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SPECIAL: Game and Art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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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6

Part.3 SPECIAL: Game and Art

세계적 전시 단체 바비컨의 닐 매코넌에 따르면 게임은 오늘날 모든 것을 포괄한 종합 예술에 가깝다.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전시 <게임 온>의 원래 뜻처럼 이 분야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1 올해, 중국 청두에서 열린 <게임 온> 현장 모습.

닐 매코넌 The Barbicanm, 거대한 예술, 게임은 진화 중
닐 매코넌은 바비컨 해외 사업 총괄 디렉터다. 센트럴 세인트마틴스 예술 디자인 대학에서 아트 & 디자인을, 런던 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큐레이팅을 전공했다. ICA 런던에서 큐레이팅과 자문을 맡기도 했다. 이후 바비컨 역사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성공적인 전시를 기획·제작하고,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투어 프로젝트로 이끌었다. 최근 전시로는 <디지털 혁명(Digital Revolution)>, <미지의 세계로-사이언스 픽션을 통한 여정(Into the Unknown-A Journey through Science Fiction)>, <아시아의 만화(Mangasia)>와 <인공지능: 인간보다 더한(AI: More than Human)> 등이 있다.

< 게임 온(Game on) >은 ‘게임의 매혹적인 과거와 무한히 혁신적인 미래(The Fascinating Past and the Infinitely Innovative Future of the Gam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02년 영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놀래키고 있는 글로벌 투어 전시다. 게임을 포함해 기술을 주제로 새로운 체험형 전시를 꾀하는 전 세계 기획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 게임 온 >은 게임의 역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출발한 콘텐츠와 관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형태가 특징이다. 전시는 2010년부터 < 게임 온 2.0(Game On 2.0) >으로 이름을 바꿔 국가별 상황에 따라 전개하고 있다. < 게임 온 >은 지난 7월부터 중국 청두와 상하이 투어를 떠났고, < 게임 온 2.0 >은 일본 도쿄에 이어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스페인 마드리드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는 예술과 게임의 경계에서 능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 전시의 주최사인 바비컨(The Barbican)의 해외 사업 총괄 닐 매코넌(Neil McConnon)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획기적인 글로벌 전시 기획자이자 새로운 융합 시대에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오늘날 전시 경향에 대해서도 물었다.





2 < 인공지능: 인간보다 더한(AI: More than Human) >전 전시장에 선 바비컨의 닐 매코넌(가운데)과 공동 큐레이터 마호로 우치다(왼쪽)와 수잔 리빙스톤(오른쪽).

전시 소개에서 ‘게임의 매혹적인 과거와 무한히 혁신적인 미래’에 대한 글로벌한 시각을 담았다는 멘트가 매우 흥미로웠다. 먼저 < 게임 온 >과 < 게임 온 2.0 > 전시를 소개해달라.
우선, 전시를 소개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우리는 <게임 온>, <게임 온 2.0> 두 전시가 비디오게임이 이룬 50년 역사 중 최고의 게임 타이틀을 골라 전시하면서 관객에게는 일종의 설문 조사를 통해 특별한 기록을 선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1962년 PDP-1(Programmed Data Processor-1: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PDP’ 시리즈의 첫 컴퓨터로, 1959년 생산하기 시작했다)을 이용해 플레이한 역사상 최초의 게임, 스티브 러셀(Steve Russel)의 ‘스페이스워!(Spacewar!)’를 시작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출시했던 초기 아케이드 게임들과 전시장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오리지널 게임 콘솔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의 핵심은 게임 패밀리(Games Families)라는 섹션이다. 비디오게임 역사에서 10년 단위로 선택한 30종 이상의 게임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섹션에서 관객은 게임 제작과 마케팅 사례를 보고, ‘GTA’와 ‘심즈’ 같은 유명 게임 타이틀이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갔는지 그 과정을 볼 수 있다. 멀티플레이어 게임 섹션이나 어린이 게임 섹션, 최근에 출시된 인터랙티브 게임이 포함된 섹션도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거의 전 세계를 투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성과를 듣고 싶다.
2002년 < 게임 온 >, 2010년 < 게임 온 2.0 >이 첫 전시를 한 이래 유럽, 미국, 라틴아메리카, 캐나다, 중국, 일본, 호주 등 전 세계를 여행했다. 전시 투어를 통해 약 200만 명 넘는 사람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우리는 <게임 온>이 업계 전문가와 예술가, 개인, 가족 등 다양한 인간관계와 세대를 아울러 관객에게 폭넓은 호소력을 갖고 있는 점이 자랑스럽다.

