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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5

단단하고 든든한

유가공 전문 기업 삼익유가공 CEO이자 최근 유산균 브랜드 바이오틱톡을 런칭한 이봄이 대표를 만났다. 내면이 탄탄한 그녀와 마주한 시간은 누군가의 자서전 한 챕터를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체크 패턴 코트 Lardini Women by Hyundai X Cnmi. 블랙 드레스와 클래식 워치 개인 소장품.

내추럴한 피부, 짧은 커트 머리, 똑 떨어지는 블랙 드레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삼익유가공 이봄이 대표에 대한 첫인상이다. 뷰티 & 패션업계 CEO나 아티스트는 자주 만나봤지만, 식품업계에 종사하는 젊은 비즈니스 우먼을 인터뷰로 만나는 일은 흔치 않기에 조금 긴장한 것도 사실. 하지만 그녀에게선 ‘대표’라는 직함이 주는 무게감보다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배려와 밝고 기분 좋은 태도만이 엿보였다. 그녀가 몸담은 곳은 주로 기업과 거래하는 유가공 원료 기업 삼익유가공. 일반인에게는 기업명이 낯설지만, 사실 우리가 매일 먹는 과자와 음료에 이곳에서 공급하는 유청 분말 유산균이 들어 있으니 어쩌면 가장 가까운 업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직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시기에 한 회사를 짊어지며 부담도 컸지만,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캔버스를 펼쳐준 부모님 덕분에 아쉽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철학이며 예술까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런 제게 아버지는 성악이든 피아노든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일단 경험해보도록 길을 열어주셨죠.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확실해요. 스물다섯 살에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늘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못 해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니까요.” CEO의 역할과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 역할을 겸하며 지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태산처럼 쌓인 일은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해나가려 하고, 일상에서는 틈틈이 명상을 한다. 안구를 좌우로 움직이는 운동을 한 후 복식호흡을 하고, 그렇게 몸을 이완한 상태에서 오감을 동원해 행복하고 즐거운 장면을 연상하는 것이 그녀만의 명상법. 스트레스에 짓눌리기보다는 여유 있고, 단정하지만 결코 차가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모든 일을 차분하게 처리하며 그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을 즐기려는 태도 덕분일 것이다. 이미 단단한 그녀의 자존감이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든든하게 받쳐줄 것이라 확신하는 이유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삼익유가공 대표 이봄이입니다. 국내 250개 이상의 식품업체에 원료를 납품하는 회사죠. 4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우려 섞인 기대 속에 대표로 취임해 여전히 어깨가 무겁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성취감이 곧 일에 집중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젊은 나이에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했는지 묻는다면, 일단 아버지가 창업하고 발전시킨 국내 유가공의 본류를 이어가고 싶다는 사명감이 있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야인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Yes’라는 답을 얻었기 때문이에요. 성실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한 기업의 수장인 것만으로 어깨가 무거울 텐데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또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 부회장, 장내미생물연구회, 축산식품학회 간사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일이란 원래 산더미 같을 때 가속도와 추진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쌓인 일은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해결해나가죠. 이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건강관리도 뒤따라야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 약과 밥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에 공감해요. 잘 먹는 것이 곧 약인 것 같아서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을 챙겨 먹으려 노력하죠. 조깅, 테니스,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고, 최근에는 골프도 즐기고 있어요.

최근 바이오틱톡이라는 유산균 브랜드를 런칭했죠. 유산균을 포함한 미생물은 현재 의학은 물론 화장품업계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어요.
비교적 최근에 관심을 받기 시작해 미생물을 이용한 아토피, 면역 질환 개선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고, 심지어 항암제까지 개발되고 있죠.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간 연관성을 분석하는 일은 제 전공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큰 부분이에요.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이기에 좀 더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인스타그램(@veryspringy)에는 거의 일주일 단위로 책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온다. 니어링 부부의 균형 잡힌 삶을 보여주는 <조화로운 삶>은 일에 쫓기는 일상에서 남과 비교하기를 멈추고 나만의 시계로 살아가고 싶을 때마다 펼쳐 보는 책이다.

