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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21

처음 뵙겠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민지와 축구 선수 전세진의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기록하는 삶,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민지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생기던 1990년대 초, 소위 ‘집 장사’라 불리는 소규모 건설업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자란 잠실 키드 민지. IMF로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진 뒤 15년째 월셋집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지만, 아직도 부모님은 부동산 투자에 목을 맨다. 그 모습이 싫어 집을 떠난 민지는 5년 만에 우연히 아빠를 마주하고, 이를 계기로 부모님의 인생과 서울 도시 개발사를 뒤쫓기 시작한다. 마민지는 본인이 연출하고 출연한 첫 장편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2017)로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영화제 사상 국내 작품이 대상을 받은 건 마민지가 처음. “여전히 얼떨떨해요. 상금을 받을 때는 조금 실감이 나더군요. 덕분에 학자금 대출도 많이 갚았죠”라며 웃는 그녀는 <버블 패밀리>에서 등록금을 고민하던 민지 그대로다.
10대 시절 마민지는 사진 촬영, 음악 감상, 글쓰기를 좋아해 그 모두를 할 수 있는 영화감독을 꿈꾸며 관련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한때는 그만둘 생각도 했다. “영화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었어요. 게다가 극 영화의 연출적 한계점도 보였죠.”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 흥미를 느낀 문화와 문화인류학을 공부했고, 현장에 나가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기록을 위한 매체를 고르다 보니 제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비디오카메라를 잡게 됐어요. 사람들 모습을 영상 매체에 담곤 했는데, 어느 순간 다큐멘터리를 찍는 제 모습을 발견했죠. 다큐멘터리를 심도 있게 배워보려고 대학원에도 진학했어요.” 지금까지 극 영화 <언어생활>(2009)과 <아폴로 17호>(2011), 다큐멘터리 영화 <성북동 일기>(2014)와 <버블 패밀리>까지 총 4편을 만든 마민지. 동네 개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성북동 주민의 모습을 담은 <성북동 일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촬영한 덕에 애착이 커요. 물론 첫 다큐멘터리가 주는 애틋함도 있죠.”
마민지는 프랑스에서 기획한 다큐멘터리 <아이랄(Aylal)>의 연출자 자격으로 몽골에 간다. 의료 시설이 부족한 몽골 변두리에서 자란 유목민 소녀가 의학을 배우기 위해 수도 울란바토르로 떠난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사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과 불안감이 크지만 저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차분한 호흡으로 천천히 보여주고 싶어요” 라고 속내를 드러내는 마민지 감독. 그녀의 인생 그리고 그녀의 카메라가 담아낼 모든 삶의 기록을 응원한다.




축구공처럼 단단한 축구 선수 전세진
전반 23분, 카타르를 상대로 한국의 첫 번째 골이 터졌다. 그리고 10분 뒤 두 번째 골 소식이 들려왔다. 6년 만에 한국 축구 ‘2018 AFC U-19 챔피언십’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멀티골의 주인공이자 결승 진출의 주역인 전세진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공격수로 프로 팀에 입단한 지 갓 1년 된 스무살 청년이다. 여덟 살 때 처음 차본 공에 푹 빠진 그는 부모님에게 축구를 배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세진의 선택은 옳았다. 열두 살부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축구 명문으로 이름난 매탄중·고등학교의 러브콜을 받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작년에는 KFA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같은 해 FIFA 공식 홈페이지에 득점왕 ‘Sensational Jeon(센세이셔널 전)’으로 소개돼 해외에도 전세진이라는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많은 이들이 그를 ‘좋은’ 공격수라고 칭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남다르다지만, 전세진이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타고난 능력이 아닌 ‘노력’이다. ‘축구를 계속해야 하나’라는 의심마저 들 만큼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릴 때도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묵묵히 운동만 했다고.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도 오르지 못했을 거예요”라며 자신을 노력파라고 정의하는 전세진. 쉬는 시간에도 출전한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연구하는 등 그는 온통 축구 생각뿐이다.
“쑥스럽지만 한국 축구 유망주이자 차세대 스타라 불리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좋은 플레이를 해야죠. 제몫을 다하고 더 노력해 2019년을 최고 해로 만들 거예요.” 전세진은 오는 5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중대한 경기인 20세 이하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 중이다.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그는 단단한 몸과 마음으로 ‘자신감’ 넘치는 선수로 거듭나려 한다. 축구 선수는 결국 축구로 증명해야 한다고 믿는 전세진. 다가오는 2022년, 제22회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할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에디터 이효정(hyojeong@noblesse.com)
사진 안지섭   헤어 소아(꼼나나)   메이크업 이영주(꼼나나)   의상 및 제품 협찬 N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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