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LIFESTYLE
  • 2018-04-25

새로운 만남

복합 문화 공간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경험이 아니다. 카페를 겸하는 편집숍이나 갤러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은 흔한 양상. 최근 등장한 복합 문화 공간은 라이프스타일의 영역 간 경계를 허물며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연을 꿈꾸는 유기적 공간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도시인의 소망을 투영하는 플랜테리어. 회색빛 도시 속 오아시스처럼 도시인의 휴식처를 자처하는 복합 문화 공간 역시 식물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항만 지역 다르세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식스(Six)가 대표적인 사례. 16세기에 지은 건물에 갤러리, 비스트로와 플라워 숍이 한데 모여 창조적 허브로 재탄생했다. 2명의 기업가, 2명의 건축가, 음악가와 조경사가 힙을 합쳐 만든 공간으로 식스 갤러리를 비롯해 비스트로 시지엠(Sixieme), 플라워 숍 이레네 엣 식스(Irene at Six)를 만날 수 있다. 식스의 공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식물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 폰티, 피에르 잔느레, 르코르뷔지에 등 거장의 가구가 열대식물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개성 강한 각각의 공간은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조화를 이룬다. “조경사 이레네 쿠차니티(Irene Cuzzaniti)와는 오래전부터 함께 작업해왔어요. 우리의 모든 건축 프로젝트에 식물이 빠지지 않죠. 꽃과 나무는 식스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다양한 식물을 배치해 공간을 통일하거나 분할하기도 하죠. 자연을 실내에 들이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국적인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효과를 주기도 해요.” 식스를 설계한 건축가 다비드 로페츠 퀸코체스(David Lopez Quincoces)와 파니 바우에르 그루그(Fanny Bauer Grung)는 이렇듯 건축에서 식물의 힘을 강조한다. 국내의 복합 문화 공간에서도 식물로 인테리어하거나 처음부터 플라워 숍을 공간에 함께 구성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스가든은 레스토랑 굿 사마리안 레시피, 카페 생 루크마리, 셀렉트 숍 소선취향, 플라워 숍 제나 스튜디오가 옹기종기 모인 공간. 서로 다른 취향이 식물을 접점으로 모이고, 건강한 식자재와 가치를 담은 디자인을 모아둔 이곳에서 식물은 푸릇푸릇한 영향력으로 방문객에게 친근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매 순간, 매 계절 다른 이야기를 써나가는 식물은 공간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한다. 마치공간이 살아 있는 것처럼.











읽고 머무는 시간
태국 방콕 센트럴 엠버시 최상층에 문을 연 오픈하우스는 4600㎡(약 1391평)의 넓고 높은 공간에 14개의 레스토랑과 아이를 위한 놀이 공간, 휴식처를 표방하는 그린하우스를 갖췄다. 오픈하우스라는 명칭에 걸맞게 여러매장 사이의 경계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공간 전체에 흐르는 듯 배치한 거대한 서가가 중심을 잡는다. 한쪽 벽면을 두 단으로 나눠 복층형 서가로 구성하고 큐레이터가 엄선한 아시아 미술과 문화, 예술 관련 서적을 비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국내에서도 힐튼 부산의 이터널 저니,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의 별마당도서관 등이 휴식과 만남, 책을 주제로 소통하는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화여대길에 위치한 어반앨리스는 카페와 레스토랑, 스터디홀, 강연장, 라이브러리를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 특히 3층에 위치한 라이브러리와 공유 오피스 형태의 카페는 지적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편하게 소파에 걸터앉아 책을 읽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독서실처럼 조명이 달린 책상에서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볼 수도 있다. 개방감이 돋보이는 오픈형 서가는 오가는 이에게 휴식과 여유의 공간을 선사한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간 내 다른 시설을 이용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경험을 맛보다
그간 레스토랑과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은 많았지만 맛있는 식사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음식을 맛보는 것은 관념적 체험이 아니라 음식이 몸속으로 직접 들어오는 실제적이고 감각적인 행위로 가장 직접적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 오트 마레에 위치한 앙프랭트(Empreintes)는 지문, 각인이라는 단어의 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프랑스공예협회에 소속된 작가와 장인의 작품을 판매하는데,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2층에 위치한 유기농 카페에서 미식을 연계해 직접 만지고 느끼며 사용하는 경험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나루터로에 오픈한 챕터원 에디트에서다. 총 4층 규모로 1층은 파운드 로컬이라는 카페 & 비스트로, 2층과 3층은 가구 편집숍, 4층은 갤러리로 활용한다. 파운드 로컬에서는 작가와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에 음식과 음료를 담아 먹는 예술적 컬리너리 경험이 가능하다. 식사를 주요 콘텐츠로 복합 문화 공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사례도 있다






경리단길에 새롭게 오픈한 G 컨템포러리는 1층의 카페, 2층의 프라이빗 레스토랑과 하이엔드 오디오 룸, 3층의 갤러리와 4층의 루프톱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특히 갤러리가 있는 3층은 갤러리비원의 전시 공간이자 라이프스타일 클래스 플랫폼 7PM의 소셜 다이닝을 겸한 클래스가 열리는 장소. 퇴근 후 7시, 일상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클래스를 목표로 와인, 싱글몰트위스키, 한식 다이닝 플라워 세팅, 요리 인문학 등 다이닝에 관한 다채로운 주제의 클래스를 개최한다. 갤러리비원이 큐레이팅한 작품에 둘러싸여 소셜 다이닝을 체험하면 자연스레 예술과 한층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 공수한 빈티지 가구가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희로의 비나리는 한 끼 식사에 비나리의 정체성을 담아낸다. 숍의 절반을 차지하는 레스토랑을 공유 키친 형태로 운영해 같은 주방 공간을 셰프 여러 명이 공유하며 요일별로 다른 요리를 선보인다. 셰프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제철 식자재로 건강한 요리를 만든다는 철학.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것을 탐구하는 비나리의 모토와도 이어진다. 단지 음식을 파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목표다. “복합 문화 공간은 현재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앞으로 무엇을 원하게 될까?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이 복합 문화 공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죠” 비나리를 컨설팅한, 매거진 <책> 지은경 편집장의 말이다. 

 

에디터 김윤영(snob@noblesse.com)
사진 박유빈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