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의 끝판왕, 라스베이거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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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4

엔터테인먼트의 끝판왕, 라스베이거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테마파크라 해도 과언이 아닌 라스베이거스. 여행자가 뭘 좋아할지 몰라 모든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모아놓기라도 한 듯 별천지 같은 이 도시가 지금 아트 시티로 변화무쌍하게 변모하고 있다.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하는 선댄스 헬리콥터.

3200ft(약 975m) 상공에 도달했을 때, 잠시 헤드폰 속 기장의 안내 방송을 뒤로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이 순간을 위해 아이폰에 담아둔 U2의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서다.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줘, 가르쳐줘, 나는 절망적인 케이스가 아니란 걸 알아, 구름에 부서진 저 협곡(canyon)을 봐, 놓치지 마, 참 아름다운 날이야” U2의 곡 ‘Beautiful Day’의 가사는 그 어느 때보다 절절하게 다가와 마음을 울렸다. 육중한 헬리콥터의 떨림이 온몸으로 전해져 공연장의 바이브레이션처럼 느껴졌다.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하는 헬리콥터 안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시작하기에 그랜드캐니언 투어는 탁월한 출발점이다. 사막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정체성을 실감케 하는 지표이자 상공에서 눈으로 거대하고 생생한 도시 지도를 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숙소까지 픽업하러 온 리무진을 타고 15분쯤 달리면 헬리콥터 비행장에 닿는다. 선댄스 헬리콥터는 많은 헬기업체 중에서도 격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기장의 부드러운 이착륙 솜씨, 노련한 터닝 기술만 봐도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랜드캐니언 협곡에 유일하게 착륙이 허용되는 지역에 입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긴장감으로 수축된 심장은 헬기가 도심을 등지고 대자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점부터 맥이 탁 풀린다. 이곳에서 걱정이나 긴장은 사치다. 몸을 맡기고 즐기는 것이 이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일 뿐. 후버 댐과 모하비사막을 가로질러 구불구불한 콜로라도강을 따라 40분을 날아 당도한 그랜드캐니언 절벽 끝에 서면 경건한 마음마저 든다. 기장이 간식과 함께 건넨 스파클링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켜고 한낮에 희미하게 뜬 달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참 아름다운 날이야, U2의 곡에 혼잣말로 회신을 보낸다.




1, 2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서 열리는 라이프 이즈 뷰티풀 페스티벌.
3 더 숍스 앳 크리스털에 위치한 트램 정류장에서도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4 15번 국도 옆에 전시된 형형색색의 거대한 설치물 ‘세븐 매직 마운틴스’.

