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고 있는 최희서의 매력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FEATURE
  • 2021-07-15

부풀고 있는 최희서의 매력

그녀의 표정엔 미묘한 사랑스러움이 흐른다.

베이지 니트 Weekend MaxMara.

배우의 표정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다. 캐릭터의 심리나 극 분위기, 앞으로 닥쳐올 사건의 암시까지. 때로 수십 개의 신(scene)이나 대사보다 많은 것을 전달한다. 그래서 배우의 표정은 살아 있고 다층적이어야 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메릴 스트리프가 보인 소름 끼치는 표정 변화나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을 때 힐러리 스왱크가 지은 텅 빈 ‘無’의 얼굴 그리고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춤추는 제니퍼 로렌스의 광기 어린 표정은 이미지보다 명징하고 언어보다 넓은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에도 그런 표정을 지닌 배우가 있다. 영화 <박열>에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미소를 지어 보인 배우 최희서다. 그녀는 당당하면서도 사랑스럽고, 투쟁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미소를 지을 줄 안다. 그녀는 기묘하고 매혹적인 표정으로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 표정의 스펙트럼은 넓다. TV 드라마 <비밀의 숲 2>에선 초췌하면서도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극 중반까지 혼란에 빠뜨렸다. 자칫 밍밍하게 전개될 수 있는 서스펜스라는 장르를 팽팽히 잡아당기는 맥거핀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최희서의 필모그래피는 여타 여배우의 그것과 다르다. 주연을 맡기 위해, CF 모델이 되기 위해 혹은 더 큰 스케일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선택하는 소위 계산이 보이지 않는다. 작품의 규모나 스태프의 커리어, 대중의 관심보다는 자기만의 기준을 고집스레 지키며 누구보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커리어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선 <박열>을 찍은 이후 제작비 5000만 원짜리 작은 영화에 출연한 것을, 대형 드라마에 출연을 확정하고도 일본에서 제작하는 마이너한 코드의 영화를 선택한 것을 의아해한다. 그녀의 대답은 심플하다. “스타가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으니까.” 지난해 팬데믹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최희서의 올해는 분주하다. 곧 일본에서 개봉하는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과 하반기에 선보이는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 직접 시나리오와 연출, 출연까지 한 프로젝트가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배우 커리어 중 가장 뜨겁고 분주한 여름을 보내는 배우 최희서를 만났다.





블랙 원피스 Leha, 세르펜티 로즈 골드 링과 브레이슬릿 모두 Bvlgari.

올여름엔 무더위가 빨리 찾아왔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배우 커리어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시나리오부터 연출, 출연까지 직접 한 작품 촬영이 지난주에 끝났고, 지금은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촬영 중이다. 드라마가 늦가을 방영 예정이다 보니 의상이 전부 가을, 겨울 옷이다.(웃음) 어제도 가죽 재킷을 입고 촬영했다.
원래 여름을 좋아하나? 좋아하는 계절은 아니다. 체력적으로 힘드니까. 그런데 해변에 놀러 가거나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좋아한다. 배우가 아니면 아마 태닝도 했을 거다.
태닝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 남미 사람처럼 이국적 이미지가 있다. 맞다. 난 태국에 가면 태국 사람인 줄 알고, 홍콩에 가면 자국민으로 본다.(웃음)
이미지가 다양하다는 평 아닌가? 나 역시 외국에 가면 중국 사람으로 오해한다. 뭐랄까, 지금 최희서는 배우로서 가장 찬란한 시기에 진입한 듯하다. 정말인가? 그렇다면 좋겠다. 작년엔 거의 백수로 지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렇게 바쁜 게 좋다.
지난해는 거의 모든 배우가 반백수의 시기를 보내지 않았을까? 제작도 워낙 없었고. 내 경우엔 좀 심했다. 코로나19를 핑계 삼기엔 작품이 너무 없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우울한 무드였다고 할까.
시나리오를 너무 고르는 것 아닌가? 아니, 정말 별로 들어온 게 없다.(웃음)
결혼이 빨랐다고 생각하나? 그런 평가가 있다. <박열>로 인지도가 좀 높아졌을 때 결혼했다. 그래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어리진 않았다. 서른네 살에 결혼했으니, 평균치를 밑돈다.(웃음)
결혼을 만류하는 사람은 없었나? 다시 생각해보라는 사람이 많았다. 전 회사에서도 시기를 조금 늦추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친한 PD나 감독들도 비슷했다. 그런데 내가 반항심 같은 게 있다.(웃음) 하지 말라니 더 하고 싶더라. 남편과 교제를 오래 했다. 6년을 만나고 있었는데, ‘이 사람과 언젠가는 결혼할 건데 지금 하면 어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할 생각이라 상관없었다.
