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미학
차별화된 시선으로 완성한 2026 F/W 컬렉션의 한 끗 다른 디테일.

LOUIS VUITTON
‘슈퍼 네이처(Super Nature)’를 주제로 한 루이 비통의 2026 F/W 컬렉션은 전 세계 산악 민족의 복식에서 착안했다. 체온을 지키는 양털 모자, 바람을 막는 망토 등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민속 의상의 공통점을 찾아 나섰다. 이 여정에서 실루엣은 자연 형상처럼 다채롭고 자유롭게 변주됐다. 산 능선을 닮아 어깨가 삐죽 솟은 형태부터 직사각형 실루엣까지, 이번 시즌 룩 안에서 자연은 고스란히 살아 숨쉬었다. 식물성 퍼가 만들어내는 보드라운 텍스처도 인상적이다.

BOTTEGA VENETA
보테가 베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스 트로터는 주얼리의 형태를 또 다른 조형 언어로 지목했다. 매끈한 곡선과 둥근 볼륨을 강조한 주얼리가 몸 위에 놓인 작은 오브제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원을 여러 개 겹치거나 부드럽게 부풀린 형태가 의복의 유려한 실루엣과 맞물려 스타일에 입체적 리듬을 더한다.

DIOR
디올의 2026 F/W 컬렉션은 ‘공원 안의 공원’이라는 풍경에서 출발했다. 자연 속에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낸 이번 컬렉션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옷을 하나의 정원처럼 가꿨다. 허리를 따라 조이고 아래로 퍼지는 페플럼이 몸을 따라 유려한 곡선을 그린다. 우아한 실루엣을 연출하기 위해 주름을 잡은 룩의 뒷모습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기 위한 고뇌와 같다.

CHANEL
샤넬 아티스틱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하우스 아카이브 속 클래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익숙한 요소에 새로운 시선을 더해 형태를 비틀고, 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이번 시즌 선보인 스퀘어 토의 뮬이 좋은 예다. 앞코를 갈라놓은 듯한 독특한 구조가 클래식한 슈즈에 새로운 형태감을 부여한다.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샤넬을 향한 새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섬세한 레이스에 낯선 질감을 입혔다. 레이스를 실리콘으로 코팅해 은은한 광택과 단단한 질감을 더한 것. 여기에 커다란 이어링과 브로치를 장식해 여린 소재에 강렬한 힘을 실었다. 입기 불편한 H 라인 스커트에 시원한 슬릿을 더해 움직임의 제약을 덜어낸 점도 눈에 띈다.

JACQUEMUS
머리 위에 커다란 연꽃잎이 피어난 듯한 자크뮈스의 거대한 모자는 비례의 정의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간결하게 정돈된 룩에 매치한 모자는 어깨 너머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룩 전체의 균형을 좌우한다. 모자 하나로 쇼의 인상을 바꾼 방식은 2026 F/W 컬렉션을 메운 스테이트먼트 헤드웨어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LOEWE
짓눌린 듯한 형태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찾았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백에 공예적 터치를 더해왔다. 구겨진 실루엣을 고정하는 바 형태 디자인이 전에 없던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PRADA
프라다는 룩의 레이어를 바꾸며 쇼를 바라보는 방식을 치환했다. 코트 안에 아우터를, 아우터 안에 니트를, 니트 안에 셔츠를 겹겹이 쌓아 올린 레이어드는 스타일링의 가능성을 넓힌다. 공식은 없다. 화려한 비즈를 주렁주렁 매단 스커트를 섬세한 비즈 포인트 스커트 안쪽에 곁들여 은밀한 아름다움을 내세우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조합된 개성은 기억과 경험에 의해 형성된 삶의 층을 의미할 뿐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찰랑이는 비즈 장식이 행복한 기억과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