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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2

한류 열풍은 지금 강풍이 되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킹덤> 시리즈 등 지금 세계는 한류 열풍이 분다.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스위트 홈>, <승리호>, <킹덤> 모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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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류 열풍은 아시아를 넘어 아메리카와 유럽까지 불이 붙듯 번지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의 음악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배우 윤여정이 93년 아카데미 역사상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는 등 그동안 아시아인의 진입 장벽이 높던 ‘미국 시장’에서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여러 차례 한류 열풍이 일었지만, 보아·동방신기·빅뱅·소녀시대·카라 같은 아이돌 스타가 일본에서 활약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대중문화만이 아닌 패션·음식·먹방 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음식, 패션, 뷰티를 제치고 가장 두드러지게 활약하는 분야는 바로 K-팝이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돌 문화’. 앞서 말했듯 보아를 비롯해 우리나라 2세대 아이돌이라 부르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같은 그룹이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며 너도나도 일본 진출을 꾀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로 월드 투어 공연을 다니며 K-팝의 인지도를 높이는 등 아이돌의 활약을 위한 예열을 시작했고, 마침내 BTS가 그야말로 ‘대박’이 나며 방점을 찍기에 이르렀다. 2020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BTS의 성공 요인을 일곱 가지로 분석했다. ‘총알을 막는 소년들’이라는 다소 진취적 뜻을 지닌 그룹명, 소속사의 적극적 개입, 그룹 멤버의 작곡·작사 실력, 활발한 SNS 활동, 유튜브 등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다양한 콘텐츠 제작 등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각종 SNS를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약이다. 실제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빠르고 고르게 구축된 우리나라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을 이용해 아이돌은 날개 돋친 듯 세계 무대로 뻗어나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장을 직접 찾을 수 없는 요즘, 기획자들은 발 빠르게 돌파구를 찾아냈다. 바로 비대면 공연 형식이다. 시작은 SM엔터테인먼트의 보이 그룹 슈퍼엠과 NCT. SM은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 콘서트 브랜드이자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를 만들었고, 첨단 AR 기술과 실시간 3D 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생동감 있는 무대연출, 화려한 카메라 워킹까지 완벽하게 구사했다. 이는 MZ세대를 겨냥한 듯 보인다. 특히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굳이 가르지 않고 하나의 혼합된 세계, 즉 멀티버스를 살아가는 이에게 온택트 공연과 전 세계 피어 팬덤 멤버의 교감 기회 등이 작용하며 가상 세계의 콘서트, 팬 미팅 등이 성행했다.
아이돌의 세계적 성공 이면에는 시장과 플랫폼의 확장뿐 아니라 ‘스토리텔링’도 힘을 보탰다. 실제로 우리나라 아이돌은 ‘서사’, 일명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고하다. 지난해 SM에서 새롭게 선보인 아이돌 걸 그룹 ‘에스파’는 4인조지만, 가상 세계에 아바타가 존재해 실제로는 8인조 그룹이라 강조했고, ‘엑소’의 경우 앨범과 뮤직비디오에 외계 행성에서 온 존재라는 점을 드러내며 하나의 긴 서사를 만들었다. 반면 BTS는 노래 가사나 멜로디를 통해 신세대 즉 MZ세대의 정서와 시대성을 대변하고,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어느 정도 드러내며 ‘현실성’을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기조로 선보인다.
전 세계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에 열광하는 건 대중음악만이 아니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좀비물과 괴수물 <킹덤>이나 <스위트 홈> 같은 작품도 해외 매체 선정 한국 드라마 순위 ‘Top 10’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킹덤> 시청자들은 아마존에서 우리네 ‘갓’을 구매하고, K-장녀가 대체 무엇인지 SNS상에서 논의할 정도로 파급력이 엄청났다. <스위트 홈>도 좀비물에 열광하는 미국에서 군더더기 없고 간결하게 이어지는 스토리와 CG 등으로 크게 호평받았다.







위쪽부터 2월 25일에 열린 넷플릭스 콘텐츠 로드쇼에 참석한 김은희 작가와 스튜디오 329 윤신애 대표.
블랙핑크의 탄생기와 성장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국 대중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계속 뻗어갈 수 있을까?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모든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비대면 산업은 달랐다. 오히려 크게 성장한 모양새다. 팬데믹과 록다운이 겹치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것을 찾기 시작한 것.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함께 발표한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는 이번 한류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서로 다른 콘텐츠가 맞물려 하나의 시너지를 내는 점을 꼽았다. 한 예로, 영화 <기생충>을 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짜파구리’에 관심을 갖고 레시피를 찾으러 유튜브에 들어왔다가 한국의 먹방 콘텐츠를 감상한다. 또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시청한 사람들이 배우 손예진의 스타일링에 감탄하고 자연스럽게 한국의 패션과 뷰티, 스타일링에 관심을 보인다. 가랑비에 옷 젖듯 한국 대중문화에 흠뻑 빠지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전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된 지금,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유지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한류 20년, 성과와 미래 전략’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류의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도하는 문화 콘텐츠 기업은 아직 글로벌 콘텐츠 기업보다 규모가 작고 안정성이 낮습니다. 기업 문화 측면에서 볼 때 근로 환경의 열악함, 종사자의 인권침해, 대중문화 예술인의 정신 건강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죠. 이런 문화 산업 노동자의 환경문제와 종사자의 안전망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하죠. 자유분방함 속에서 성장하는 문화 산업이니만큼 정부의 시장 개입이나 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은 최소화해야 하지만,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채지영 연구원은 한류가 언제 끝날지 불안해하기보다는 이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고민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지금은 한국 문화 예술 콘텐츠가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다. 놀랍게도 현재 문화 콘텐츠 수출액이 가전제품을 위협할 만큼 문화 콘텐츠가 급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한순간의 돌풍이 아닌 지속적으로 부는 기분 좋은 산들바람으로 바꾸려면 무엇보다 현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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