜서)
사진 제공 로에베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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