그때 최희서가 인터넷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장황한 글이었다.(웃음) 내가 왜 결혼하면 안 되는가, 왜 여배우는 결혼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논문 한 편 썼다.
이슈가 됐다. 아까 말한 반항심이라는 게 뭔 줄 알겠더라. 주위 반응은 어땠나? 통쾌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여자 동료들이 많이 응원해줬다.
어렵게 한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나? SNS 피드를 보면 행복해 보인다. 안정감도 있어 보이고. 특히 남편이 촬영하는 ‘데일리 희서’ 같은 건 꽤나 오글거린다. 맞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었다. 남편은 나와 정반대인 사람이다. 결혼할 때 축사를 써주신 분이 그런 말을 했다. “안 싸우는 게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뭐랄까, 우리 결혼에서 굉장히 중요한 말이다. 서로에게 맞출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 다름을 받아들이니 결혼 생활이 더 충만해지더라. 우리는 성향이나 취미, 일도 다르기에 서로 부딪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다르다는 걸 인정하니 굉장히 편해졌다.
<노블레스 맨>과 3년 2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그동안 최희서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 많이 단단해졌다. 아, 물론 그때도 데뷔 8년 차에 인터뷰한 거지만 <박열> 개봉 직후라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기분이 좋기도 한데, 이 좋은 기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상도 많이 받았고, 나중엔 계속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지난해 워낙 우울한 시기를 보내서인지 한층 성숙해졌다. 일도 별로 없고, 주위에서 나이 이야기를 많이 하니 영향을 받게 되더라.(웃음) 그래서 글을 많이 썼다.
글을 잘 쓰더라. 읽기 편하고 주제도 확실하고. 잘 쓴 것만 올려서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웃음) 끄적거리는 걸 좋아한다. 시나리오 쓰는 것도. 작년엔 여러 작업을 했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거나 남편과 가끔 사진 작업을 했다. 남편의 취미가 사진이다. 그런 것이 없었다면 더 우울하게 지냈을 거다. 이제 배우 인생에서 <박열> 같은 작품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은 생각도 했고.
너무 섣부른 생각 같은데? 맞다. 내가 조금 극단적이다. 주위에서도 너무 쉽게 우울해하고 걱정한다고 한다. 가끔 ‘평생 이러다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큰소리치며 결혼했는데, 일이 없으니 ‘정말 결혼해서 일이 없는 건가?’ 싶고. 그런데 올해 여러 작품을 하면서 배우의 바이오리듬이 돌아오더라. 기분도 좋아졌다. 아무래도 일하지 않으면 우울한 스타일인가 보다.(웃음)
최희서의 필모그래피는 여타 여배우와 결이 다르다. 작품이나 배역 선택에서 대중적 공식이나 계산이 보이지 않는다. <박열>과 <아워바디>라는 작품을 같은 해에 촬영했다. 그때 사람들이 “이준익 감독이 만든 영화의 주연을 맡았는데 왜 차기작으로 5000만 원 규모의 독립 영화를 선택했느냐”고 의아해했다. 그런데 <아워바디>는 시나리오가 워낙 좋고 캐릭터가 생생했다. 그 두 가지가 가장 중요했다. 30대 초반 고시를 포기하고 길을 잃은 여자가 달리기를 시작하는 내용인데, 이런 이야기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팍팍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30대 초반의 여성을 조망하는 영화를 찍고 싶기도 했고. 사실 드라마가 몇 편 들어온 상황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밀어붙였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시나리오가 좋은 작품 그리고 반복적이지 않은 캐릭터. 그러니까 일단 작품이 좋아야 하고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캐릭터여야 한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킹콩을 들다>로 데뷔했다는 걸 알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인데, ‘서여순’ 역으로 출연했더라. 그때 아직 학생이었다. 내가 약간 학구적 타입이라(웃음) 연극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국 드라마 스쿨 유학을 준비 중이었다. 실제로 네 번쯤 오디션을 봤다. 4차에서 떨어지고 낙담해서 서울로 왔는데, 지인이 다음 날 오디션이 있다면서 추천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참가했는데, 덜컥 합격했다. 그런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때라 고생을 많이 했다. 현장이 신선해서 재미는 있는데, 풀샷을 찍고 또 단독을 따로 따고 하는 시스템조차 몰라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촬영했다. 보성에 있는 호스텔에서 출연진과 3개월 동안 합숙했다. 당시 스마트폰도 없을 때라 1층 카페테리아에 있는 컴퓨터 한 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싸이월드에 들어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그랬다.(웃음)
그 뒤로 공백기가 있었다. 2009년 <킹콩을 들다>가 개봉한 뒤 2014년까지 계속 독립 영화와 단편영화, 드라마 단역 일을 했다. 약간 진이 빠지는 시기였다.