ART IS LIFE
도시의 변화 속도를 속도계로 잴 수 있다면 라스베이거스는 아우토반을 달리는 슈퍼카에 가깝지 않을까. 변화무쌍한 이 도시의 흐름을 레인 너머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길티 플레저를 해소할 수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 별천지 같은 이 도시는 현재 아트 시티로도 명성을 쌓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 제임스 터렐, 우고 론디노네 등 이름값 톡톡히 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이 호텔이나 쇼핑몰, 그리고 거리에 산재해 있는 것. 미술관의 문턱을 넘지 않고도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을 일상에서 곁에 두고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다.
아리아 호텔 옆에 자리한 ‘더 숍스 앳 크리스털’은 라스베이거스의 하이엔드 쇼핑몰로,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루이 비통 매장도 이곳에 있다. 루이 비통 매장의 가장 밑바닥에는 벙커만큼 비밀스러운 공간이 존재하는데, 바로 제임스 터렐의 전시장이다. 처음에는 오직 루이 비통의 VIP 고객을 위해 마련한 이 전시장은 대중에 공개된 뒤에도 철저히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 가능하다. 차림새가 우주인을 연상시키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탄 뒤, 닫힌 문이 열리면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모를 정도로 어두운 공간이 나타난다. 온몸의 촉각이 바짝 곤두선 채 종종걸음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번에는 눈부신 백색 공간이 나타난다. 하얀 주머니로 신발을 고쳐 신고 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면 백남준의 텔레비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인간의 착시를 이용한 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접함으로써 관객은 작가의 근원적 질문과 마주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답은 오직 관객의 몫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신비로운 설치 작품 ‘Seven Magic Mountains’와 만날 수 있다. 우고 론디노네라는 아티스트 이름이 생소한 이라도 사막을 배경으로 쌓아 올린 색색의 바위를 SNS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5번 고속도로 옆, 광대한 자연과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도심의 중간쯤에 놓인 이 작품은 높이가 10m에 달함에도 광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 보인다. 자연 앞에 선 인간 같기도, 자연에 바쳐진 제물 같기도 하다. 네바다 미술관(Nevada Museum of Art), 아트 프로덕션 펀드(Art Production Fund)와 함께 제작한 ‘세븐 매직 마운틴스’의 전시는 2018년에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인기에 힘입어 2021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LIFE IS BEATIFUL
해마다 9월이 되면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더욱 떠들썩해진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뮤직 페스티벌 ‘라이프 이즈 뷰티풀’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빌리 아일리시, 포스트 멀론, 뱀파이어 위켄드, 저넬 모네이, 제드, 칼리 레이 잽슨 등 미국의 동시대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모였다. 화려한 라인업 너머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페스티벌이 일어나는 현장,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이다. 외곽으로 떠난 도시의 힙스터들이 다시금 모이면서 최근 다운타운은 특유의 어둡고 침침한 오명을 지우고 새로운 문화가 태동하고 있다. 다운타운의 모텔, 숍, 미술관, 공터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라이프 이즈 뷰티풀 무대와 이벤트 현장은 이 도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즐기는 기회가 된다.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관람객의 패션을 살피는 재미도 쏠쏠하다. 평소에도 화려한 페스티벌 의상이나 코스프레가 길거리에 차고 넘치는 도시지만, 축제 시즌에는 다운타운 전체가 런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진 아웃핏이 총동원된다. 미국 서부의 상반기에 코첼라 페스티벌이 있다면, 하반기에는 라이프 이즈 뷰티풀이 있다. 페스티벌의 VIP 티켓을 구입하면 무대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WHAT TO SEE & EXPERIENCE
볼 것도, 할 것도 많은 이 도시에서 선택의 기로에 설 때 주목할 만한 쇼와 액티비티.

5 LE REVE - THE DREAM 윈 호텔의 새빨간 원형극장 안에서 펼쳐지는 쇼 ‘르 레브’는 제목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태양의 서커스’의 제작자인 벨기에 출신 예술감독 프랑코 드라고네와 브라이언 버크가 합심해 만든 르 레브는 말 그대로 물, 불을 가리지 않는 쇼다. 아찔한 높이에서 쉴 새 없이 추락하고 다시 오르는 무용수의 움직임이 짜릿한 생동감을 선사한다.

6 EXOTICS RACING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다양한 슈퍼카와 흥미진진한 트랙을 보유한 이그조틱 레이싱은 이름난 레이서도 짐승처럼 달리고 싶을 때, 종종 스피드를 즐기고 싶을 때 들르는 곳이다. 면허가 없거나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전문 레이서 옆좌석에서 스피드를 즐기는 ‘Ride Along’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 차가 사정없이 요동치는 드리프트 순간에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최대치로 분비된다.

7 MARVEL'S AVENGER STATION & THE HUNGER GAMES: THE EXHIBITION 마블 시리즈 마니아라면 체험형 전시 <마블 어벤저스 스테이션>을 방문해보자. 철옹성 같은 철문이 열리면 슈퍼 히어로가 모험을 준비하는 비밀 기지 같은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실제로 영웅이라도 된 듯 지구를 구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더 헝거 게임 : 더 익스히비션>은 영화 <헝거 게임> 팬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전시다. 특히 마지막 세션에서 활 쏘는 체험은 승부욕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WHERE TO STAY
머물기만 해도 예술적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호텔 두 곳.

