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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3

새로운 경험의 소형차

세그먼트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독보적 차량의 시승 후일담.

GENESIS
GV70 3.5 TURBO AWD
GV70의 외관은 성공적이다. 디자인 승계가 다소 부자연스러웠던(?) G 라인업의 사례에서 현대는 확실히 배운 게 있다. 되레 GV80보다 차체 비율이나 스케일이 적절히 잘 녹아들었다. 고급스럽고 단단하다. 메시 타입 그릴이나 에어로다이내믹 범퍼 라인이 B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일부 의견은 칭찬으로 들으면 된다. 차체는 동급 평균 길이(4715mm)지만, 보다 넓고(1910mm) 낮다(1630mm). 바퀴 간 거리도 행을 짧게 해 늘렸다(2875mm). 덕분에 이상적 비율과 안정적 주행 능력을 얻었다. GV80이 패밀리 용도부터 레저까지 아우른다면 GV70은 스포츠 SUV의 성격이 강하다. 이로써 제네시스는 세단 라인인 G와 다른 확실한 SUV 아이덴티티를 갖게 됐다.
내부도 알차다. 인테리어 역시 GV80의 DNA를 이어간다. 레더 시트와 하이글로시 내장재를 적용했고, 다이얼 방식의 전자변속기를 달았다. 그러나 프리미엄 SUV에 주로 사용하는 우드 소재 마감이 없어 올드해 보이지 않는다. 20~30대 드라이버도 눈길이 갈 만한 공간이 GV80보다 많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증강현실을 적용한 내비게이션. 14.5인치 와이드 스크린을 통해 얻은 정보는 정확한 데다 보기에도 편하다. 음성을 통해 차량의 공조 등을 컨트롤하는 기능도 활용도가 높다. 인식률도 생각보다 괜찮은 편. 12인치로 업그레이드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시인성을 높였고, 방향지시등만 내리면 자동으로 차선을 변동하는 드라이빙 보조 장치도 GV80보다 업그레이드했다.
GV70은 2.5 가솔린 터보, 3.5 가솔린 터보, 2.2 디젤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한다. 시승한 모델은 최대출력 380마력의 가솔린 터보 3.5 AWD 모델로, 저속에서는 정숙하게 달리지만 고속에서는 힘 있게 치고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G80과 GV80에서 경험한 V6 트윈 터보 가솔린엔진은 G70에 와서 힘을 제대로 낸다. 차체에 비해 힘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치고 나가는 맛이 좋다. 달리는 즐거움을 배가하는 건 단단한 서스펜스다. 무심한 듯 툭툭 지면을 달리지만 데미지는 줄이고 필요한 노면 정보만 전달한다. 디자인은 물론 내장재나 편의 사양, 거기에 달리기 성능까지 수입 프리미엄 SUV를 제대로 겨냥했다. 옵션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가격에 볼멘소리가 많지만 여러모로 따져봐도 경제적이다. _ 에디터 조재국