2002년 첫 전시의 기억으로 돌아가보자. 바비컨은 어떻게 ‘게임’을 전시 주제로 선정하게 됐나?
좋은 질문이다. 초기 아이디어는 당시 큐레이터였던 콘래드 보드먼(Conrad Bodman, 현 영국국립도서관 문화 프로그램 디렉터)과 객원 큐레이터 루시엔 킹(Lucien King)으로부터 시작됐다. 비디오게임은 현대미술과 디자인 사례들과 함께 예술의 변화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매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되고 있지만, 2002년 당시에는 이 인식 자체가 매우 도발적인 생각이었고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아트 갤러리나 박물관, 미술관에서 비디오게임을 전시한다는 생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얘기였으니 말이다. 특히 미술계는 게임을 예술이 될 수 없는 대규모 사업형 엔터테인먼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최근 예술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따져 물었다. 게임을 예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바비컨은 처음부터 게임 분야를 주도하는 인물들에게 일종의 좋은 사례를 제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게임을 개발하려면 기획자, 과학자,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다방면에서 창의적인 전문가들 사이에 놀라운 수준의 공동 작업을 끌어내야 한다. 나는 그들 모두가 당대의 가장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역량의 일부라고 본다. 그래서 여기에 참여한 이들을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과 비유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바비컨이 이 분야를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3 <게임 온> 전시는 말 그대로 국제적인 전시지만, 지역색을 살린 참가자들의 코스프레도 볼거리다.

현재까지 약 50년이 넘는 게임의 역사를 정리하면 게임 아이템을 선별할 때 기준은 무엇이었나?
전시 대상을 수집하고 선별하는 주요 기준은 게임의 질과 독창성이었다. 우리는 각각의 시기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많은 게임의 특징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어떻게 게임이 대중의 상상력을 포착하고,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즐겼으며, 또한 연구했는지 보여주려 노력했다. 전시 초반만 해도 이 기획에 대해 게임 개발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었지만 다행히 우리와 의견을 나눈 거의 모든 사람은 매우 관대하고 협조적이었다. 또 글로벌 멤버로 구성한 자문단을 두었는데, 이들이 우리가 다른 분야에 접촉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들 대부분의 반응은 놀라움과 의구심 등이 섞인 호기심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미술’이라는 맥락에서 고려한 것을 기쁘게 생각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체험과 상호작용이 강하게 드러나는 전시라는 아이디어 자체를 좋아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유럽, 미국, 일본 등을 방문해 많은 팀을 만나고 상당수 콘텐츠를 수집하는 한편, 어떤 아이템은 인터넷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4 2002년 런던 바비컨 센터에서 열렸던 첫 번째 < 게임 온 > 모습.

