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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23

지갑 여는 남자

남자들이여, 아직도 백화점 소파에 앉아 쇼핑 중인 여인을 기다리는가.

1 상하이에서 2020년 S/S 시즌 컬렉션 쇼를 진행한 프라다.
2 액체를 이용해 시간을 알리는, 독보적 방식의 HYT 역시 국내 런칭을 앞두고 있다.

최근 에디터는 웹 서핑을 하다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여성에 비해 횟수는 적지만, 남성이 백화점을 한번 방문하면 씀씀이가 훨씬 클뿐더러 하이패션 브랜드와 고급 화장품이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결혼 시점이 늦어지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사회 초년생과 ‘명품’에 친근한 밀레니얼 세대가 남성 쇼핑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 또한 포함돼 있었다. 거대 백화점 체인과 그곳에서 선보인 신용카드의 1년 치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기사인 터라 이를 남성 전체의 소비 패턴으로 확대 해석할 순 없지만, 분명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다. 패션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사실을 서울을 비롯한 전세계 패션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노블레스> 사무실이 위치한 청담동에서도 패션을 향한 남성의 구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목격한 건 다름 아닌 에디터의 출근길! 젊은 남성이 한정 판매하는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 새벽, (아마도) 전날부터 자리를 잡고 특정 매장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유에서다. 물론 개중에는 ‘리셀러(re-seller)’도 있지만, 그조차도 갖고 싶은 제품을 손에 넣고 싶은 남성의 의중을 파악한 ‘남자’가 주를 이룬다. 특별한 제품을 손에 넣으려는 남성의 마음을 짚어낸 건 패션 브랜드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시계 브랜드가 속속 한국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3 하이엔드 니치 시계 브랜드로 국내 진출을 앞둔 로맹 제롬의 RJ x 스파이더 맨 워치.
4 바게트 백의 남성용 버전을 출시하는 펜디.
5 남성복을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에 올린 자크뮈스.

200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틀을 마련한 로맹 제롬(Romain Jerome)이 대표적으로 스파이더맨, 헬로 키티, 배트맨 등 캐릭터를 다이얼에 더하며 시계 분야에 독자적 마니아층을 확보한 브랜드다(물론 정통 하이엔드 매뉴팩처링을 구사한다!). 이와 함께 스피크마린(Speake-Marin), HYT 등 이미 독보적인 메커니즘으로 명성이 자자한 니치 시계 브랜드 역시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색다른 제품을 찾는 남성의 손목 위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지난 6월 6일 중국 상하이에서는 프라다가 2020년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 쇼를 개최해 화제가 됐다. 참고로, 이들의 다가올 봄·여름 컬렉션은 자신감, 즐거움, 무한한 긍정과 가능성을 주제로 파스텔 컬러를 입은 실용적 실루엣의 룩이 주를 이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서 핵심은 밀라노남성 패션 위크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는 프라다 쇼가 밀라노를 떠나 상하이로 거처를 옮겼다는 사실. 이는 하이패션에 대한 아시아 남성의 이목을 적극 반영한 ‘이유 있는 일탈’이라 볼 수 있다. 프라다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 펜디는 밀라노에 남성 F/W 컬렉션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며 남성 컬렉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닌 남성용 바게트 백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펜디는 전설적 아이콘인 바게트를 남성용 버전으로 처음 출시하며 미니부터 맥시에 이르는 다채로운 사이즈에 고급스러운 크로커다일부터 밍크, 셀러리아 가죽을 사용해 여성용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였다. 이 밖에도 파리의 보헤미안적 감성을 자아내는 자크뮈스를 필두로 이자벨 마랑, 스텔라 매카트니가 남성 컬렉션을 전격 출시하며 남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는 남성 패션에 대한 브랜드의 열정을 방증하는 좋은예다. 이제 남성은 더 이상 패션의 변방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남성의 의식 변화는 앞으로도 브랜드의 진화를 끊임없이 이끌어낼 것이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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