8 THE NOMAD HOTEL 파크 엠지엠 호텔의 꼭대기 4개 층에 위치한 하이엔드 부티크 호텔. 아름답게 디자인한 룸키나 빨간 장미를 투숙객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서비스 등 사소한 차이가 호텔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호텔 로비부터 객실 하나하나까지 전부 다른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자체 제작한 팸플릿 ‘Art Walk Wednesdays’를 통해 투숙객이 스스로 아트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9 CAESARS PALACE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정중앙에 위치한 시저스 팰리스 호텔은 중심가를 걸어 다니기에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중세 로마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외관에 압도적 규모의 1층 수영장은 특히 인기 있다. 이탈리아 분수처럼 디자인한 메인 수영장은 바라보기만 해도 낭만적으로 느껴지며, 호텔 객실은 전반적으로 널찍하다.






WHERE TO DRINK
아무 술이나 마시고 취하지 말 것. 맛있고 멋있는 칵테일이 있는 바 두 곳.

10, 12 MAMA RABBIT 용설란으로 만드는 증류주 메스칼(Mezcal)은 최근 애주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마마 래빗은 테킬라의 사촌 격인 메스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바로,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11 VANDERPUMP COCKTAIL GARDEN 밴더펌프 칵테일 가든은 화려한 칵테일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는 바다. ‘해피엔딩’으로 분류된 디저트류는 하나같이 모두 맛있는데, 특히 로제 케이크와 크림 브륄레가 별미다.






WHERE TO EAT
고든 램지, 로이 초이, 조엘 로부숑, 볼프강 퍽 등 스타 셰프의 격전지로 떠오른 라스베이거스는 미식 도시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라스베이거스에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레스토랑.

13 THE NOMAD RESTAURANT 노마드 레스토랑은 노마드 호텔 예술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디자이너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한 이곳은 사방이 고풍스러운 서가로 되어 있어 19세기 프랑스 귀족의 도서관을 연상시킨다. 관자, 아스파라거스, 필레 미뇽 등 식자재의 이름만 내세운 메인 요리는 어떤 걸 선택해도 좀처럼 실패가 없다. 글라스 와인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

14 LA CAVE 윈 호텔 내의 레스토랑 라 카브의 주말 브런치 타임에는 버틀러가 끊임없이 서빙하는 20여 가지 스몰 사이즈 디시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최근 호텔마다 시그너처 블러디 메리 칵테일을 내는 것이 인기인데, 이곳에서는 특별히 블러디 메리 DIY 바를 마련해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다.

15 CUCINA BY WOLFGANG PUCK 더 숍스 앳 크리스털 내에 위치한 쿠치나 바이 볼프강 퍽은 수준 높은 이탤리언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셰프에게 특별 주문하면 토마호크 스테이크, 랍스터 등 스페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포트와인도 다양하다. 쇼핑몰 한쪽 벽에 설치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며 식사하는 사치도 누릴 수 있다.

16 SADELLE'S 벨라지오 호텔의 브런치로 인기가 높은 세델스는 마치 인형의 집에 들어선 듯 동화적 색감과 디자인으로 꾸며 인증샷을 찍기에 제격이다. 메뉴도 모두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 특히 훈제 연어, 철갑상어, 흰 살 생선 샐러드 등을 층층이 쌓은 ‘Sadelle’s Tower’가 인기 있다.

17 NOBU RESTAURANT 일식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변주한 요리를 만날 수 있는 곳. 할라피뇨를 얹은 아귀나 트러플을 올린 참치회, 튀긴 생선 양배추쌈 등 국적 불명의 요리가 미각의 기쁨을 선사한다. 테이블 서빙 후 순간적으로 불 맛을 올린 와규 스테이크와 랍스터도 도전해볼 만한 메뉴.

18 CHOSUN HWARO & NARA TEPPAN 조선 화로 & 나라 테판은 몇 달 전 플래닛 할리우드 쇼핑몰에 문을 연 한국 음식점이다. 코리안 바비큐를 비롯해 정통 한식을 맛볼 수 있는 조선 화로, 철판 요리와 함께 화려한 불 쇼를 즐길 수 있는 나라 테판으로 구성했다.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취재 협조 라스베이거스 관광청(LVC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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