나라별 전시 콘텐츠에 차이를 두는가? 예를 들어, 지난해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전시는 ‘게임보다 더한 무엇(More than Just Game)’, 2016년 있었던 일본 도쿄 전시는 ‘비디오게임은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Why are videogames so interesting)’라는 부제를 달았다.
우리는 각국 파트너들과 전시에 대해 논의할 때 항상 전시를 현지화할 것을 권한다. 그 덕에 수년간 새로운 콘텐츠와 게임 타이틀을 선보일 수 있었다. 실제로 전시 콘텐츠는 날로 풍성해지고 있다. 나라마다 그 지역의 관객들도 더욱 밀착된 콘텐츠를 경험하게 됨으로써 전시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간다. 전시 부제도 전시 이름 자체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전시 본부의 승인을 얻은 것이라면 언제든지 현지 파트너와 조율해 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 게임 온 > 전시가 없었다. 한국에서 게임의 인기는 엄청나고, 창의적이고 숙련된 인재들에 의해 기존 틀을 깨는 도전적인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는 걸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전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게임 온 >은 게임 플랫폼의 변화도 전시에 반영하고 있나? 그렇다면 최근 전시의 변화는 전시 플랫폼뿐 아니라 바비컨과 같은 예술 기관 인력에 요구되는 역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최초의 게임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PDP-1부터 MS사가 만든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 게임 온 > 속 역사적 의미가 있는 아이템은 때로 교체되기도 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 최초의 전시 기획이 선별하고 수집한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 외 좀 더 변화를 준 것은 최근 게임 경향을 참고해 VR을 이용한 게임이나 인터랙티브 게임 등이 전시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이 질문에 맞는 한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고 싶다. 우리 팀은 최근 인공지능(AI)을 창조한 인류의 동기와 인간, 인공지능의 관계를 조사하고 탐구하는 < AI: 인간보다 더한(AI: More than Human) >이라는 새로운 전시를 기획했다. 이 전시를 개발하기 위해 우리는 두 명의 큐레이터와 예술가, 학자 및 철학자를 포함한 명망 있는 자문단과 함께했다. 이들은 미국, 중국, 일본을 다니며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우리는 AI를 이해하기 위해 구글 딥 마인드 연구팀과 미국 MIT와 MIT 박물관, NASA, IBM, 영국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부 암호 학교가 있던 곳으로, 지금은 산하기관으로 국립컴퓨터박물관이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전시 준비팀은 파트너십을 맺은 과학 기술 문화 잡지 < 와이어드(WIRED) >와 광범위한 대화를 나누고, 이를 기반으로 런던에서 인공지능과 관련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 AI: 인간보다 더한 >은 현재 런던 바비컨 센터(Barbican Centre)에서 열리고 있으며, 이후 국제적으로 중요한 예술 및 과학 박물관 등과 함께 투어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5 게임의 역사를 따른 <게임 온>의 전시 구성은 세대와 상관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융합을 시도하는 시대다. 특히 바비컨은 복합 예술 기관으로서 이전에도 미술 외 다양한 분야의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지향한 것으로 안다.
복합 예술 기관으로서 바비컨은 운 좋게도 음악, 연극, 영화, 시각 예술 파트 및 창조적인 연구가 한 지붕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이러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각자의 지평과 정의, 비전을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로 다른 분야의 융합 과정에서 논쟁을 일으키고 영감을 받으면서 서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현대미술 큐레이터들이 다양한 매체를 이해하고 이들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행하고 있는 예술은 매우 포괄적이다.

최근 게임 주제의 전시도 늘고 있고,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 컬렉션으로 게임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MoMA 같은 미술 기관이 게임을 받아들였다는 뉴스나 또 다른 창의적인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릴 때면 보람을 느낀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꽤 낡은 것이면서 주관적인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이런 질문은 거의 무의미할 정도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창의성의 깊이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은 사진이 예술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이제는 더 이상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게임에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6 다양한 전시에서도 VR을 이용한 체험이 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가 게임 중독을 게임 사용 장애라는 질병으로 등재했고, 사람들은 이 주제에 대해 새롭게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변화 속에서 <게임 온>은 어떤 메시지를 찾고 있나?
중요한 질문이다. 그건 < 게임 온 >과 관련한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논의할 수 있는 주제다. 많은 기술 혁신이 그랬던 것처럼, 게임도 좋은 방면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도 오남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연령층이 낮은 유저는 게임 이용에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고, ‘게임 사용 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논의해야 할 이슈가 있다. 우선, 책임감 있는 행동이 개인과 동시에 그 개인의 부모인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고 본다.

미래의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바비컨도 새로운 기술 융합 전시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려운 질문이다. 먼저 미래의 게임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말한다면, 게임이 제공하는 가상현실을 좀 더 생생하고 물리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일 만한 인터페이스를 강화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햅틱 슈트(Haptic Suit)같이 촉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게임 장치 말이다. 더불어 바비컨은 현재 완전히 새로운 비디오게임 전시를 연구 중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리는 6명의 국제적 게임 개발자를 선정하고 새로운 게임 환경을 창조하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게임은 작은 모니터에서 벗어나 시청각 장치를 포함해 물리적 체험이 가능한 약 150m2의 물리적 공간으로 이동 중이다. 우리는 게임 속 환경이 어떻게 보여지는지, 참여자들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대강의 시나리오를 구상해 개발자들에게 제시했다. 개발자들은 각각의 매체 디자이너들과 함께 개별적으로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나올지 무척 기대하고 있다.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류정화(전시 기획자)  사진 제공 바비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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