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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1

오케스트라의 계절

가을을 수놓을 공연들의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위쪽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 Gaetan Bally
아래쪽 뮌헨 필하모닉. © wildundleise.de

서울이 유럽발 클래식 선율로 물든다. 내로라하는 교향악단이 내한하는 덕분이다. 특히 11월은 ‘빅뱅’과 다름없다. 콘서트홀 일정표를 보면 오케스트라 연주로 빼곡하다. 매일 황홀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어쩌면 몇 년 안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흔치 않은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은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다. 독일 군단을 지휘한 인물은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피에타리 잉키넨. 그가 선보인 ‘탄호이저 서곡’은 웅장한 울림 속에서 내면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세심함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잉키넨의 음악이 축제 서막을 강렬하게 알린 스포르찬도(특정 음을 세게)였다면, 10월 공연은 크레셴도(점점 강하게) 같았다. 문득 런던 필하모닉·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홍콩 필하모닉·오슬로 필하모닉 등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월이 떠오른다. 당시 클래식 애호가들은 에드워드 가드너(런던)·파보 예르비(취리히)·클라우스 메켈레(오슬로)의 지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오케스트라 역시 10월을 기다려온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들은 국내 클래식 팬에게 익숙한 명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는데, 연달아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물받은 관객들이 여전히 진한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오는 11월, 클래식 팬들의 감동은 절정에 다다를 듯하다. 음악 용어에 빗대면, 포르티시시모(가장 세게)일 테다. 현재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빈·베를린·로열 콘세르트헤바우(RCO)를 비롯해 라이프치히와 뮌헨 오케스트라가 한국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갖췄다. 빈 필하모닉은 2009년 한국에서 주빈 메타의 빈자리를 채워 화제가 된 투간 소키예프가 지휘봉을 잡는다. 흥미로운 점은 피아니스트 랑랑과의 협연. 7일 공연에서 빈 필하모닉과 랑랑은 카미유 생상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연주할 예정으로, 즉흥곡 느낌의 이 곡을 빈 필하모닉의 고상한 음색과 랑랑의 화려한 기교가 어떻게 타협점을 찾을지 벌써 진진하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RCO는 같은 날 서로 다른 무대에 오른다. 11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베르크·브람스를, RCO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스트·베버·차이콥스키를 프로그램에 올린다. 어떤 낭만주의 음악가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클래식 러버의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12일에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 협연이 계획되어 있다. 한편, 조성진은 15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공연에도 등장한다. 이날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이 들려줄 곡은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잔잔하게 스며드는 조성진의 감성이 오케스트라와 교감하는 순간을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11월 오케스트라 빅뱅은 뮌헨 필하모닉과 정명훈의 연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26일과 30일(예술의전당), 29일(세종문화회관)에 열리는 이번 공연의 키워드는 ‘베토벤’과 ‘협연자’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참여하는 26일과 29일에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과 교향곡 제3번을,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함께하는 30일에는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과 교향곡 제7번을 선사할 예정이기 때문. 가장 독일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뮌헨 필하모닉을 이끄는 세기의 거장과 젊은 거장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사진 빈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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