SPECIFICATION
엔진 V6 3.5 가솔린 트윈 터보
최대출력 380마력
복합 연비 8.6km/L
가격 5724만 원





VOLKSWAGEN
PASSAT GT
폭스바겐은 담백하다. 외관뿐 아니라 만듦새도 그렇다. 더 넓게 보면 자동차를 대하는 철학까지 와닿는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기계의 완성도에 집중한다. 달리고 돌고 서는 일련의 과정에 얼마나 충실한가. 무엇보다 자동차의 기본, 엔지니어링의 완성도에 신경 쓴다. ‘기본에 충실한 독일 차.’ 폭스바겐은 그렇게 자기 세계를 구축했다. 사람들의 인식도 폭스바겐의 방향성과 다르지 않았다.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는 골프가, 중형 세단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파사트가 세계시장에서 군림하는 이유였다. 기본기가 탄탄한 자동차를 마다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파사트 GT의 부분 변경 모델도 기존 유산을 충실히 이어나간다. 부분 변경 모델이기에 외관의 변화를 찾기 어렵다. 그래도 8세대 파사트 GT는 전 세대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입었다. 보는 눈이 사뭇 즐겁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이어 전면 인상을 강조했다. 더불어 강조된 가로선이 차체를 보다 크고 당당해 보이게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듯한 선과 면으로 쌓아 올린 외관의 담백함은 유지한다. 군더더기 없는 폭스바겐 디자인답다. 부분 변경 모델다운 변화는 실내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기능을 강화했다. 최신 자동차 트렌드에 발맞춘 셈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은 ‘IQ.드라이브’는 교통 체증 때 유용하고,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는 스마트폰 연결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그래픽이 진일보하니 신차 같은 기분도 난다. 각종 편의 장치, 특히 디지털 기술은 이제 신차 변화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파사트 GT에서 인상적인 점은 운전할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다.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는 익숙한 조합이다. 폭스바겐이 잘해온 부분이다. 시동을 막 걸면 디젤엔진이라고 알려주는 진동과 소리가 도드라지긴 한다. 하지만 이내 잘 맞물린 기어처럼 빈틈을 메우며 정갈하게 속도를 올린다. 때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제법 밀어붙이는 박력도 선보인다. 그 일련의 과정이 부드럽고 차분하다. 탄탄한 시트는 적당히 긴장하게 하고, 탄성 좋은 하체는 노면을 잘 다스리며 달린다. 감촉 좋은 스티어링 휠 가죽 질감을 느끼며 운전하다 보면 깨닫는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하지? 자동차의 기본을 담담하게 되새기게 한다. _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
엔진 I4 터보 디젤
최대출력 190마력
복합 연비 14.9km/L
가격 4490만 원





ASTON MARTIN
DBX
애스턴 마틴이 브랜드의 첫 SUV인 DBX를 선보였을 때 다소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남보다 늦은 대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녹여낼 수 있었다. DBX는 애스턴 마틴이 자체 설계하고 새로 개발한 알루미늄 플랫폼을 토대로 한다. 엔지니어들은 스포츠카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SUV에 걸맞은 차체 크기를 얻기 위해 바퀴를 최대한 차 모서리에 배치했다. 이렇게 만든 3m가 넘는 휠베이스에 보닛 길이, 승객석 크기, 도어와 유리 크기・형상 등을 멋스럽게 맞췄다. 비율에서 미(美)가 창조된다는 애스턴 마틴의 디자이너 마렉 라이크먼의 고집이 투영된 결과다. 실내로 들어가면 전형적인 영국 차답게 우아하고 호화롭다. 손과 몸이 닿는 곳은 천연 가죽으로 감싸고, 천장은 알칸타라 소재로 마무리했다. 게다가 조수석과 뒷좌석 머리 위 손잡이까지 가죽으로 된 스트랩으로 꾸몄다. 아낌없이 쓴 티가 역력하다. 이 외에도 금속과 유리, 나무 장식 등을 곳곳에 사용했다. 보닛 아래에는 메르세데스 AMG의 V8 4.0리터 트윈 터보엔진이 들어간다. 최대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하고, 9단 자동변속기로 네 바퀴를 굴려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4.5초에 끝마친다. 속도를 올릴수록 댐퍼의 움직임이 점점 줄어들고, 차체 높이가 서서히 낮아져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고 스포츠카 느낌도 물씬 난다. 큰 차체와 2245kg의 무게 때문에 묵직한 주행 감각을 예상하겠지만, 의외로 움직임이 경쾌하고 활기차다. 서스펜션은 섬세하게 반응하며, 어떤 순간에도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하중 이동에 집중한다. 편평비가 낮은 22인치 광폭 타이어를 끼웠는데도 불쾌한 충격이 전혀 없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코너에서의 안락함이다. 그 안락함의 비밀은 토크 벡터링과 기존의 안티롤 바를 대체하는 48V 전자식 안티롤 제어 시스템이다. 보통 SUV는 높이가 세단이나 쿠페보다 높아 코너를 돌기 시작하면 차체가 기울면서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데, DBX는 전기모터가 코너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서스펜션을 역으로 비트는 토크를 만들어 차가 평평한 상태로 코너를 돌아 나간다. 어느 정도냐고? 애스턴 마틴의 스포츠카 밴티지보다 쏠림 현상이 적은 수준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뒷바퀴 조향 시스템이 빠졌다는 것. 5m가 넘는 차체의 회전 반경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뒷바퀴 조향 시스템이 주는 인위적 선회 반응을 꺼리는 사람에겐 축복이나 다름없다. _ 김선관(<모터트렌드> 기자)

SPECIFICATION
엔진 V8 4.0리터 트윈 터보
최대출력 550마력
복합 연비 6.9km/L
가격 2억4800만 원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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