그리고 <박열>을 만났다.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이 ‘어디서 저런 배우가 튀어나왔지?’ 하는 생각을 했다. 진이 빠지도록 준비한 시기가 그 연기를 가능케 한 건 아닐까? 4년이 지났다. 지금 최희서에게 <박열>이라는 작품과 후미코라는 캐릭터는 어떤 의미인가? 내겐 보물이다. 역을 맡고 행복한 기분으로 준비하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대단한 여성을 연기할 수 있다는 기회에 감사했다. 실존 인물이다 보니 자료가 남아 있어 탐정처럼 파헤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여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남아 있는 자료로 퍼즐을 맞추듯 조각을 완성해갔다. 미친 사람처럼 준비한 것 같다.
후미코는 한국 영화에서도 중요한 캐릭터다. 그런 표정이나 연기는 어디서 착안했나? 인물 자체가 독특하고 진취적 여성이라는 것은 남긴 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낯을 가리거나 소극적 성격이 아니다 보니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떤 익살스러움,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느낌을 어떻게 가져갈까 고민할 때 이준익 감독이 참고하라며 몇 편의 영화 레퍼런스를 줬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에서 젤소미나 역이라든지 <길버트 그레이프>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같은.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이들이 지닌 어떤 천진난만함이 보이더라. 그리고 슬퍼도 웃을 수 있는 범인이 상상할 수 없는 어떤 경지가 있었는데, 그 영화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네이비 재킷과 팬츠 모두 Recto, 블랙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아쉬웠다. 연출 의도는 알겠지만, 최희서라는 배우를 너무 장치로만 썼다. 초반에만 나오는 분량도 그렇고. 그런 진한 영화에도 충분히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서 그런지 아쉽더라. 나도 그 부분이 아쉽다. 초반에 극을 촉발하는 중요한 캐릭터지만, 후반까지 함께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웃음) 워낙 좋은 감독과 배우들이 출연해서 꼭 하고 싶은 영화였다. 이정재 선배가 했던 레이처럼 센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다.
한국에서 여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하는 데 답답함은 없나?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캐릭터가 한정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계가 느껴진다. <킹콩을 들다>를 찍을 때 이범수 선배가 “넌 공부도 열심히 했으니 그냥 학교 다녀. 여배우 힘들다”라고 말하더라.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시나리오가 없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땐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벌써 12년 전 일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순 없어 얼마 전부터 직접 뭔가를 쓰고 있다.(웃음)
<비밀의 숲 2>에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비슷하지만 작품에서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슬퍼 보이면서도 의뭉스러운 캐릭터를 절묘하게 잘 살렸다. 특별 출연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웬만한 조연보다 비중이 높았다. 얼마 전 다른 배우와 특별 출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떤 순간에는 조연보다 빛을 발할 수 있는 역이라고 할까. <비밀의 숲 2>에선 애초 4회 에피소드에만 나오기로 했다가 2회가 늘었다. 조승우나 배두나 선배의 팬이기도 하고 작품이 마음에 들어 참여했는데 거의 원샷 촬영이 많아 현장에 주로 혼자 있었다.(웃음)
일본 영화에도 참여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이 연출한 <당신을 믿지 않겠지만>. 감독의 전작을 보면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코드가 있다. 최희서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작업은 어땠나? 독특한 영화다. 온전치 못한 한국과 일본 가족이 강릉에서 만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루는 내용이다. 일종의 로드 무비와 가족 무비가 섞였다. 거의 한국에서만 촬영했는데도 일본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난다. 일본 영화 현장은 처음 경험했는데,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다. 일단 모니터가 없다. 그냥 연기하고 있으면 유야 감독이 나를 멀뚱히 쳐다본다.(웃음) 처음엔 소극장에서 연기하는 느낌이라 어색했다. 다행히 연극 경험이 있으니 망정이지 고생깨나 했을 거다. 모니터링을 못하니 내가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더라.