최근 많은 사람이 비타민만큼 유산균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보관법이나 복용법을 궁금해하고 있어요.
쉽게 설명하면, 제품에 명시한 가이드만 따르면 돼요. 반드시 냉장 보관할 필요도 없고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서 유통기한 안에 섭취하세요. 유산균을 먹는 이유는 장내에서 유익균이 우위를 갖고 균형을 이루게 하기 위함이에요. 대장균을 모두 박멸하고 유산균만으로 장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죠. 물론 불가능하기도 하고요. 유산균은 규칙적으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공복보다는 위산이 가장 약해지는 식후 30분부터 2시간 이내에 섭취하는게 좋아요. 비즈니스 미팅이 많다 보니 내추럴 메이크업을 선호할 것 같아요. 제 이미지가 곧 회사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에 항상 신경 쓰죠. 사실 20대부터 피부과를 자주 다녀 피부가 얇고 예민해요. 평소 자극을 최소화하려고 손으로 만지거나 많이 두드리지 않으려 해요. 피부 관리나 메이크업보다는 자존감과 애티튜드에 더 신경 씁니다. 이 부분이 건강해질수록 피부 역시 더 예뻐질 거라고 믿어요.





Her Favorite
왼쪽부터_ 스킨케어 제품으로 자주 사용하는 Sulwhasoo 진설크림. 적송 추출물이 얇고 예민한 피부를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가꿔준다. Fresh 슈가 코랄 립 트리트먼트는 입술에 자연스러운 생기를 더해 늘 사용한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사업을 하다 보니 브랜드 마케팅과 그들이 내비치는 자신감을 눈여겨보게 돼요. 어릴 때부터 제품의 질감이나 색감보다는 그런 마케팅에 더 호기심을 느낀 것 같아요. 인상적인 브랜드라면 20대 초반 교환학생으로 뉴욕에 갔을 때 매장 직원들이 하얀 가운을 입고 샘플을 나눠주던 키엘이 떠오르네요. ‘결국 구매하게 될 정도로 마음에 들 테니 한번 써보세요’ 하는 듯한 자신감이 인상적이었죠. 지극히 서양적 스타일에 블랙티 발효 성분 등 동양적 요소를 적용한 프레쉬 같은 브랜드도 당시에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죠. 그때 블랙티 발효 성분의 오일을 매장 직원이 테스트하게 해줬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그 향이 잊히지 않아 다시 가서 구입했어요.

그런 기준으로 선택해 즐겨 쓰는 뷰티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앞서 이야기한, 프레쉬의 제품은 블랙티 발효 성분을 함유한 오일이었어요. 지금은 단종되어 당시 제품과 가장 비슷한 블랙티 에이지 딜레이 퍼밍 세럼을 즐겨 쓰고 있어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해 프레쉬의 슈가 립밤도 자주 사용하고요. 설화수의 다양한 라인도 거의 사용해봤어요. 아, 최근에 도산공원 부근의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스파를 방문했는데 집에서 제품만 사용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부와 심신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스킨케어도 중요하지만, 하루 중 거의 유일하게 저만의 시간이라 할 수 있는 배스 타임을 최대한 즐기려 해요. 러쉬도 마케팅을 눈여겨보는 브랜드인데, 멋진 포장보다는 제품 본연의 품질을 중시하는 일종의 ‘자연주의 부심’이 마음에 들어요. 색색의 비누나 배스 밤을 몇 가지 깔아놓고 그날 기분에 따라 사용하곤 해요.

좋아하는 화장품을 고르는 순간처럼 본인의 삶에서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존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당연히 가족. 아버지도 늘 제게 영순위는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라고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지만, 가족과 1박으로 근교 여행도 다니고 남편과 심야 영화도 보고 친구들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기도 하죠. 한 달에 한 번은 꼭 필요한 스트레스 해소 특효약이에요.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박현구(인물)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송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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