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MAY. 2017 FASHION

Imperial Splendours

  • 2017-05-20

베이징 자금성에서 하이 주얼러 쇼메의 찬란한 유산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마리-루이즈 황후의 어크로스틱 브레이슬릿(1810년). 나폴레옹이 마리 황후에게 결혼 선물로 준 주얼리로 제품에 세팅한 각 젬스톤의 첫 번째 영문 알파벳을 조합하면 사랑의 메시지가 등장한다.

올해로 브랜드 탄생 237주년을 맞이하는 쇼메가 중국 베이징 자금성 고궁 박물관에서 라는 특별 전시회를 개최했다. 18세기에 시작된 쇼메 하이 주얼리의 예술적 아름다움과 메종이 그려온 눈부신 역사, 그리고 그 가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무엇보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이번 행사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요소. 명나라와 청나라에 걸쳐 중국 황실로 사용해온 역사적 유적지에서 프랑스 주얼러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흔히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쇼메는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관장을 역임한 앙리 루아레트(Henri Loyrette)의 기획으로 루브르 박물관, 퐁텐블로 성,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같은 전 세계 유수의 뮤지엄에 소장 중인 작품과 개인 소유의 아카이브 피스를 베이징으로 가져왔다. 약 300점에 이르는 하이 주얼리, 드로잉, 아트 오브제, 일러스트 등은 쇼메의 유구한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료 그 자체로 그중 일부는 프랑스를 떠나 해외에 소개하는 것이 처음이며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도 있다고.






자금성 고궁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1 들장미와 재스민꽃 모티브의 디아뎀(1830년경)
2 두 줄로 이뤄진 진주 네크리스(19세기 초) 탈착 가능한 페어 컷 진주 장식이 돋보이는 네크리스는 조세핀 황후의 아들인 외젠 로제 드 보아르네 왕자의 아내, 바이에른 공주 아우구스테 아말리아가 소유했던 것.

위용 넘치는 압도적인 외관의 자금성 입구를 지나 조도가 낮고 차분한 분위기의 전시실로 들어서자 언뜻 보기에도 신비로운 하이 주얼리 수백 점이 사방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전시회는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는데, 공간을 연출한 감독 리처드 페두치(Richard Peduzzi)는 무대감독이자 화가로서 활동해온 인물. 주얼리를 연극 무대 위에 선 배우로 생각하고 거기에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배경의 크기, 적절한 조명, 제품별 특징을 부각할 수 있는 소품 등을 모두 고려해 섬세하고 예술적인 연출을 보여주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쇼메의 역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3명의 인물, 바로 나폴레옹 1세와 조세핀 황후, 마리-루이즈 황후의 초상화다. 그리고 그 앞에는 실제 나폴레옹 1세가 1804년 12월 2일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거행된 대관식에서 착용한 섭정의 검을 전시해두었는데, 이는 나폴레옹이 쇼메의 창립자 마리-에티엔 니토에게 직접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보나파르트 황실 소유의 보석 중 하나인 140캐럿의 신비로운 리젠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쇼메는 오랜 시간 프랑스 왕실의 공식 주얼러로 활약하며 나폴레옹 일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주얼리를 창작했고, 이를 발판 삼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주얼리를 탐닉한 조세핀 황후가 소유한 진주 네크리스부터 나폴레옹이 마리-루이즈 황후에게 결혼 선물로 준 어크로스틱 브레이슬릿,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벌과 별 모티브를 장식한 고딕 벨트 등은 미적인 관점에서도 가치가 높지만 프랑스 역사와 맥락을 함께한 쇼메의 배경, 다시 말해 왕실의 정통성을 근간에 둔 메종의 독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3 벌새 모티브의 아그리뜨(1880년경) 루비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벌새 모티브에 실제 깃털을 장식한 입체적인 디자인이 아름답다.
4 a tact 워치(1809년) 베스트팔렌의 왕 제롬 보나파르트가 소유했던 주얼리 워치. 다이아몬드와 진주 장식,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살표 모양 핸드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5 바람에 흩날리는 밀 이삭 모티브의 디아뎀(1811년경) 쇼메는 조세핀 황후의 요청으로 풍요의 상징인 밀 이삭 모티브의 주얼리를 150점 이상 선보였다. 니토가 마리-루이즈 황후를 위해 만든 이 디아뎀은 생동감 넘치는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이다.

이후 마리-에티엔 니토의 뒤를 이어 공방의 마스터 자리를 물려받은 장-바티스트 포생에 의해 쇼메는 제2막을 맞이한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주얼리를 생산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연물에 감정을 투영하는 낭만주의 사조의 영향을 받아 꽃, 과일, 나뭇잎 등의 아름다움을 주얼리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 1850년에 제작한 포도송이 모티브의 주얼리 세트는 이와 같은 스타일을 대변하는 피스로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싱그러운 에메랄드와 오묘한 퍼플 진주의 완벽한 조화는 물론이거니와 쇼메 공방의 우수한 골드 세공 기술에 절로 감탄이 새어 나온다. 이후 전시는 1900년대에 이르러 메종의 창의성에 영감을 불어넣은 ‘사랑의 고백’을 주제로 한 주얼리를 선보인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며 묶이고 풀리기를 반복하는 리본 모티브는 연인의 사랑을 상징하는 장식.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를 빼곡히 세팅한 나비 매듭 모양 브로치는 딱딱한 금속과 스톤으로 이뤄졌음에도 착용자의 신체 위에서 부드럽고 유연하게 움직이며 공방의 주얼리 가공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 밖에 신비로운 자연을 찬미하며 동식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과 3500개에 이르는 헤드피스 주얼리를 제작한 메종을 대변하는 주얼리인 디아뎀을 보고 있자면 마치 쇼메의 오랜 역사를 방돔 광장의 중심에서 목도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 쇼메의 작품 속에 표현된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예술 전시회’를 펼쳐 보이고 싶었다는 전시 디렉터 앙리 루아레트의 설명처럼 세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 쇼메의 탁월한 주얼리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6 프랑스 왕실의 초상화와 나폴레옹 1세의 섭정의 검   7 포도송이 모티브의 주얼리 세트

 

에디터 이혜미(hmlee@noblesse.com)
사진 제공 쇼메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