이케마쓰 소스케나 오다기리 죠와의 호흡은 어땠나? 많이 배웠다. 그들은 선수 교체를 기다리는 운동선수처럼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현장을 지키더라. 보통 자신의 분량이 없으면 차에서 쉬거나 하는데, 무조건 카메라 뒤에서 대기한다. 그렇게 자신이 나오지 않는 신의 감정선과 분위기를 파악하더라. 산소에서 부모님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상황이 한국 배우들은 무덤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일본 배우들은 서 있는 거였다. 풀샷이 끝나고 제사 앞 신만 남았음에도 현장을 뜨지 않았다. 화장실도 가지 않고 세 시간을 뒤에 서 있더라. 그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배려 그리고 본인이 아직 연기를, 이 신을 끝내지 않았다는 책임감 같은 걸 많이 배웠다.
최근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 필름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것으로 안다. 반응은 어땠나?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겠지? 팬데믹으로 직접 영화제에 가진 못하고 온라인으로 스크린 인사만 했다. 완성본을 봤는데 영화가 독특하면서 따듯했다. 현장 반응도 좋았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반기에 개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프로젝트 ‘언프레임드(Unframed)’에 참여한다. 배우가 직접 집필한 시나리오로 연출까지 맡은 작업이다. 재미있을 것 같지만, 부담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촬영을 마친 지 이틀 됐다. 처음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시작하니 진짜 힘들고 바쁘고 부담 됐다.(웃음) 드라마와 병행하다 보니 스태프 구성하고 촬영하는 게 쉽지 않더라. 내 시나리오가 21페이지인데, 4회 차 만에 전부 촬영했다. 아직 편집 회의를 하지 않았지만 30분 정도 분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훈, 손석구, 박정민과 함께 한다. 유일한 홍일점이다 보니 최희서 작품엔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가장 신경 쓰이는 배우가 있다면? 아무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각자 너무 바쁘니까.(웃음) 이제훈 오빠는 드라마가 끝난 직후라 시나리오를 급하게 썼다고 들었다. 박정민은 가장 먼저 촬영을 마쳤고, 난 손석구 오빠와 시나리오 모임을 같이 하고 있어서 그나마 내용을 공유했다.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은 내 영화밖에 없다. 싱글맘 이야기인데, 박소이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직접 출연까지 했다는 거다. 연기하다 “컷!” 하며 달려가고, 진짜 못할 짓이더라.(웃음) 만약 또 연출할 기회가 생기면 연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벌써부터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화제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데,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약간 의외였다. 시놉시스만 보면 로맨틱 코미디다. 게다가 맡은 역이 분위기메이커다. 아직 최희서에게 보지 못한 톤이다. 그래서 선택했다. 해보지 못한 역이라 욕심이 났다. 일단 멜로를 해본 적이 없다.(웃음) <박열>도 표면은 멜로지만 약간 투쟁 멜로 느낌이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달달하면서 유쾌한 느낌이 좋았다. 로맨스 성장 드라마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맡은 역은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는 캐릭터다.
이런 작품에선 톡톡 튀는 조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맞다. 그런데 내가 어디 가서 분위기를 떨어뜨리는 사람은 아니다. 다행히 스태프나 출연 배우들과 너무 친해서 분위기가 좋다. 현장에서 내가 막내 그룹이라 활기차게 하려고 한다. 좋은 에너지를 받아 ‘최희서가 저런 연기도 하는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나 <비밀의 숲 2>가 우울한 분위기라 이번 작품이 더 기대된다. 정말 말도 안 되게 혼자만의 세상에 사는 발랄하고 사랑밖에 모르는 캐릭터다.
100% 사전 제작이라 여름이 끝날 때까지 촬영장에 매일 것 같은데, 만약 틈이 나면 여름이 가기 전 무엇을 해보고 싶나? 일단 바다로 갈 거다. 그리고 수영을 해야지. 그런데 시간이 안 될 것 같다.(웃음)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우상희
스타일링 홍은영
헤어 이순철(순수)
메이크업 하나
어시스턴트 유서현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